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선우 사퇴, 민주당 당대표 선거 변곡점""'장관님 응원한다'던 정청래, 모양 빠지게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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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청래(왼쪽), 박찬대 당대표 후보가 지난 1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공명선거실천서약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서성진 기자
강선우 전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의 자진 사퇴가 더불어민주당의 당권 경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박찬대 민주당 당 대표 후보가 강 전 후보자의 사퇴 발표 직전 '결단'을 요구하면서 '명심(明心·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의 향배에 대해 다양한 해석이 잇따르고 있다.
24일 정치권에서 따르면 민주당 안팎에서는 강 전 후보자의 사퇴가 당 대표 선거의 변곡점이 될 수 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 당직자 출신인 서용주 맥 정치사회연구소장은 전날 CBS 라디오 '한판승부'에서 강 전 후보자에 대한 박 후보의 '결단 요구' 메시를 두고 "누가 이재명 정부의 성공에 가까운 당 대표가 될 것인가, 당원들이 고민에 빠지는 대목이 돼버렸다"고 평가했다.
전날 강 후보자의 자진 사퇴 표명은 박 후보의 결단 촉구 메시지가 나온 지 약 16분 만에 이뤄졌다.
박 후보는 전날 오후 3시31분 페이스북에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위해 어렵고 힘들지만 결정해야 한다"며 "강 후보자가 스스로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여당 의원 중 처음으로 강 후보자의 거취 표명을 공개적으로 요구한 것이다. 그로부터 16분 뒤 강 전 후보자는 페이스북을 통해 자진 사퇴한다는 입장문을 올렸다.
이를 두고 박 후보가 이 대통령과 사전에 교감했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명심의 향방이 드러난 '시그널'이라는 해석 등이 잇따랐다.
다만 박 후보는 전날 국회 본회의 뒤 취재진과 만나 "오랫동안 고민했던 내용을 조심스럽게 올린 것"이라면서도 '대통령실과 교감이 있었느냐'는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대통령실과 사전에 교감을 하지 않았더라도 강 후보자의 갑질 논란 이후 이 대통령의 지지율이 하락하는 등 국정운영에 부담이 커지자 박 후보가 총대를 멘 것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박 후보는 지난주부터 대통령실 측에 강 후보자에 대한 민심 이반 등 우려 사항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후보도 이런 취지로 주장하며 "이재명 정부 인사 문제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 필요했던 부분이고 마음이 맞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취재진과 만나 "국민 눈높이, 인사권자의 고민, 후보자 당사자의 판단, 동료와 당원들의 생각 등 사실 복잡했던 것은 사실"이라며 "굉장히 오래 고민했지만 이재명 정부 성공을 위해서라면 이제는 어떤 것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당대회가 임박하면서 박 후보가 강 후보자 문제를 두고 차별화를 시도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충청·영남권 경선에서 경쟁 상대인 정 후보에게 크게 열세였던 박 후보가 이 대통령과의 '합(合)'을 부각시키면서 반전의 모멘텀을 노린 것이라는 것이다.
서 소장은 라디오에서 "'민심을 대변하는 게 맞겠다, 국민의 눈높이가 맞겠다'라고 박 후보는 (페이스북에) 올렸고 반대로 정청래 (민주당 당 대표) 후보가 모양이 빠지게 됐다"라며 "'강선우 후보자 응원합니다, 장관님'이라고 주장해왔던 정 후보는 결국 민심보다 여의도의 의심(의원들의 마음)을 대변하는 사람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일주일 남은 당 대표 선거에서 호남과 수도권의 당원들, 결정을 보류하는 층이 많았는데 '그러면 이재명 정부에 누가 도움이 되지?'라는 판단을 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부연했다.

손혜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