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숙, 25시간 넘게 국회서 필리버스터 경청필리버스터 요청한 野, 의원 소수만 자리 지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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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일 국회 본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노종면 의원이 방송법 일부개정법률안 관련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이어가는 가운데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이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시작한 필리버스터(무제한토론)가 밤새 이어지던 시각,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이 자리를 지킨 모습이 화제가 되고 있다. 야당에서는 국민의힘의 부족한 투쟁력이 다시 회자되는 모습이다.
6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위원장은 5일 여야의 대치 속에 진행된 방송법 필리버스터 과정에서 밤을 새워 이를 지켜봤다. 방송법은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방송 3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 중 하나다.
필리버스터는 4일 오후 4시경 시작됐으며, 첫 번째 주자는 신동욱 국민의힘 의원이었다. 신 의원은 약 7시간 30분 동안 발언을 이어가 4일 오후 11시 32분에 마쳤다.
이후 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4일 오후 11시 33분부터 약 3시간 동안 발언을 이어받았다. 그 뒤를 이어 이상휘 국민의힘 의원이 4시간 30분 동안 반대 토론을 진행했으며, 노종면 민주당 의원은 5일 오전 7시부터 무려 9시간 5분 동안 필리버스터를 이어갔다.
이 위원장은 필리버스터가 종료되고 방송법이 통과되는 순간까지 자리를 지켰다. 결과적으로 약 25시간 동안 국회 본회의장에 머문 셈이다.
방통위 사무처장이 교대를 제안했지만, 이 위원장은 이를 거절하며 자리를 지켰다. 그는 "의원들의 의견을 자세히 듣는 것이 소관 기관장의 임무"라며 "밤새 다수결과 법치를 생각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이 위원장의 태도를 본받아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야당이 자발적으로 시작한 필리버스터였지만 국민의힘 의원 중 자리를 지킨 이들은 10명 남짓에 불과했다.
한 야당 관계자는 이날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이진숙 위원장의 모습을 보고 우리 당의 현재 모습을 되돌아봐야 할 시점"이라며 "지금 우리 당이 너무 안이한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오승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