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박찬대 "30개월령 이상 美 소고기 수입 막아야"국민의힘 "광우병 선동한 민주당 … 협상할 마음 없나"
  • ▲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인 박찬대 의원(왼쪽)과 정청래 의원.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박찬대 당대표 후보가 미국과의 관세 협상을 앞두고 30개월령 이상 소고기 수입 확대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협상에서 일부 농축산물 개방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여당 당권 주자들이 강하게 저항 의사를 내비친 것이다.

    28일 정치권에 따르면, 정 후보는 전날 KBS에서 진행된 민주당 당대표 후보자 초청 토론회에서 한미 관세 협상과 관련 "소고기는 30개월령 이내로만 수입하는데, 30개월령 이후의 것도 수입하라고 (미국이 요구) 한다"며 "농민과 축산농가에게는 굉장히 불리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재명 정부에서 지켜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박 후보도 "30개월령은 광우병 관련된 국민 감정선을 건드리는 부분"이라며 "국익을 위한 협상일지라도 주권자 국민의 마음을 헤아려 협상하는 것이 참으로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앞서 미국 측은 관세 협상에서 핵심 사안으로 농축산물 시장 개방, 대미 투자, 조선업 협력 등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농축산물과 관련해선 30개월령 이상 미국산 소고기와 미국산 쌀 수입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정부는 식량 안보와 축산농가 반발 등을 이유로 쌀과 소고기 시장 추가 개방은 협상 카드로 제외할 방침이었다. 하지만 미국의 압박이 거세지면서 일부 요구사항을 수용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4일 "우리의 훌륭한 소고기를 거부한 나라들을 두고 보겠다"고 경고했다.

    미국산 소고기 추가 개방이 이뤄지려면 국회의 심의가 필요하다. 가축전연병 예방법에 따르면, 30개월령 이상 소고기 제품을 반입하기 위해선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보고서 채택이 선행돼야 한다. 농해수위 위원장은 민주당 소속 어기구 의원이다. 소고기 추가 개방 여부는 민주당 손에 달린 셈이다.

    민주당 소속 농해수위 위원들은 지난 26일 공동 성명을 내 "또다시 농업을 통상협상의 희생양으로 만들려고 하는 상황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라며 미국 측이 요구한 농축산물 시장 개방에 대해 반대 뜻을 내비쳤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관계자는 "현재 미국과의 협상 테이블에서 올려둘 만한 게 소고기 수입 확대다. 미국산 소고기가 좀 싸다고 한우의 프리미엄이 사라지는 건 아니다"라며 "논의 자체를 거부하는 건 협상할 마음이 없다는 거다. 대책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과거 광우병 선동으로 과오를 저지른 민주당이 또다시 미국을 불필요하게 자극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지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