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찐명'의 '찐명' 저격에 … "당대표 선거에 영향 미칠라"이재명은 '韓 문명 발전', 친문은 '문명 퇴보'로 분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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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동석 인사혁신처장.ⓒ인사혁신처
최동석 신임 인사혁신처장의 발언이 연일 후폭풍을 일으키고 있다. 이번에는 더불어민주당 유력 당권 주자인 정청래 후보가 당대표에 부적합하다고 주장한 것이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임명해 장관급 지위를 수행하고 있는 김경수 지방시대위원장에게는 '비서로 제격'이라며 큰 역할을 맡을 수 없다는 취지의 평가를 내렸다.
25일 정치권에 최 처장은 지난달 20일 유튜브 채널 '뉴탐사'에 출연해 당시 당대표 선거 출마를 공식화한 정 후보에 대해 "자기 현시 욕망이 크다"며 당 대표로서 적합하지 않다는 취지로 평가했다.
그는 자신을 내세워 특별히 주목받고자 하는 '자기현시욕'을 언급하며 정 후보의 문제점을 짚었다.
최 처장은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자기현시 욕망이 아주 큰 사람인데, 정청래 (후보)에게도 비슷한 게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청래는 항상 자기 얼굴이 나는 곳에 나타나서 자기를 과시한다"라며 "법제사법위원장 하는 걸 보면서 그것을 확연히 느꼈다"고 설명했다.
정 의원이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묵묵히 뒷받침하기에 부적하다는 취지의 발언도 했다.
그는 "앞으로 몇 년간은 '이재명의 시간'이다. 정청래의 시간이 되면 안 된다. 그걸 잘 알아야 한다"면서 "이재명의 시간을 충분히 주고 다음 총선 2028년에서 200석 이상을 여권이 다 먹어야 한다"라며 "민주당이 20년, 30년 계속 집권하려면 우리가 앞으로 시간을 어떻게 써야 하나를 생각해야 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이 임명한 김 위원장에 대해서도 그는 '비서에 적격'이라고 낮게 평가했다.
그는 올 1월 같은 유튜브 채널 '뉴탐사'에 출연했을 때도 자신이 분석한 '성취예측모형에 따른 고위공직 적합성 진단 결과'를 거론하며 김 위원장을 평론했다.
그는 "비서로서는 아주 적격"이라며 "사람 모시고 사람의 뜻을 충실하게 받드는 비서로서는 잘한다"고 평가했다. 다만 "공직에 나와서 어떤 일을 한다는 건 굉장히 어렵다"라고 말했다. 최 처장은 그 이유로 김 위원장이 '마이크로 매니저'라고 지적했다. 업무를 밑에 맡기는 리더의 특성보다는 자신이 모든 업무를 쥐고 들여다보는 성향이라는 취지다.
문재인 정부에 대해서도 혹평을 남겼다. 최 처장은 "문재인의 시간을 5년 줬더니 결국 윤석열의 시간이 됐다"면서 "우리가 문재인을 얼마나 띄워줬나. 이벤트 정치, 이미지 정치만 하다가 알맹이는 하나도 없이 나라가 빈털터리가 되는 윤석열의 시간으로 넘겨주고 말았다"고 했다.
최 처장은 '한국 문명을 발전 시킨 사람들'로 이재명 대통령과 추미애 민주당 의원을 꼽았다. 반면 친문계 인사인 김경수 현 지방시대위원장과 임 전 실장, 김부겸 전 국무총리 등을 '한국 문명을 퇴보시킨 사람들'로 분류했다.
민주당 안팎에선 '반문찐명(반문재인·진짜 친이재명)'의 최 처장이 친명을 자처하는 정 후보와 이 대통령이 직접 임명한 김 위원장을 평가절하 한 것을 두고 술렁인다. 이 대통령이 지근거리에 둔 찐명 인사의 발언이 자칫 얼마 남지 않은 당대표 선거와 당원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진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한 달여 전에 나온 것이긴 해도 인사 논란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최 처장의 발언을 당원들이 본다면 판단의 기준으로 삼을 가능성을 배제할 순 없겠다"면서 "선거에 자칫 특정한 시그널이 되지 않을까 염려된다"고 말했다.

손혜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