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군 "캄보디아군이 중화기로 포격" vs 캄보디아군 "태국군이 급습"교전 중 태국 민간인 2명 사망-2명 부상…인근 민간인 4만여명 안전지역 대피태국, 국경서 지뢰로 부상하자 캄보디아 대사 추방-자국 대사 소환 등 외교관계 격하
  • ▲ 태국-캄보디아 국경 분쟁.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연합뉴스

    국경 문제로 충돌하는 태국과 캄보디아군이 국경 지역에서 24일(현지시각) 다연장로켓포 등 중화기까지 동원해 교전을 벌였다. 이로 인해 태국 민간인 최소 2명이 숨졌다.

    AFP·로이터통신, 방콕타임스,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태국 정부는 이날 오전 분쟁지역인 태국 북동부 수린주와 캄보디아 북서부 우다르미언쩨이주 사이의 국경지역에서 캄보디아군의 발포로 교전이 벌어져 태국 민간인 최소 2명이 사망하고 2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태국 측은 캄보디아 측이 자국 군기지를 먼저 공격했다고 주장한다. 이날 오전 7시35분께 캄보디아 측이 무인기(드론)를 보냈고, 이후 무장군인 6명이 기지 근처로 접근했다는 것이다.

    태국 측 설명에 따르면 캄보디아군은 로켓추진수류탄(RPG) 등으로 무장했고, 기지를 둘러싼 철조망 앞까지 다가와 물러서라는 요구에도 응하지 않았다.

    태국 측은 오전 8시20분께 캄보디아 측이 기지 방향으로 발포를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캄보디아 측이 민간인 구역에 포를 설치하고 8시50분께 추가 공격했다는 것이다.

    캄보디아 측이 민간인을 방패로 삼으려 했다는 것이 태국 측 주장이다. 태국 측은 이후로도 캄보디아 측에서 러시아산 BM-21 다연장로켓포 등 다양한 무기를 동원해 공격했으며 교전으로 태국군 병력 최소 2명이 다쳤다고 전했다.

    교전이 현재도 계속되고 있는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 태국 측에서 생중계한 현지 영상에는 간헐적으로 폭발음이 들리는 가운데 사람들이 밖으로 뛰쳐나와 콘크리트 벙커에 숨는 모습이 담겼다.

    수린주 관계자는 교전으로 86개 마을의 민간인 4만여명을 안전지역으로 대피시켰다고 로이터에 전했다.

    반면 캄보디아 국방부는 자국이 도발하지 않았으며 태국 쪽이 정당한 이유 없이 급습했다고 주장했다. 태국군이 자국 마을을 공격했고, 자국은 정당한 자위권을 행사했다는 것이다.

    말리 소찌어따 캄보디아 국방부 대변인은 태국군의 캄보디아 영토 침입에 대응해 방어 차원에서 대응했다고 밝혔다.

    훈센 캄보디아 상원의장도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캄보디아 영토 2개 주가 태국군의 포격 공격을 당했다면서 캄보디아군을 차분하게 믿고 있으라고 캄보디아 국민에 촉구했다.

    이번 교전은 국경 분쟁 격화로 양국이 정면으로 충돌하는 가운데 벌어졌다.

    전날 태국 정부는 캄보디아 측이 매설한 지뢰로 태국 군인들이 부상했다면서 주태국 캄보디아 대사를 추방하고 캄보디아 주재 태국 대사를 소환해 외교관계를 격하했다.

    태국군에 따르면 전날 16시55분께 캄보디아 북부 쁘레아비히어르주와 맞닿은 태국 북동부 우본라차타니주의 국경지역에서 지뢰가 폭발해 태국군 상사 1명이 오른쪽 다리를 절단하는 중상을 입고 다른 병사 4명이 부상하는 사고가 일어났다.

    앞서 16일에는 지뢰가 터져 태국 군인 1명이 다리를 잃는 등 군인 3명이 다친 사고에 이어 1주일 만에 가까운 장소에서 비슷한 사고가 다시 벌어졌다.

    태국 정부는 캄보디아가 태국 군인들의 순찰로에 새로 지뢰를 설치한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캄보디아를 비난하고 있다.

    하지만 캄보디아는 태국군 병력이 자국 영토에 들어왔다가 과거 설치된 지뢰를 밟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캄보디아 주재 태국 대사관은 자국민들에게 캄보디아를 떠날 것을 촉구했다.

    AFP에 따르면 대사관 측은 페이스북에 캄보디아에 있는 태국 국민은 긴급한 사유가 없는 한 "가능한 한 빨리" 캄보디아를 떠나야 한다고 메시지를 올렸다.
성재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