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비상계엄 옹호한 극단 세력 후보들 차고 넘쳐""친길 지도부 들어서면 정당 해산 … 파국 치닫는다"최고위원에 신동욱·청년최고위원에 우재준 출사표
-
-
- ▲ 당대표 출마를 선언한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28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혁신안 발표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날 안 의원은 국민의힘 5대 과제를 발표했다. ⓒ이종현 기자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안철수 의원이 31일 혁신 성향 의원들의 최고위원 출마를 촉구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에 반대 목소리를 낸 원외 인사들이 대거 최고위원 출마를 공식화한 것에 대한 우려를 표한 것이다.
안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원내외 혁신 후보님들의 최고위원 출마를 부탁드린다"며 "국민의힘을 '좀비 정당'의 위기에서 지켜 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최고위원 (출마) 접수 현황과 예상 출마자 관련 보도를 보고 우려를 떨칠 수 없었다. 반(反)헌법적, 불법적인 비상계엄을 옹호하는 후보들과 극단 세력 후보들이 차고 넘치기 때문"이라고 적었다.
이어 국민의힘에 '친길(친전한길) 지도부'가 들어서면 정당 해산을 막을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전 대통령 탄핵 반대를 주장한 한국사 강사 전한길 씨를 겨냥한 것이다.
안 의원은 "'친길' 당대표, '윤석열 어게인' 청년 최고위원으로 구성된 국민의힘 지도부가 세워지면 어떻게 되겠느냐"며 "특검과 이재명 민주당이 조준하는 '내란당' 함정에 걸려들어 정당 해산의 파국으로 치달을 수 있다"고 부연했다.
또 친길 지도부는 내년 6월 3일 실시될 지방선거 결과가 좋지 않아도 퇴진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안 의원은 "친길 당대표, 윤어게인 최고위는 선거 결과에 연연하지도 않으며 일말의 책임도 지지 않으려 할 것"이라며 "오히려 퇴거에 불응하며 끝까지 자리를 고수하면서 당을 나락으로, 바닥 끝까지 끌고 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그때 국민의힘은 죽은 것도 산 것도 아닌 좀비정당이 돼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안 의원은 자신의 관측이 현실화되면 '보수정당의 종말'로 규정했다. 그는 "한미상호방위조약으로 국가 안보의 토대를 닦고, 경제 개발 5개년 계획으로 산업화를 이룩하며 전 국민 의료보험과 최저임금, 기초연금의 복지제도를 정립하고, 하나회 척결, 금융 실명제 등 개혁을 실천한 대한민국 보수정당의 위대한 역사가 종말을 맞게 될 것"이라고 적었다.
그는 "상식과 합리, 혁신에 공감하는 원내외 후보님들의 용기있는 출마를 부탁드린다"며 "당을 지키는 데 함께 나서 주시기를 간곡히 청한다"고 독려했다.
신동욱 의원은 이날 현역 의원 중 처음으로 최고위원 출마를 선언했다. 신 의원은 국회 소통관에서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열고 "당 전반을 휘감고 있는 패배주의를 일소하고 대여 투쟁의 전열을 정비할 능력을 갖춘 지도부가 이번 전당대회에서 반드시 선출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절망적인 정당 지지율은 이미 많은 분의 마음이 떠나갔다고 말해 주고 있다"며 "변명의 여지가 없다. 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까지 김근식 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 김재원 전 최고위원, 김민수 전 대변인, 김소연 변호사, 김태우 전 서울 강서구청장, 류여해 전 최고위원, 손범규 인천 남동갑 당협위원장, 장영하 변호사, 함운경 마포을 당협위원장 등 8명이 최고위원 출마를 공식화 했다. 이 중 김근식·손범규 당협위원장을 제외한 6명은 윤 전 대통령 탄핵 반대 뜻을 밝힌 바 있다.
현재까지 청년최고위원 후보 등록을 완료한 인물은 박홍준 전 국민의힘 중앙청년위원장, '박근혜 키즈'로 불린 손수조 정책연구원 리더스 대표, 한동훈 캠프 출신 최우성 청소의 프로 대표 등 원외 인사들이다. 우재준 의원은 청년최고위원 후보 중 유일한 현역 국회의원이다.
우 의원은 이날 최고위원 출마를 선언하면서 전 씨를 향해 대립각을 세웠다. 그는 국회 소통관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반성과 쇄신을 기반한 혁신으로 국민의힘을 국민들로부터 다시 신뢰받고 사랑받는 정당, 미래를 키워내는 정당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는 전 씨에게 쓴 편지도 낭독했다. 우 의원은 2005년 대구의 한 학원에서 전 씨의 수업을 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나라를 걱정하는 안타까운 마음은 이해하지만, 그것이 나라와 제자를 위하는 행동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계엄을 긍정하는 취지의 발언은 오해와 잘못된 인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제 그만했으면 좋겠다"고 대립각을 세웠다.
국민의힘은 당대표 후보 4명, 최고위원 후보 8명, 청년최고위원 후보 4명을 각각 초과하면 예비 경선(컷오프)을 다음 달 5~6일 실시한다. 예비 경선은 책임당원 투표 결과와 일반 여론조사 결과가 각각 50%씩 반영된다.

황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