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집중호우 속 대통령 관저 만찬 비판대통령실, 국무총리-국회의장과 만찬 사실 알려우원식 "우리는 현장파" 농담 건네며 화기애애李 쿠팡 화재 당시 떡볶이 먹방·文 짜파구리사망 4명 실종 1명 집계 … 이재민 5200명
  • ▲ 이재명 대통령이 17일 서울 한남동 관저에서 우원식 국회의장과 김민석 국무총리와 만찬에 앞서 환담을 나누고 있다. 오른쪽부터 김 총리, 이 대통령, 우 의장, 강훈식 비서실장. ⓒ뉴시스

    전국에 많은 비가 내리며 4명이 사망하고 축구장 1만8000개 면적에 달하는 농작물이 물에 잠긴 상황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여권 핵심 인사들을 불러 만찬을 한 것을 두고 비판이 나온다. 대통령실은 이들이 저녁 식사를 하며 스스로 '현장파'라고 말하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는데, 야당은 '국민을 울린 잔혹한 만찬'이라고 평했다. 

    이준우 국민의힘 대변인은 18일 "국민이 고통받는 상황에서 감자전·전복전이 웬 말이냐"면서 "아무리 비 올 때 먹는 음식이라 하더라도 국민이 고통받는 상황에서 감자전·전복전 먹은 것을 자랑하면 국민이 '맛있게 드셨습니까'하고 박수 보낼 것으로 기대하셨나. 국민을 두 번 울리는 잔혹한 만찬"이라고 지적했다. 

    대통령실은 전날 이 대통령과 우원식 국회의장, 김민석 국무총리가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만찬 회동을 가진 사실을 알렸다. 이 자리에서 나온 농담도 공개됐다. 우 의장이 "저와 대통령은 같은 파다. 무슨 파인 줄 아느냐"고 묻자 이 대통령은 "무슨 파예요"라고 되물었다. 이에 우 의장이 "현장파"라고 답하자 참석자들 사이에서 웃음이 터졌다고 한다. 

    우 의장은 "대통령이 국민 목소리를 직접 듣고 현장을 찾아가 국민의 삶을 꼼꼼히 챙기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잘 보고 있다"면서 분위기를 이끌었다. 이날 만찬 메뉴는 한우 떡갈비, 우럭 소금구이, 순두부 요리, 감자전, 전복전 등 한식과 식혜, 오렌지주스였다. 

    문제는 같은 시각 집중 호우로 피해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18일 오전 이번 집중호우로 모두 5명의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경기 오산 1명, 충남 서산 2명, 당진에서 1명 등 사망자가 4명 나왔고, 광주 북구 신안교 인근에서 1명이 실종됐다.

    이재민은 13개 시·도 52개 시·군·구에서 3413세대 5192명이다. 2863세대 4000명이 임시주거시설에 머물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이번 집중 호우 침수 피해 규모는 17일 기준으로 벼와 콩, 쪽파, 수박 등 농작물 1만3033헥타르로 집계됐다. 축구장 1만8000개의 면적과 맞먹는다. 
    ▲ 이재명 대통령이 2021년 6월 이천 쿠팡 물류창고 화재 당시 황교익tv에 출연한 모습. ⓒ유튜브 캡처

    이 대통령의 관저 만찬으로 문재인 전 대통령의 과거 짜파구리 만찬과 이 대통령이 경기도지사 시절 경기 이천 쿠팡 화재 당시 떡볶이 먹방을 했던 것도 회자된다. 

    이 대통령은 경기도지사로 재직하던 2021년 6월 경기 이천시 쿠팡 덕평물류센터에서 화재가 발생한 당일 유튜브 채널 '황교익 TV' 촬영을 진행했다. 이 대통령은 당시 떡볶이를 먹으며 화기애애한 모습을 연출했다. 당시 화재 현장에서는 6000억 원가량의 재산 피해와 소방관 1명이 순직했다. 

    2020년 2월에는 문재인 전 대통령이 코로나19 첫 사망자가 나온날 아카데미 4관왕을 차지한 영화 '기생충' 봉준호 감독 등을 청와대로 초청해 격려 오찬을 가졌다. 메뉴는 영화에 등장한 '짜파구리'였다.

    이준우 국민의힘 대변인은 "코로나19 첫 사망자가 나온 날, 문 전 대통령 부부가 청와대에서 짜파구리 파티를 열고 박장대소하다 국민적 지탄을 받은 게 불과 몇 년 전"이라며 "더불어민주당 정권은 국민 고통 공감 능력이 원래 없는 건지, 종종 없는 건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수해로 국민의 생명이 위협받고 삶의 터전이 무너지고 있다"면서 "국민은 망연자실 울고 있고, 대통령은 감자전 먹으며 웃은 이 기이한 상황이 이재명 정권의 리더십이 아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대통령은 18일 오전 중앙재난안전상황실 서울상황센터에서 집중호우 대처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충분히 예측될 수 있는 상황인데도 대응을 잘하지 못해 인명 피해가 발생한 사례들이 보이는데 다시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달라"고 지시했다. 
오승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