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셀로나, FC서울에 7-3 승리선발 출전, 45분 소화한 야말 멀티골 작렬방한 후 미디어, 팬들과 그 어떤 소통도 하지 않은 야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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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C서울과 경기를 끝난 후 믹스트존에서 야말은 미디어에 어떤 반응도 하지 않았다.ⓒ뉴데일리
허투루 하는 소리가 아니었다. 그는 '제2의 리오넬 메시'라 불릴만 했다.
스페인 '명가' 바르셀로나의 18세 소년 라민 야말. 전 세계 축구계가 가장 주목하는 선수다. 바르셀로나의 위대한 유스인 '라 마시아' 출신으로 어린 나이에 바르셀로나의 에이스로 등극한 선수.
바르셀로나는 올 시즌 야말에게 백넘버 '10번'을 수여했다. 바르셀로나의 10번은 메시의 상징적인 번호다. 이 대관식은 바르셀로나가 공식적으로 야말을 '메시의 후계자'로 인정했다는 의미다.
이런 야말이 한국에 왔다. 바르셀로나와 K리그1 FC서울, 대구FC와 친선 경기를 위해서 한국 땅을 밟았다. 이 매치가 성사되자 한국 역시 온통 야말 이야기로 뒤덮였다.
지난달 31일. 한국 축구 팬들에게 최초로 백넘버 10번 야말의 모습이 공개됐다.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서울과 경기. 야말은 선발 출전해 전반 45분을 소화했다.
그 45분은 강렬했다. 날카로웠고, 매력적이었으며, 감탄사가 나왔다. 왜 모두가 '제2의 메시'라고 부르는지, 두 눈으로 직접 본 모두가 알 수 있었다. 45분이면 충분했다. 야말은 골대를 한 번 맞췄고, 2골을 넣었다. 바르셀로나는 7-3으로 이겼다. 6만 2482명의 구름 관중은 열광했다.
15년 전 K리그 올스타와 격돌한 바르셀로나의 진짜 메시의 출전 시간은 15분. 야말이 훨씬 더 많은 시간을 보여줬다. 강렬한 인상을 남긴 채 서울을 떠났다.
최고의 퍼포먼스 속에서 한 가지 아쉬웠던 점. 한국에 온 이후 지금까지 그 누구도 야말의 '목소리'를 듣지 못했다.
한국 미디어뿐만 아니라 한국을 찾은 스페인 미디어도 패싱했다. 한국 팬들과 그 어떤 소통의 모습도 보여주지 않았다. 인천공항으로 입국할 때부터 그랬다. 어린 나이에 전 세계적인 스포트라이트를 받다 보니 자연스럽게 그렇게 된 것일 수 있다. 또 적극적으로 미디어, 팬들에게 대응하지 않는 성격일 수도 있다.
그전에 바르셀로나 구단의 '과잉보호'라는 생각이 앞선다. 바르셀로나는 자신들의 최고 자산이자 최고 스타를 보호하고 싶은 욕구가 강할 것이다. 18세라는 어린 나이라서 더욱 그럴 것이다. 그렇지만 이렇게 미디어, 팬들과 소통에 커다란 벽을 치는 건, 야말의 미래를 위해서도 크게 좋지 않아 보인다.
경기 하루 전 열린 공식 기자회견. 많은 언론과 팬들은 야말의 참석을 기대했다. 일반적으로 공식 기자회견에서는 감독과 대표 선수가 함께 나온다. 하지만 바르셀로나는 한지 플릭 감독 홀로 참석했다. 선수 불참 이유로 다음 날 경기가 있다는 황당한 답변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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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야말은 서울과 경기에서 멀티골을 신고하며 바르셀로나의 7-3 승리를 이끌었다.ⓒ뉴시스 제공
경기 후에도 마찬가지다. 야말은 분명 'MVP급' 활약을 펼쳤다. 경기 후 공식 기자회견에서도 일반적으로 감독과 수훈 선수가 참석한다. 일반적인 상황이라면 수훈 선수로 야말이 나왔어야 했다. 이번에도 선수는 야말이 아니었다. 프렌키 더 용이 대표로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바르셀로나는 일반적인 일을 계속 일반적이지 않게 만드는 재주가 있었다.
믹스트존에서도 분위기는 다르지 않았다. 미디어와 선수들이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는 믹스트존. 경기 후 서울의 린가드와 최근 바르셀로나로 임대 이적한 마커스 래시프도는 믹스트존에서 오랜 시간 대화를 나눴다. 그들은 과거 잉글랜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한솥밥을 먹으며 우정을 쌓은 사이다.
린가드와 래시포드는 깔깔 웃으며 밝은 분위기를 연출했다. 믹스트존에서 나올 수 있는 자연스러운 모습이다. 그러던 중 야말이 나왔다. 야말은 이들과 간단히 인사를 나눴다. 또 믹스트존 '안'에 있던 바르셀로나 유스 출신 한국의 이승우의 사진 요청에 응했다. 그게 전부였다. 야말은 믹스트존 안과 밖을 가르는 경계선을 절대 넘지 않았다.
그리고 떠났다. 한국 미디어, 스페인 미디어에 어떤 반응도 하지 않고, 차가운 표정으로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야말의 '신비주의 전략'이 바르셀로나의 전략인 것 같다. 그렇지만 미디어, 팬과 소통해야 하는 건 스타의 숙명이다. 스타는 미디어를 통해 팬과 소통한다. 그래야 팬심도 커지고, 충성도도 높아진다. 그리고 수훈 선수는 자신의 활약과 승리를 전할 의무와 책임도 있다. 전 세계 모든 축구 리그가 수훈 선수 인터뷰를 하는 이유다.
'제2의 메시'라고? '진짜 메시'는 그러지 않았다. '진짜 메시'는 믹스트존에서 그 누구보다 친절하게, 진심을 담아 소통했다. 진정한 슈퍼스타는 축구 실력만으로 될 수 있는 게 아니다.

상암=최용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