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 탄 전 美대사 접견, 특검 조치로 무산"특검 결정 악의적 … 만남 막은 건 어리석어""구속 힘들지만 동지들과 끝까지 싸울 것"
  • ▲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9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출석하는 모습. ⓒ사진공동취재단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인 윤석열 전 대통령이 모스 탄 전 미국 국무부 국제형사사법대사에게 보낸 옥중 서신이 공개됐다.

    17일 '전한길뉴스'를 통해 공개된 편지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은 "갑작스러운 특검의 접견 금지 결정으로 만나지 못해 아쉽습니다"라며 "이미 교정 당국과 접견 약속을 잡았는데도 저와 탄 대사의 만남을 막으려고 전격적인 접견 금지 결정을 내린 것은 악의적이고 어리석은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특히 윤 전 대통령은 글로벌리즘에 대해 "공산주의, 네오 마르크즘, 완전히 구축된 전위주의 독재 체제, 초국가 경제 권력은 그렇게 만만치 않았다. 위장된 민주주의, 부정부패 카르텔, 허위 선동과 가짜 뉴스, 이들과 결탁하고 이들에 기생하는 지식산업들이 창궐하고 많은 이익 추종자들을 만들어 냈다"고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이어 "글로벌리즘은 거대한 기득권 카르텔을 구축해 국가도, 주권도, 자유도 거기에 매몰되고 이제는 쉽게 빠져나올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탄 대사와 미국 정부는 세상의 정의를 왜곡하는 이러한 세력, 그들이 구축한 시스템과 대척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며 "나의 대선 출마 선언(2021.6.29)과 대통령 취임사(2022.5.10)에도 이러한 인식과 철학이 잘 드러나 있다"고 적었다.

    그는 "나는 최근 재구속돼 하루하루의 일상과 상황이 힘들지만 늘 하나님께서 함께 하심을 믿고 있다"며 "세상을 정의롭게 변화시키기 위해 싸우는 모든 동지들에게 우리 함께 격려와 안부를 전합시다"라고 밝혔다.

    윤 전 대통령은 전날 탄 전 대사와 접견을 할 계획이었으나, 특검이 접견을 금지하면서 무산됐다.

    이후 윤 전 대통령 측 김계리 변호사는 윤 대통령을 접견하며 탄 전 대사가 보낸 영문 편지 원문과 번역본을 전달했다.

    윤 전 대통령은 자필로 답장을 작성했으나, 구치소 규정상 수용자가 작성한 서신은 당일 반출이 허용되지 않아 김 변호사가 편지 내용을 현장에서 직접 옮겨 적어 외부로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전 대통령은 같은 날 법원에 구속적부심사를 청구했다. 이번 편지는 윤 전 대통령이 구속적부심을 앞두고 지지자들에게 구속의 부당성을 알리고 지지층 결집을 모색하기 위한 의도가 담긴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탄 전 대사는 도널드 트럼프 1기 미국 행정부에서 국제형사사법대사를 역임했고, 현재 리버티대 교수로 재직 중이다.

    탄 전 대사는 국제선거감시단 활동을 통해 한국의 선거 제도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며 주목을 받았다.
조문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