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4만 대 통행하는 도심 핵심 고가도로…D등급 낙제점하부엔 경의선 철도 지나 시민 불편 예상오세훈 "안전이 우선…공사 중 교통 혼잡 최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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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세훈 서울시장이 28일 중구 서소문고가차도 철거를 앞두고 현장을 방문해 시설물을 점검하고 있다. ⓒ서울시
서울 도심 교통의 핵심축 중 하나인 서소문고가차도가 결국 철거된다.
59년 된 노후 구조물로 이미 구조적 안전성을 상실했으며 서울시는 더는 임시 조치로는 버티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철거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다만 고가 하부에 철도가 지나고 있어 시민 불편이 불가피한 만큼 서울시는 교통 대책 수립에 노력하겠다는 입장이다.
서울시는 28일 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소문고가차도 현장을 직접 방문해 철거 추진 배경과 향후 계획을 점검했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서소문고가차도는 도심 교통망의 핵심이지만 시민 안전을 위해 철거가 불가피하다"며 "공사 기간 중 교통 체증과 시민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관계 기관과 긴밀히 협조하라"고 지시했다.
서소문고가차도는 1966년 준공된 왕복 4차선 고가도로로 충정로역과 시청역 인근을 연결하는 총 493m 구간이다. 하루 평균 4만 대에 달하는 차량이 이 구간을 통과할 정도로 교통량이 많은 주요 간선도로지만 구조물 자체는 이미 수명을 다한 상태다.
서울시에 따르면 2019년 3월 해당 고가도로 교각에서 콘크리트 파편이 도로 위로 낙하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후 실시된 정밀안전진단 결과 이 구조물은 D등급 판정을 받았다. D등급은 시설물 안전등급 중 두 번째로 낮은 등급으로 "구조적 위험이 있어 사용금지 또는 긴급 보수‧보강이 필요한 상태"를 의미한다.
당시 서울시는 철거 대신 보수를 택했다. 외부 강선 보강(1999년)과 낙하물 방지망 설치(2022년), 정기적 점검 및 보수공사에 매년 수십억 원을 투입하며 최대한 수명을 연장해왔다. 그러나 서울시 관계자는 "근본적인 구조 안정성 확보는 한계에 다다른 상황"이라며 "더는 임시 처방으로는 버틸 수 없다는 전문가들의 판단이 잇따랐다"고 설명했다.
서소문고가차도는 고가 하부를 경의선 철도가 지나고 있어 철거 기간 중 해당 구간의 열차 운영과 도로 차량 흐름에 모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서울시는 고가차도 철거 공사로 인한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교통처리계획 수립에 착수했다. 대체 우회도로 마련, 공사시간 분산, 야간 집중 작업 등의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철도 운영기관과도 사전 조율을 거쳐 열차 운행 중단 없이 단계별 해체가 가능하도록 기술적 협의를 진행 중이다.
시는 향후 철거 일정, 단계별 교통 통제 계획, 주민 안내 방법 등을 포함한 종합계획을 수립해 이르면 8월 중으로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동시에 해당 부지 활용방안에 대해서도 도시계획 차원에서 검토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김승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