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박원순 사망 10여일 뒤 기고글 통해 "기획된 사건"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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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동석 인사혁신처장.ⓒ인사혁신처
최동석 신임 인사혁신처장이 과거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 성추행 사건 당시 '기획된 사건'처럼 보인다는 취지로 주장해 '2차 가해' 논란이 일고 있다.
22일 정치권에 따르면 최 처장은 박 전 시장 사망 후 10여일 뒤인 2020년 7월 28일 '박원순 사태, 가해자가 피해자로 바뀌는 경우도 흔하다'는 제목의 글을 한 좌파 성향 인터넷 매체에 기고했다.
최 처장은 기고문에서 "(박 전 시장은) 치사한 짓을 하는 사람이 아니다. 구차하게 변명하는 것 자체를 싫어한다"라며 "정말 깨끗한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많은 이들이 어떤 증거도 내놓지 못하면서 박원순을 성범죄자로 몰아갔다. 특히 여성 단체들이 부화뇌동하는 것을 보고 놀랐다"라며 "박원순은 경찰에 가서 개인적이고 치사한 일로 구차한 변명을 늘어놓고 싶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 처장은 그러면서 "그 과정에서 나타날 사회적 논란과 민주 진영의 분열에 대해서도 깊이 생각했을 것으로 짐작된다. 깨끗한 삶을 살아온 사람들에게서 나타나는 특징"이라며 "내 눈에는 직감적으로 이 사안이 '기획된 사건'처럼 보였다. 박원순에게 정치적 타격을 주기 위해 만들어진 사건"이라고 피해자 측 김재련 변호사를 비판하기도 했다.
또 피해 여비서가 인수인계를 위해 후임자에게 넘겨준 메모를 공개하며 "비서가 쓴 단어와 문장을 자세히 읽어보라. 존경과 흠모의 마음이 없이는 이런 글을 쓸 수 없다. 정치적 경거망동을 자행했던 자들에게 또한 그에 상응하는 사회적 처벌이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같은 과거 발언이 드러나자 국민의힘은 "2차 가해"라고 비판했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최 처장은 박 전 시장을 감싸느라 '기획된 사건'이자 피해자와 가해자가 바뀌었다며 2차 가해도 했다"며 "최 처장처럼 성폭력 피해자를 가해자로 모는 사람이야말로 극우 인사"라고 지적했다.
주 의원은 이어 "이 대통령의 인사 기준이 아예 없다는 사실이 증명됐다"며 "강훈식 비서실장이 이 대통령의 인사 눈높이를 극찬한 이유를 알 법 하다"고 꼬집었다.
한편 최 처장은 지난달 한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이 대통령에 대해 "하늘이 낸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국민의힘은 최 처장 인사를 두고 "아부 불패"라고 비판했다.

손혜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