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연합뉴스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이 자신의 휴가 신청을 대통령실이 반려한 것에 대해 "휴가신청이 부적절하다는 것은 프레임 조작"이라며 "대의를 위해 목숨 걸어본 사람만 내게 손가락질 하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 위원장은 27일 페이스북에 "직장 생활을 40년 가까이 했지만 휴가 신청이 반려된 것은 처음이고 적잖이 쓸쓸한 기분이다. 기관장이 휴가 신청을 한 게 기사가 되고, 휴가 신청이 반려된 것도 기사가 되는 대한민국"이라고 언짢음을 표시했다. 

    이어 "계획대로라면 나는 휴가 사흘째지만 내 휴가 신청은 반려됐다. 재난 기간에휴가를 '신청'한 것이 부적절하다는 것이 이유였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그러면서 "(방통위가) 그렇게 중요한 기관인데 지금 상임위원 단 한 명으로 중요한 안건들을 심의·의결하지 못하고 있다. 대통령 몫 한 명, 국회 추천 세 명이 아직 임명되지 않았다"면서 역설적인 상황을 질타했다. 

    그는 특히 "내가 재난 기간에 휴가를 갔다면 비난과 손가락질을 받는 것은 당연하지만 장관급 기관장이 재난 기간 휴가를 간다는 것은 상상하기 힘든 일이다. 휴가 신청과 휴가 실행은 전혀 다른 문제"라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휴가 신청은 행정 절차이며 장관급의 휴가 신청은 실행 일주일 전에 하도록 돼 있다. 내 경우 경찰, 공수처 등에 고발된 사건들이 적지 않아 정작 휴가를 실시하더라도 집에서 보낼 예정이라고 간부들에게 말해뒀었다. 긴급 상황이 발생하면 당장 뛰어나올 것이라고도 알려뒀다"며 본인이 설령 휴가를 갔더라도 '비상 대기' 상태에 있었을 것이란 점을 분명히 했다. "휴가를 신청한 18일과 휴가를 실시한 예정이던 25일 사이에는 일주일이라는 시간이 있었다. 휴가 실시 전 23일이나 24일 자연재해가 있었거나 그 밖의 비상상황이 발생한다면 휴가 실시는 당연히 없던 일이 될 것이고 그것은 상식"이라는 것이다. 

    이 위원장은 기자 시절 경험을 토대로 자신을 업무 해태하는 사람으로 규정하는 것을 정면으로 겨냥했다. 

    그는 "2003년 3월, 이라크 전쟁이 발발했을 때 당시 네 살이던 딸을 두고 전쟁 취재를 위해 국경을 넘었었다. 어린 자식을 두고 전쟁터로 들어갔다고 정신 나갔다는 비난·비판도 받았다. 하루 서너시간씩 자며 취재를 했고 회사에 도움된다면 쓰러질 것 같은 상황에서도 방송을 했다"며 과거를 회상했다. 

    이 위원장은 "재난 중에 휴가를 갔다면 비난을 달게 받겠으나 재난 중에 휴가 신청을 한 것을 두고 부적절하다고 지적하는 것은 또 다른 프레임 조작"이라고 공박했다. 
온라인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