조경태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이 극우"김문수 "정청래 류가 극좌 테러리스트"안철수 "윤 전 대통령, 품위 지켜야"장동혁 "특검 브리핑, 전례없는 인권침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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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철수(왼쪽부터), 조경태, 장동혁, 김문수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채널A스튜디오에서 '국민의힘 8·22 전당대회' 첫 방송토론회를 시작하기 전에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뉴시스(사진=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 첫 TV토론회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과 탄핵 사태를 두고 후보들 간의 설전이 이어졌다.
조경태 후보가 윤석열 전 대통령을 "만고의 역적"이라고 하자 김문수 후보는 "북한에 돈을 퍼줘서 핵무기를 개발하게 한 민주당이 만고의 역적"이라고 맞받았다.
10일 서울 종로구 채널A 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 방송 토론회에서 김 후보와 조 후보는 윤 전 대통령의 계엄과 탄핵을 두고 입장차를 보이며 공방을 벌였다.
조 후보는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은 반대했고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은 찬성했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국민에게 총부리를 겨누는 것이 만고의 역적이고 옛날 같으면 3족을 멸한다"고 말했다.
이에 김 후보는 "계엄을 잘했다고 하는 게 아니다"라면서도 "더불어민주당에서 31번 장관을 탄핵하는 등 무지막지한 입법권 남용의 폭거를 저질렀다"는 점을 짚었다.
또 "이재명 대통령은 만고의 역적 아닌가"라며 "민주당은 김대중 대통령 때문에 북한에 비밀 송금하고 돈을 갖다줘서 북한의 핵무기를 개발하게 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런 부분에 대해선 왜 말씀을 안 하나. 이런 정당부터 해산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와 관련해 조 후보는 노태우 전 대통령 역시 '여소야대'의 불리한 정치 지형이었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야당이 힘들게 한다고 해도 정치력으로 풀어야 한다. 그걸 비상계엄을 통해 우리 국민들을 불안하게 하고 국격을 실추시킨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에서 키워드로 부상한 '극우'의 개념을 두고도 조경태·안철수 후보와 김문수·장동혁 후보가 평행선을 달렸다.
장 후보는 안 후보에게 "극우의 행동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말해달라"면서 "적법절차를 안 지킨다고 말하기 위해 헌법재판소 앞으로 가서 주장한 게 잘못인가"라고 따져물었다. 이에 안 후보는 "전한길 씨와 동조하는 모습들에서 그런 경고를 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 후보도 "극우는 거짓선동 폭력"이라며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이 거짓선동이고, 비상계엄 등 폭력적으로 대응하는 게 극우"라고 주장했다.
이에 김 후보는 "우리 국민의힘에는 극우가 없다"며 "민주당의 정청래 같은 사람이 극좌 테러리스트다. 신나 던지고 대사관 가서 불지르고, 이런 것이야말로 극좌 테러리스트지 우리 국민의힘에 누가 극우냐"고 반문했다.
조 후보가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이 극우"라고 거듭 주장하자 김 후보는 "부정선거 음모론자가 불을 질렀나"라고 맞받았다.
김 후보는 이어 "자꾸 극우라고 얘기하는데, 그건 극좌가 국민의힘이나 극좌를 반대하는 사람들에게 덮어씌우는 프레임"이라며 "'윤 어게인'이라는 사람이 누구를 두들겨 패고 폭력을 행사하나. 민노총처럼 경찰 두들겨 패서 뼈 뿌러지게 하는 게 극좌이고 민노총 위원장을 고용노동부 장관 시키는 게 극좌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특검의 윤석열 전 대통령 체포 시도를 두고도 후보들은 엇갈린 견해를 거듭 이어갔다. 특검의 윤 전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 과정에 대해 김·장 후보는 "심각한 인권침해"라고 한 반면 안·조 후보는 윤 전 대통령을 향해 "품위를 지켜야 한다"고 했다.
김 후보는 "교도소에 있는 사람이 옷을 벗었다는 둥 드러누웠다는 둥 이런 이야기 자체가 인권 침해"라며 "강제로 체포하려다가 (윤 전 대통령이) 다쳐서 입원했다. 심각한 인권침해고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 후보 역시 "법원에서 발부받은 체포, 구인 장이라고 하더라도 인권은 반드시 보장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런 모든 상황을 브리핑 하는 것은 전례도 없었고 그 자체로 인권 침해"라고 지적했다.
반면 안 후보는 "전직 대통령으로서 품위를 지키고 협조하는 것이 더 적합하다. 그것이 보수의 핵심가치인 법치주의를 지키는 것"이라며 "이번 사건은 유감스럽다"고 했다. 조 후보도 "건달보다 못한 대통령의 모습을 보면서 국민들께서 참으로 허탈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렇게 비루한 모습을 보이는 것 자체가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창피스럽다"고 했다.
장 후보의 경우 이번 특검 자체가 민주당이 내년 지방선거를 '특검 정국'으로 몰아가기 위한 '정치 특검'이라는 취지로도 발언을 이어갔다.
장 후보는 안 후보와의 토론 과정에서 "특검은 원칙적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정치 특검에 대해 무리하게 수사하고, 특검을 이렇게 3개나 통과시켜 밀어붙이는 것은 (여당이) 특검 정국으로 계속 공격하고 (내년) 지선 되면 수사 결과 발표하면서 언론 공개하면서 (특검 정국을 만들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안 후보를 향해 "'국민을 본다, 본다' 하면서 결국 당원들은 쳐다보지 않는다"며 "정치적인 수사하고 국민의힘을 망가뜨리고 특검 정국으로 끌고 가려고 했던 것 때문에 저는 반대했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재판 중단 사태와 관련해서도 김·장 후보는 "재판은 계속돼야 한다. 당대표가 되면 이 대통령 재판을 재개하는 국민 서명 등 여러 노력을 해야 한다"고 했다. 안 후보도 "제가 보수 정권 만드는 데 일조하고 저는 이재명을 이겨봤다"며 "그래서 그 힘으로 국민들과 싸울 것"이라고 동조했다.
반면 조 후보는 "국민들이 안심할 수 있는 정치를 해야 한다"며 "임기가 끝나면 재개를 요구할 수 있겠다"고 대통령 임기 중 재판 재개를 반대했다.
한편 당대표 선거 과정에서 안·조 후보와 김·장 후보의 대립 구도가 이어지자 조 후보는 안 후보를 향해 '후보 단일화'를 제안하기도 했다.
토론회 중 조 후보는 안 후보에게 "혁신 후보 단일화 입장에 대해 변화가 있나"라고 물었다. 하지만 안 후보는 "4강전에서 2대2로 서로 토론하고 있지 않나. 당원들이 4명을 뽑았는데 그 의사를 무시하는 것도 문제 있고 둘이 하나로 뭉치면 개혁의 목소리가 줄어들어 당 개혁에 바람직하지 않다"고 에둘러 거부 의사를 밝혔다. 이에 조 후보는 "그렇다면 존중하겠다. 안 후보님 함께 나아가자"고 했다.

손혜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