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상무 "한국 車 기업, 미국 내 생산 진지하게 고려해야"2+2 회담은 연기됐지만…오늘 한국 정부와 협상 진행 확인"일본과의 협상, 한국 입장선 욕 나올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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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 출처=APⓒ뉴시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이 한국의 자동차 산업을 콕 집어 언급하면서 한국과의 무역 협상에서 더 많은 양보를 압박하겠다는 태도를 보였다.
24일(현지시각) 러트닉 장관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은 오늘 내 사무실에 와서 무역 협상과 관련한 대화를 할 것"이라며 "한국도 유럽연합(EU)과 마찬가지로 매우, 매우 협상을 타결하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부 장관의 일정 때문에 미국과 한국 정부의 경제·무역 분야 2+2 장관급 회담은 연기됐지만 협상은 진행된다고 확인한 것이다.
이날 러트닉 장관은 특히 자동차가 미국과 한국의 무역 협상에서 주된 논의 사항이 될 것임을 시사했다. 그러면서 한국 자동차 기업의 미국 내 생산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자동차가 한국의 대미 주력 수출 품목이라는 점을 인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역시 자동차 수출에 주력하고 있는 일본과 같은 수준으로 관세율을 낮추지 못하면 한국 자동차 업체들은 대미 수출에서 큰 타격을 입게 된다.
러트닉 장관은 "한국의 차 기업의 미국 공장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보라"면서 "한국 제조업체들은 미국에서 많은 자동차를 생산하지만 관세를 부과 받지 않는 많은 부품을 미국 밖에서 수입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엔진을 미국 공장에 들여오면 관세를 내야 하고 부품을 들여오면 관세를 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미·일 무역 협상 타결의 결과에 대해 한국이 매우 놀랐을 것이라는 취지의 발언도 내놨다. 러트닉 장관은 "일본의 협상 내용을 봤을 때 한국에서 욕설이 들릴 정도였다"며 "한국과 일본은 서로를 의식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러트닉 장관의 이같은 발언은 미국 측에서 한국과 일본의 경쟁 구도를 충분히 인지하고 협상에 임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미국과 일본은 앞서 22일 일본이 미국에 5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약속하고 자동차와 쌀 시장 등을 개방하는 조건으로 당초 25%였던 일본산 수입품의 상호관세와 자동차 관세를 15%로 낮추는 데 합의했다.

김진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