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 보증·대출로 구성 … 직접 투자 제한적美 '수익 90% 귀속' 표현 "재투자·유보로 이해"소고기·쌀 등 농산물 추가 개방 막는 데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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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용범 정책실장이 3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관세 협상 타결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시스
대통령실이 3500억 달러(약 486조 원) 규모의 대미 투자펀드 중 조선업 특화 1500억 달러를 제외한 2000억 달러가 보증, 대출로 구성됐다고 설명했다. 미국이 투자 펀드 수익 상당 부분을 가져갈 것이라는 표현에 대해 "재투자 개념으로 이해한다"고 말했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31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갖고 "보증이 가장 많고, 다음이 대출이며 직접 투자는 매우 제한적일 것으로 본다"며 "펀드는 FT론, 개런티 등 요소를 모두 포함한 구조로 비망록에 정리했다"고 밝혔다.
김 실장은 "그 안에 에쿼티(자기 자본) 5% 미만일 때는 그렇게 안 했지만, 이 펀드는 에쿼티, 론(대출), 개런티(보증)를 다 포함한다"고 부연했다.
김 실장은 "최초 우리가 투자와 구매를 얼마나 할 수 있다는 방식으로 협의를 했다"며 "갑자기 일본식 펀드가 등장, 일본과 비슷한 펀드를 하자고 했지만, 우리 쪽에서 조선업이라는 구체적인 특화 펀드를 제시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런 방식으로 (협상을) 하다가 3500억 달러가 나왔고, 투자 분야는 정상회담 때 더 논의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실장은 이번 협상에서 일본 펀드 딜을 분석한 뒤 안전장치를 많이 포함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 기업이 주도하는 조선업 펀드 1500억 달러를 제외하면 우리의 투자 펀드 규모는 일본의 36%에 불과하다"며 "금융위원회와 통상 변호사도 함께 분석에 참여했고, 우리는 일본보다 훨씬 많은 안전장치를 포함시켰다"고 설명했다.
김 실장은 이번 협상에서 소고기, 쌀 등 농산물 개방에 대한 추가 개방을 막는 데 집중했다고 밝혔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소셜미디어(SNS) 등을 통해 미국산 소고기 30개월령 수입, 쌀 전면 개방 등을 요구했다.
김 실장은 "대한민국 농업 분야는 99.7%가 개방돼 있다. 0.3%, 10개 내외 종목만 유보됐고, 미국 소고기도 제1수입국"이라며 "(미국) 통상국에서 공감을 많이 해줬다. 그쪽 분야에 대해서는 특별히 문제 되지 않는 딜을 할 수 있었다"고 부연했다.
관세 협상이 타결되면서 한미 정상회담도 가까워졌다.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2주 안에 미국에서 정상회담을 하기로 했다. 김 실장은 "정상회담에서는 이번 협상에서 다루지 않은 방위비나 무기 구매 등 안보 관련 사안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김 실장은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이 대미 투자 펀드 수익 90%를 '가져간다'(retain)고 표현한 것에 대해 "정확한 의미에 대해서는 미국 측도 명확히 설명하지 않았다"며 "우리 측은 해당 수익이 미국 내에서 재투자되거나 유보되는 방식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해석하기론 기본적으로 재투자 개념일 것 같다"며 "미국에서 (펀드) 이익이 나면 과실 손금으로 한 번에 빠져나갈 수 있는데 그렇게 하지 않고, 거기에 머물러야 한다는 뜻이 아닐까"라고 덧붙였다.
대미 펀드 구성과 운용 방안에 대해서는 "개별 사업 검토 과정에서 조정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배정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