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당 이유로 '친한계'의 親민주당 행보 꼽아당원 중심으로 전당대회에 영향력 행사할 듯"뜻 맞는 당원들의 힘으로 당 체질 바꾸겠다""당대표, 여론조사 100%로 선출해서는 안 돼""당원이 없으면 정당이 존재할 이유도 없어"
  • ▲ 한국사 스타 강사 전한길 씨. 서성진 기자

    한국사 스타 강사로 이름을 떨치다 돌연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며 정치권에 뛰어든 전한길 씨가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그러나 전 씨의 입당을 두고 당내 반발이 거세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김용태·안철수 의원 등은 반대 의사를 표했다.

    정치권에서는 당원 표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전 씨의 이번 입당 결정이 향후 치러질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과 절연해야 한다는 반윤(반윤석열)계와 부정선거론 등 윤 전 대통령이 내세웠던 가치를 안고 가야 한다는 친윤(친윤석열)계가 침몰하는 '국민의힘호'의 키를 잡기 위한 사투를 벌일 전망이다.  

    이러한 가운데 뉴데일리는 18일 전격적으로 국민의힘 입당을 선택하게 된 전 씨의 배경을 듣고자 인터뷰를 진행했다. 전 씨는 자신이 입당하게 된 결정적 계기로 지난 대통령 선거 과정을 꼽았다. 김문수 전 대선 후보의 유세를 지원했던 한동훈 전 대표가 선거운동 중 지속적으로 당원 가입을 독려하는 모습을 보고 자극을 받았다는 것이다.

    실제로 한 전 대표는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서 탈락한 직후부터 당원 가입을 독려해 왔다. 그는 지난 5월 페이스북에 "당원 가입. 우리는 당을 버리지 않겠다"라고 밝혔다. 정치권에서는 그가 자신의 지지층을 국민의힘 당원으로 유입시켜 차기 당권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다.

    전 씨는 한 전 대표와 그 측근 그룹인 친한(친한동훈)계가 제1야당의 당권을 잡는다면 우파 정당으로서 민주당과 차별화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지금은 서로를 비난할 때가 아니라, 이재명 정부와 민주당에 맞서 똘똘 뭉쳐야 할 때라는 것이 전 씨의 판단이다.
    ▲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한동훈, 나경원, 안철수,양향자 선대위원장이 대선을 하루 앞둔 지난달 2일 서울광장에서 열린 피날레 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다음은 인터뷰 전문.

    ▲국민의힘에 입당한 계기가 궁금하다.

    "지난 대선에서 한동훈 전 대표가 선거운동 중 한 말을 봤다. 그는 당원을 모으며 '꼭 국민의힘에 가입해 달라'고 반복해서 말했다. 그 모습을 보며 나도 당원으로 가입해 당을 바꿔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내가 운영하는 유튜브를 통해서도 '우리도 가입하자'고 독려했다. 지금은 수만 명의 윤석열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당원으로 가입했다."

    ▲한동훈 전 대표를 보고 가입을 했다는 것인가.

    "친한계는 보수·우파의 가치관과 거리가 멀다. 사실상 민주당과 다르지 않다고 본다. 민주당과 손잡고 늘 무엇인가 하지 않았는가. 실제로 민주당과 함께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했고,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에는 당론을 어기면서 내란특검에도 찬성했다. 이런 행태를 보면, 그들(친한계)이 국민의힘의 주류 세력이 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친한파는 민주당의 2중대다. 그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빨리 민주당으로 가라'는 것이다."

    ▲어떤 가치를 표방하고 전당대회서 어떤 역할을 할 생각인가.

    "한미동맹, 자유민주주의, 자유시장경제, 법치, 공정, 상식, 인권, 가정을 소중히 여기는 가치를 추구한다. 이것이 바로 정통 보수·우파가 나아갈 방향이다. 어떠한 역할을 할지 아직 고민 중이다. 현재 평당원으로서 뜻을 같이하는 당원들과 함께 전체적으로 움직이려 한다. 평당원들이 함께 움직인다면 우리도 무언가를 할 수 있다고 본다. 우리와 뜻을 같이하는 당대표와 최고위원을 지지하고, 당의 체질을 바꿔나가야 한다."

    ▲윤희숙 혁신위원회가 당을 혁신하겠다고 한다. 혁신 방향을 어떻게 보나.

    "윤희숙 위원장은 보수·우파 지지층의 지지를 별로 얻지 못하고 있다. 지금은 반성과 사과보다 이재명 정부와 민주당에 맞서 뭉쳐야 할 때다. 그런데 당내에서는 전한길과 싸우려고 한다. 그건 아니지 않나. 심지어 민주당은 범죄자와도 똘똘 뭉친다. 그런데 국민의힘은 조금만 불편한 상황이 생기면 우왕좌왕한다. 나는 그런 혁신 자체에 반대한다."

    ▲국민의힘에서는 전당대회를 여론조사 100%로 치르자는 주장도 나온다.

    "말도 안 되는 소리다. 당의 주인은 당원이다. 당원의 목소리가 반영되지 않는 전당대회를 치른다면 정당이 존재할 이유가 있는지 묻고 싶다."

    ▲현재까지 이재명 정부, 어떻게 평가하나.

    "최악이다. 한미동맹이 벌써 흔들리고 있지 않나. 안보가 흔들리니 외교는 참사를 맞고 있다. 그 결과가 결국 '관세 폭탄'으로 돌아왔다. 미국과의 외교가 흔들리며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한국 기업들이 벌써 떨고 있지 않나. 민주당은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관세 협상에 나섰을 때조차 차기 정부로 넘기라고 했다. 하지 말라는 것이었다. 결국 그런 판단이 패착이 되어 오늘날 위기를 불러왔다.

    게다가 지금은 돈을 나눠주며 지지율을 끌어올리고 있다. 당장 주가가 오르니 이재명 대통령이 잘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실제로 매우 위험하다. 베네수엘라도 똑같은 길을 걸었다. 단기적으로 돈을 풀어 인기를 얻을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 심각한 위기를 초래할 것이다."
오승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