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숙 혁신위원장의 '거취 표명' 요구에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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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토론회를 공동주최한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11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한미 통상협상 카운트다운 : 관세전쟁 속 대한민국 국익을 위한 산업계-국회 비상토론회'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정상윤 기자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윤희숙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의 거취 표명 요구에 대해 "자해 행위"라고 비판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을 반대한 것이 계엄 옹호가 아닌데도 정부·여당의 '프레임'에 따라 총구를 자당 의원에게 겨누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나 의원은 17일 페이스북에 "대한민국의 주적이 북한이 아니라는 더불어민주당 장관 후보자들처럼 우리 당의 주적은 민주당이 아닌 동료 의원과 자당 지지층인가"라는 글을 올렸다.
그는 "벼락 같았던 비상계엄 이후 당이 갈팡질팡하고 속수무책일 때 중심을 먼저 잡은 건 국민"이라며 "우리 당 지지층의 약 80%, 그리고 40%에 가까운 국민이 탄핵은 답이 아니라고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나는 절차적 민주주의에 대한 소신을 지키기 위해, 의사 결정의 민주적 정당성이 결여된 탄핵에 동의할 수 없었기에 그들과 함께 민주당에 맞서 싸웠다"며 "그 힘이 바탕이 돼 40%가 넘는 대선 득표율을 얻을 수 있었고 보수 궤멸의 최악의 상황은 막아냈다"고 했다.
나 의원은 또 "그런데 정작 최악의 상황은 대선이 끝나고 벌어지고 있다"며 "민주당 프레임처럼 탄핵을 반대했다는 이유로 계엄을 옹호한 것으로 몰아 법적 책임을 이야기하고, 사과를 종용하고, 거취를 결단하라고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탄핵에 반대했고 우리 당을 대선에서 지지해줬던 40% 국민에 대한 배신이자 소신 없는 정치인의 자기부정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전날 윤 위원장이 나 의원과 윤상현·장동혁 의원,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에게 공개적으로 "스스로 거취를 밝히라"라고 요구한 데 대한 비판이다.
나 의원은 "탄핵을 반대한 국민들 모두가 계엄을 옹호한 것이 아니다"라며 "폭주기관차 같이 내달렸던 민주당의 줄탄핵, 카톡검열과 민주파출소 같은 반헌법적 발상을 민주주의에 대한 중대한 위협으로 판단했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탄핵이 되고 대선을 졌다고 해서 그러한 국민의 뜻까지 모두 사라진 것은 아니다"라며 "입맛에 맞는 지지층이 아니라고 부끄럽다며 무시하고 민주당이 정한 길대로 순응하고 반성문만 쓸 거라면 우리 당은 왜 존재하나"라고 했다.
나 의원은 "민주당이 눈에 가시처럼 여기는 사람들 몇몇을 제물 삼아 불출마 선언으로 쳐낸다고 내란당 프레임이 없어지지 않는다"며 "확고한 보수 가치와 폭넓게 공감받는 아젠다 없이 반민주 플랫폼으로 전락해 구심력 없이 분열하는 것, 그것이 우리 당 문제의 본질"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압도적 힘을 가진 여당에 맞서기 위해 모래알 같은 107명을 어떤 가치로 묶어낼 것인지, 더 많은 국민께서 공감할 수 있는 아젠다를 어떻게 만들어낼 것인지, 그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혁신의 요체가 돼야 한다"며 "우리의 존재 이유와 존립 기반을 스스로 무너뜨리는 자해 행위는 제발 그만 멈추자"고 호소했다.

손혜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