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노동신문·방송'도 일반인에 개방 추진국힘 "북한식 사고 스며들게 하는 '문화 전복'"
  • ▲ 지난 17일 북한 조선중앙TV가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찬양하는 뮤직비디오 형태의 새 선전가요 '친근한 어버이'를 공개했다. ⓒ조선중앙TV 화면 / 연합뉴스
    최근 정부가 체제 선전과 무관한 북한의 만화나 영화는 물론, 노동신문이나 조선중앙TV처럼 체제 선전용 관영매체도 일반에 공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보도가 나오자, 국민의힘에서 "대한민국을 '인민주의 공화국'으로 만들 셈이냐"며 "북한 주민에게는 '자유의 목소리'가 끊기고, 대한민국 국민에게는 '선전물'이 쏟아지는 역설적인 상황"이라는 개탄의 소리가 나왔다.

    국민의힘 최수진 수석대변인은 26일 논평에서 "반세기 동안 북한 주민에게 자유와 진실을 전해왔던 '대북방송'이 아무런 설명도 없이 중단된 상황에, 이재명 정부가 북한의 영화, 신문 등 선전 콘텐츠를 국민 누구나 볼 수 있도록 개방하겠다고 밝혔다"고 지적했다.

    "북한의 영화는 단순한 예술이 아니라, 수차례 검열을 거친 철저한 세뇌 도구이며, 상영 후 '충성 결의모임'까지 강요하는 체제 선동물"이라고 강조한 최 대변인은 "그런데도 이 정부는 이를 '예술'이라 포장해 여과 없이 공개하려 한다"고 우려했다.

    최 대변인은 "더 큰 문제는 조선중앙TV와 노동신문 같은 김정은 찬양 매체가 유튜브·SNS 알고리즘을 타고, 초등학생을 포함한 모든 연령층의 콘텐츠 화면에 무방비로 노출될 수 있다는 점"이라고 밝혔다.

    최 대변인은 "정부가 이른바 '알 권리'를 내세워 북한 선전물을 제한 없이 개방하겠다고 하는 사이, 북한 주민에게 '자유'라는 단어를 처음 들려주던 '희망의 메아리', '자유의 소리' 같은 대북방송은 조용히 사라졌다"며 "북한이 요구한 적도 없고 고맙다 한 적도 없지만 우리 정부가 스스로 자유의 확성기를 꺼버린 것"이라고 탄식했다.

    최 대변인은 "북한은 남한 드라마를 봤다는 이유로 10대를 처형하고, 말투를 흉내 냈다고 종신형을 선고하는 전체주의 정권"이라고 단정하며 "그들의 선전물을 정부가 무비판적으로 개방하는 것이 과연 문화교류인가 아니면 굴종인가"라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문화는 단순한 볼거리가 아니라, 사상을 만들고 체제를 흔든다"고 강조한 최 대변인은 "나치의 괴벨스는 동화를 세뇌 교재로 만들었고 전체주의는 언제나 총보다 먼저 영화를 장악했다"는 과거 사례를 들었다.

    최 대변인은 "이재명式 문화정책은, 문화의 탈을 쓴 '사상 교화 정책'"이라며 "'예술'과 '표현의 자유'를 내세워 국민의 감각을 무디게 만들고, 북한식 사고를 일상 속에 스며들게 하려는 문화 전복"이라고 규탄했다.

    이에 "정부는 지금이라도 북한 선전물 개방 방침을 철회하고, 중단된 대북방송을 즉시 재개해야 한다"고 촉구한 최 대변인은 "진짜 평화는 굴복이 아니라, 원칙과 균형 위에서 시작된다"고 논평을 마무리했다.
조광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