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문계 공개적 반발 … "치욕스럽다, 지켜볼 것"친명계 "다양한 논평 있을 수 있어" … 반응 온도차
  • ▲ 최동석 인사혁신처장.ⓒ인사혁신처

    최동석 신임 인사혁신처장의 과거 발언을 두고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미묘한 엇박자가 감지되고 있다. 최 처장이 과거 문재인 전 대통령을 '국민 고통의 원천'이라고 비난한 데 대해 친문(친문재인)계는 불쾌감을 드러낸 반면 친명(친이재명)계는 반응할 필요가 있냐는 분위기다.

    23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에서는 최 처장이 지난달 문 전 대통령에 대해 '고통의 원천'이라고 혹평한 발언을 두고 친문계의 반발이 일었다.

    문재인 정부의 초대 국정상황실장을 맡은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최 처장의 발언에 대해 "화가 많이 난다"라며 "정말 치욕스럽기까지 하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불법 계엄부터 대선까지 지난 6개월의 시간이 주마등처럼 지나간다"며 "무엇인가 말하기도 싫다. 지켜보겠다"고 했다.

    최 처장은 지난달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올린 영상에서 문재인 정부가 시행한 '고위공직자 원천 배제 7대 원칙(위장 전입, 병역기피, 불법 재산증식, 탈세, 연구 부정, 음주운전, 성범죄 이력)'에 대해 "아주 멍청한 기준으로 나라를 들어먹었다"고 말했다.

    이어 문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문재인이 오늘날 우리 국민이 겪는 모든 고통의 원천"이라고 혹평했다. 해당 영상은 유튜브 채널은 현재 볼 수 없는 상태다.

    문 전 대통령에 대한 최 처장의 혹평을 두고 불편한 심기를 노출한 친문계와 달리 친명계의 반응은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문 전 대통령에 대한 비판에 대해 별도로 문제를 제기할 필요성이 없다는 식이다.

    민주당의 한 친명계 의원은 통화에서 "당시 정치에 대한 다양한 논평이 있을 수 있고 하나하나 예민하게 볼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최 처장은 과거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사건을 '기획된 사건'처럼 보인다고 주장한 사실이 알려져 '2차 가해' 논란을 일으켰다.

    최 처장은 박 전 시장 사망 후 10여일 뒤인 2020년 7월28일 '박원순 사태, 가해자로 피해자로 바뀌는 경우도 흔하다'는 제목의 기고문을 통해 박 전 시장을 "정말 깨끗한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내 눈에는 직감적으로 이 사안이 '기획된 사건'처럼 보였다"며 "박원순에게 정치적 타격을 주기 위해 만들어진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파장이 커지자 최 처장은 "앞으로 고위공직자로서 언행에 각별히 유념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전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참석해 '박 전 시장의 성범죄 사건과 관련해 피해자에게 2차 가해를 가했고 이를 인정하느냐'는 신동욱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인사혁신처)직원들로부터 내용을 들었던 게 그런 것 같다"라며 "개인 SNS에 글로 상처받은 분들께 사과했다"고 말했다.
손혜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