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이 나라 망치고 있다그것도 주류언론이박근혜-윤석열 탄핵정변에 부역
-
-
- ▲ 원로 언론인들이 회원인《대한언론인회》가 발행하는 인터넷신문《대한언론Knews》에 실린 김성우 전 한국일보 주필의 글을 전재한 뉴데일리 2월26일자 화면 갈무리 ⓒ 뉴데일리
■ 언론의 발광
최근 원로 언론인들이 회원인《대한언론인회》가 발행하는 인터넷신문《대한언론Knews》에 국민의힘의《배신 DNA와 기회주의 체질》을 통렬히 비판해 눈길을 끈 김성우 전 한국일보 주필(91)은 올해 2월《나라를 망치는 것은 언론이다》라는 도발적인 제목의 장문(長文)의 글을 공개했다.
한국 언론계 원로 중의 원로인 그는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국회의 탄핵소추안 통과 후 헌법재판소 결정이 임박한 시점에 쓴 이 글에서 “요즘 신문들은 삐라였고 방송들은 나팔이었다”며 한국 언론의 행태를 강도 높게 질타해 폭넓은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김성우 전 주필은 당시 다음과 같이 지적했다.
“야당이 연속적인 특검과 탄핵의 남발로 국정을 마비시키고 있을 때, 그것을 방치하면 정부가 금방 무너질 것이 뻔한데도 언론들은 이에 대해서는 아예 모르는 척 외면했다.
그러면서 야당의 대통령 탄핵 흥행에만 동조하여 탄핵 사유가 될 것도 없는 명품백이나 한 상병의 죽음에만 매달려 연일 떠들어댔다.”
12.3 계엄 후의 언론 행태에 대해서는 이렇게 질타했다.
“기어이 비상계엄이 터지자 언론들은 이번에는 야당의 주장에 덩달아 무조건《내란》으로 단정하고 광분하기 시작했다.
계엄을 유발한 원인인 야당의 탄핵 남용에는 일언반구도 추궁을 않고, 계엄이 내란인지 아닌지조차 따져 볼 생각은 아예 없이, 그저 계엄만 가지고 흥분했다.”
“그러다가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 소추안이 가결되었을 때, 그리고 마침내 대통령이 체포되었을 때, 언론들은 마치 대승첩이라도 한 듯이 일제히 만세를 불렀다.
담합이라도 한 것처럼 목청껏 높이높이 환호성을 질러대며 열광했다.”
그는 이런 행태를 “언론의 발광”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김성우 전 주필은 특히 기존 주류 신문-방송(레거시 미디어)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국민들은 저마다 TV를 화가 나서 못 보겠고, 신문을 분해서 못 보겠다고 한다.
볼만한 신문이 없고, 볼만한 TV가 없다고 한다.
신문도 TV도 없는 편이 국민 건강에도 국가 건강에도 이롭겠다고 한다.
지금 나라를 망치고 있는 것은 언론이다.”
-
- ▲ 원로 언론인들이 회원인《대한언론인회》가 발행하는 인터넷신문《대한언론Knews》에 실린 김성우 전 한국일보 주필의 글을 전재한 뉴데일리 8월7일자 화면 갈무리 ⓒ 뉴데일리
■ 사상 최악의 언론범죄
어디《윤석열 탄핵정변》때만 그랬나.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사기성 탄핵 정변》이 본격화한 2016년부터 지금까지 약 10년간 한국 언론의 행태는 제대로 정신 박힌 우리 사회의 많은 이들을 실망시키고 분노하게 만들었다.
이 기간 동안 한국 언론의 두드러진 특징은《좌경화와 저질화》라는 양대 키워드로 압축할 수 있다.
이념적 정파성에 따라 모든 사안을 판단하고 왜곡도 서슴지 않는 좌익 언론이야 당연히 그 정도가 더 심했다.
하지만, 그동안 정론(正論)을 자부하면서 보수 매체, 혹은 우파 매체로 인식돼온 몇몇 주요 언론매체의 행태도 오십보 백보였다.
2016년을 전후해《박근혜 죽이기》과정에서 쏟아져 나온 그 수많은 광기와 선동의 언론기사들이 대부분 악의적 거짓뉴스-가짜뉴스였다는 것을 이제 알 만한 사람은 안다.
하지만 대한민국 언론 사상 최악의《언론 범죄》라고 할 수 있는 그 무도한 짓에 적극 가담해 박근혜 정권을 끌어내리고 무능하고 반역적인 문재인 정권을 탄생시키는데 결과적으로《부역》한 언론계 종사자들 중에서 자신들이 저지른 명백한 잘못을 고백하고 사과하거나 책임을 진 사람을 찾아보긴 어렵다.
나는 지금 묻는다.
① 미혼의 여성 대통령에게 음습하고 칙칙하고 불결한 성적 이미지를 뒤집어씌워 왜곡된 국민적 분노를 부추기거나, 이상한 약물에 취해 기본적 판단능력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식으로 몰고 간, 그 수많은 기사와 논평 중에 사실로 밝혀진 것이 단 하나라도 있었던가.
② 충청북도 도청 소재지인 청주시의 전체 인구가 85만 명, 대한민국 육해공 현역 군인을 모두 합쳐도 55만 명인 현실에서 극좌세력인 소위《민중총궐기 투쟁본부》가 주도한 박근혜 퇴진 촉구 서울 도심 촛불시위에 잇달아 100만명이 넘게 참석했다는 좌익세력의 말도 안 되는 일방적 주장 을 좌익 매체는 물론이고, 소위 비(非)좌파 유력 신문들의 1면 톱기사와 메인사설 제목에 버젓이 붙인 제작 태도가 저널리즘의 최소한의 원칙에 비춰봤을 때 과연 제 정신이었던가.
-
- ▲ 박근혜 탄핵정변에 등장한 야간 횃불시위. 주류언론들은 좌파의 이런 겁박애 주늑이 들었는지 백만시위군중이 광화문 일원을 뒤덮었다고 대문장처럼 대서특필했다. 지금 뒤돌아 보며 일말의 양심이라도 찔리는 언론인이 단 한 명이라도 있을까 의문이다. ⓒ 연합뉴스
■ 일방적 좌편향 여론몰이
그렇게 강성 좌익세력이 주도한 집회를 극한의 과장을 더해서 치켜세우던 한국 언론이 탄핵에 반대하는 애국시민들의 대규모 집회는 어떻게 보도했던가.
서울 광화문에 좌익 주도 집회보다 훨씬 많은 시민들이 모여서 잇달아 사기성 탄핵의 부당성을 규탄하고, 문재인 정권 출범 후에는 한여름과 한겨울에도 소리높여 좌익정권의 폭정과 실정을 질타했지만, 이를 제대로 보도한 신문과 방송-뉴스통신사는 찾기도 어려웠다.
최소한의 균형감도 상실한 일방적인 좌편향 여론몰이 였다.
《윤석열 탄핵정변》때도 비슷한 양상이 재연됐다.
탄핵정변 초기 좌익이 주도한 집회는 온갖 시시콜콜한 내용까지 거의 리얼타임으로 보도됐다.
당연히 집회참석 인원도 부풀려졌다.
그러다가 이른바《반미 좌익세력 미국 CIA 신고 사태》로 좌익집회의 기세가 확 꺾이고, 반대로 기존의《대국본 주최 광화문 집회》에 이어, 전한길이라는《대중적 스타》의 깜짝 등장으로 전국적 열풍이 분《세이브코리아 집회》까지 가세하면서 아스팔트에서 우파가 좌파를 압도하자, 과연 어떻게 됐는가.
서울을 비롯해 부산 대구 광주 대전 춘천 등 전국 각지에서 엄청난 인파가 몰린 탄핵반대 집회를 생생하게 현장취재해 제대로 보도한 언론사는 자유우파 성향 주요 인터넷매체인《뉴데일리》등 극소수에 불과했다.
물론 갈수록 국민관심이 커지고 집회열기가 확산되면서 자사 유튜브 채널을 통한 중계를 하는 종편이나 심지어 공중파도 나왔지만, 솔직히 이는 유튜브 수익을 겨냥한 돈벌이용 중계라는 인상이 짙었다.
나머지 압도적 다수의 매체들은 이 엄청난 열기를 외면하거나 심지어 그 의미를 깎아내리기에 열을 올렸다.
라틴어에는《말은 날아가지만 글은 남는다(VERBA VOLANT, GESTAS SCRIBERE)》라는 인상적인 격언이 있다.
새로운 미디어인 유튜브 채널의 중요성이 커진 것은 부인할 수 없지만, 아무리 시대가 달라졌어도 활자로 남기는 기사는 방송이 하기 어려운 중요한 역할을 여전히 담당한다.
그런 면에서 생각한다면 지난 겨울 탄핵을 반대하는 거대한 국민적 집회의 물결을 제대로 취재해 정리해 역사의 기록으로 남긴 한국 언론사가 극소수에 그쳤다는 점은, 분명히 정상적 언론환경이라고 하기 어렵다.
-
- ▲ 보무당당 김정숙의 모습. 표정에 자기가 대통령이라는 거들먹거림이 줄줄 흐른다. 왼쪽은 사고뭉치 딸 문다혜의 모습. 주류언론은 왜 이들에게 그렇게 너그러웠을까? ⓒ 뉴데일리
■ 문재인엔 비굴, 현 정권엔《이(李)비어천가》
또 하나 중요한 문제를 짚어보자.
박근혜에 대해서는 입에 담기도 부끄러운 온갖 거짓말들로 매도해 인격말살의 짓을 서슴지 않던 언론이었지만, 문재인 정권이 들어서자 명백한 팩트인 문재인-김정숙 부부 의 심각한 문제점들도 지적하는 언론사를 찾기 어려웠다.
심지어 일부 방송에서 김정숙 의 이름을 거론한 우파 성향 패널들은 권력의 방송사 압박으로 무더기로 퇴출됐고, 신문 칼럼에서도 문재인-김정숙 이란 이름을 피해가기 급급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윤석열 정권에 대해서는 있는 것 없는 것 들먹이면서 소리 높여 비난하더니, 첫 고위직 인사부터《범죄자 천국-이적(利敵) 행위자 천국》인 이재명 정권의 위험하고 망국적인 폭주에 대해서는 모르는 척 시치미 떼고, 심지어《이(李)비어천가》수준의 궤변을 쏟아내는 것이 상당수 한국 언론이다.
현직 대통령 아들의 결혼식 축의금과 관련된 의혹 에 대해서는 제대로 보도하지도 못하면서 새로운 권력이 국회 다수의석을 무기로 밀어붙인 소위 3대 특검이 연일 쏟아내는《피의사실 공표죄》수준의 민망하고 선정적인 주장들을 따끔하게 비판하기는커녕 일방적으로 받아쓰면서 도배를 하고 있다.
이게 도대체 정상적인 자유민주국가 언론의 제대로 된 모습 이라고 할 수 있는가.
과거 일본에서 국사(國師), 즉《국가의 스승》으로까지 불렸던 국민작가 시바 료타로는 생전에 시사잡지《문예춘추(文藝春秋)》에 오랫동안 권두 에세이를 썼다.
이 에세이들을 묶어 4권의 문고판으로 출간한 것이《이 나라의 형상(この国のかたち)》이란 제목의 책이다.
시바 료타로는 이 책에서 1945년 태평양전쟁 패전을 초래한 중요한 계기로 러일전쟁 승리 이후 잘못 흘러간 일본 사회의 분위기를 꼽으면서 진실을 외면한 선동 언론의 책임도 적지 않았다고 지적한다.
시바 료타로는 질타했다,
“선동만 하고 진실을 알려고 하지 않은 신문에도 큰 책임이 있었다.
만약 당시의 신문이 사실을 잘 알면서도 선동만 일삼았다면 이후의 역사에 대해 커다란 범죄행위를 저지른 것이다.”
태평양전쟁 과정에서도 일본 언론은《천황 파시즘 체제》의 극우 군부(軍部)에 적극 부역해 전쟁 수행을 위한 노골적 선동에 열을 올려 자국민을 오도했다.
결국 일본 국내외에서 수많은 희생자를 낸 처참한 패전 후 당시의 잘못된 보도 행태에 책임이 있는 간부급 언론인들은 무더기로 언론계에서 퇴출됐다.
전후(戰後) 일본의 주류 언론계가 회사마다 논조와 성향은 달라도 기사의 정확성을 매우 중시하고 명백한 오보에 엄격한 책임을 묻는 풍토가 정착된 것은 이런 쓰라린 과거의 실패 경험에서 뼈아픈 교훈을 얻었기 때문이다.
-
- ▲ 정윤회 밀회설을 수면 위로 끌어올리는 기폭제가 된 조선일보의 최보식칼럼. 조선일보는 왜 유독 박근혜-윤석열 대통령에 대해서만 가혹할까. 노무현-뮨재인-이재명 대통령에 대해 왜 같은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지 않을까, 스스로 비(非)좌파를 자처하면서. 그걸 불편부당이라고 말하려 하는 건가. ⓒ 조선일보 지면 갈무리
■ 지금도 윤석열 죽이기에 광분
《박근혜 탄핵정변 과 문재인 정권 탄생》,《윤석열 탄핵정변 과 이재명 정권 탄생》이라는 최근 약 10년간의 격동을 보도한 한국 언론계를 되돌아보면, 한국인들이 흔히 일본 사회의 특징을 비판할 때 인용하는《빨간 신호등도 함께 건너면 무섭지 않다》는 냉소적 지적을 떠올리곤 한다.
누구나 한때 판단을 잘못 해서 실수를 저지를 수는 있다.
하지만 그것이 잘못이라는 점이 명확해지고 나서도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계속 뭉개기만 하면서 같은 잘못을 반복한다면, 다시는 정론을 말할 자격이 없다.
더구나《박근혜 죽이기》때 저질러졌던 언론의 잘못된 행태가 뼈를 깎는 반성과 함께 바로잡혀지기는커녕 지금 이 순간《윤석열 죽이기》에서도 비슷한 행태로 반복되고 있는 현실은 더 참담하다.
《현명한 사람은 역사에서 배우고 어리석은 사람은 경험에서 배운다》는 말이 있다.
요즘 상당수 한국 언론은《역사에서 배우는》현명한 사람이 아닌 것은 말할 것도 없고《경험에서 배우는》어리석은 사람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그러는 사이에 좌익 거대여당은 방송법 개악을 비롯해서 언론장악을 위한 제도적 장치 구축을 착착 진행하고 있다.
이 글의 도입부에서 소개한 김성우 전 주필의 언론 질타 전문(全文)을 찾아서 다시 읽어본다.
정말로 지금 한국의 언론인, 한국의 언론사들은 자기 내면의 양심이라는 거울에 비춰봐서 부끄럽지들 않은가.

권순활 객원 칼럼니스트 / 권순활TV 대표 / 전 동아일보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