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총리 형 김민웅 촛불행동 대표 美 강연"자화자찬 속상, 외환보유고 맞먹는 돈 넘겨야""李 정부 옹호해 줘야 되니 넘어간다"김 대표, 尹 취임 전부터 탄핵 집회 주도野 "좌파 내로남불 인식 그대로 보여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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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민석 국무총리(왼쪽부터) 그의 형인 김민웅 촛불행동 상임대표, 권오혁 촛부행동 공동대표가 2024년 7월 14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 집회에 참석한 모습. ⓒ촛불행동 홈페이지
김민석 국무총리의 형 김민웅 촛불행동 상임대표가 이재명 정부의 관세 협상을 아쉬워하면서도, 같은 진영이라는 비판을 자제하고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여기에 외국 군대가 자주 국가에 주둔하는 것을 두고 볼 수 없다며 반미 감정을 드러냈다.
6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 대표는 지난 2일 미국 뉴욕에서 '촛불혁명-국민 주권시대를 열다'라는 주제로 강의에 나섰다.
그는 이 자리에서 최근 타결된 한미 관세 협상을 비판했다. 김 대표는 "이번에 완전히 관세 협상 털렸잖아"라며 "선방? 정치적으로 이 정부를 옹호해 줘야 되니까 이 정도로 넘어가지만 미국은 무관세"라고 주장했다.
이어 "일본과 EU(유럽연합)는 상호 무관세다. 우리는 전면 무관세다. 이건 외교사에서 관세 자주권 박탈"이라며 "우리는 FTA체제에서 0%였다. 실제 15%로 올라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또 "거기다가 외환보유고에 거의 맞먹는 돈을 여기다 뿌려야 된다. 한국 투자는 공동화된다. 감당이 될까"라며 "선방했다고 자화자찬하는데 속상하다. 정직하게 국민에게 얘기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앞서 한미 당국은 지난달 31일 상호 관세율을 15%로 합의했다. 한국은 3500억 달러(약 486조 원) 규모의 미국 투자를 진행하고 1000억 달러(약 140조 원)의 미국 액화천연가스(LNG)가스를 수입하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정부는 농산물 수입을 막기 위해 2008년 광우병 사태 사진을 보여주며 미국 정부를 설득한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광우병 촛불시위를 하면서 100만 명 인파가 시위하는 사진을 가지고 다니면서 보여줬다"며 "출범한 지 50일 밖에 안 된 정부라는 점과 우리나라 농축산 산업의 특이성, 민감성을 설득했는데 그런 부분이 효과를 봤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김 대표는 이런 정부의 발언을 인용하며 과거 광우병 파동 선전선동이 한미 관세 협상에서 카드로 쓰였다는 점을 거론했다.
그는 "근데 이번에 이걸(관세 협상) 하면서 선방 증거로 사진을 보여줬다. 광우병 그것"이라며 "이걸 딱 보여줬더니 겁먹었나봐 딱 접더라고. 우리의 투쟁이 미래를 구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재명 정부와 친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재명 정부의 모토인 '국민주권정부'가 자신들의 구호였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이재명 정부가 자신의 정부를 국민주권정부라고 부른다고 했을 때 정말 놀랐다"면서 "왜냐하면 3년 내내 우리가 주권혁명(윤석열 탄핵 운동)을 하면서 외친 게 국민 주권 시대다. 근데 그걸 이재명 정부가 자신의 정부 이름으로 받아들인 것"이라고 언급했다.
미국에 대해선 적대적인 감정을 드러냈다. 김 대표는 주한미군에 대해 "방위비 돈 내라. '요새 한국 사람들은 게 한국에 있는 니네가 돈 내, 주둔비. 아니면 방 빼고 나가시든지. 돈 안 내? 그럼 나가라고 괜찮아' 이렇게 되고 있다. 되게 달라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미군기지가 있는 나라다. 나는 잠을 잘 수가 없다. 도대체 자주 국가에서 외국 군대가 어떻게 있어? 있을 수가 없거든. 기가 막힌 일"이라며 "우리는 전쟁 위협에서 살고 있어. 미국은 대중 전선 확대에 우리 보고 참여하라는 것이다. 중국하고 전쟁하는 데 앞장서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야당에서는 김 대표가 스스로 진영 논리에 매몰된 인사라는 점을 증명했다고 지적한다. 김 대표는 2022년 3월 26일부터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집회를 주도했다. 윤 대통령이 당선된 지 17일 만에 탄핵을 주장한 것이다. 윤 전 대통령이 취임하기도 전이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의 한 중진 의원은 "미국이 싫다면서 미국에 가서 강연하고, 거기서 관세 협상이 잘못됐다면서 우리 편이니 옹호해야 된다는 것 아니냐"라며 "상대 진영은 취임하기도 전에 탄핵 운동을 하면서 자기편은 잘못해도 봐주자고 한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투쟁도 내로남불이라는 이야기"라며 "천편일률적인 진영 논리의 좌파식 내로남불 인식을 고스란히 드러낸 것"이라고 비판했다.

오승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