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파 정치 비판하며 탄반 인사 4인 공개 거론친한계로 불리는 인사는 1차 쇄신 명단서 빠져 당 내부 반발 … "민주당이 짠 프레임에서 혁신"
  • ▲ 윤희숙 국민의힘 혁신위원회 위원장이 16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윤희숙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당내 계파 정치 청산을 주장하며 1차 혁신 대상자를 공개 거론했다.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나경원·윤상현 의원 등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에 반대했던 인사들이 거취 압박을 받게 된 것인데, 당내에선 혁신위가 균형감각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한다.  

    윤 위원장은 17일 국회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지고 "3년 전에는 친윤계파가 등장하여 당 의사결정을 전횡하더니 소위 친한이라는 계파는 지금 언더73이라는 명찰을 달고 버젓이 계파이익을 추구하고 있다"면서 "당이 망해가든 말든 계파만 챙기면 그만이라는 사익추구정치 때문에 당이 망할 것 같 아 당헌에 계파금지 원칙을 박아넣은 게 불과 두달 전"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윤 혁신위원 1차 인적 쇄신 명단을 직접 공개했다. 윤 위원장은 "나경원·윤상현·장동혁 의원,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은 스스로 거취를 밝히라"고 했다. 

    이들을 쇄신 명단에 올린 이유도 설명했다. 윤 위원장은 "사과하기는커녕, 오히려 사과할 필요도 없고 인적쇄신의 필요도 없다며 과거와의 단절 노력을 부정하고 비난했다"면서 "윤 전 대통령 부부와 제대로 단절하라는 당원들의 여망을 배신하고 오히려 더 가깝게 붙으려는 움직임까지 있었다"고 했다. 

    계파 청산을 위해 계파활동금지 서약서를 국민의힘 소속 의원 전원이 제출하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그는 "20일에 의원총회를 연 다고 하는데 이 자리에서 107명 의원 전원은 계파활동을 근절하고 당의 분열을 조장 하지 않겠다는 결의를 하고 서약서를 제출하라"고 말했다. 

    하지만 윤 전 대통령의 탄핵에 반대했던 인사들만을 쇄신 대상에 올리면서 당 내부에서는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 혁신위가 특정 생각을 가진 인사들을 겨냥한다면 이 또한 계파 정치로 오해를 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장 송 비대위원장이 불편한 감정을 드러냈다. 그는 "특정 계파를 몰아내는 식으로 접근하면 당연히 필패다. 어떤 사람 내친다든지 하는 건 혁신의 최종 목표가 아니지 않느냐"고 했다. 

    혁신위가 2차 인적 쇄신 대상자에서는 친한계 인사들을 거론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당장 당내 복잡한 역학 구도를 외면하고, 특정 정치적 판단에 묶어 청산하자고 할 경우 오히려 혁신을 하려다 당이 쪼개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권성동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권영세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롯해 이철규 의원 등 정작 윤석열 정부에서 실세로 평가받던 인사들이 빠진 점도 비판 대상이 되고 있다.

    실제 1차 혁신안에 들어간 나경원·장동혁 의원은 윤석열 정부에서 수혜를 입었다는 평가를 받지 않는다. 나 의원은 윤 전 대통령과 전당대회 출마 등으로 갈등을 빚고 대통령실에 공격을 받기도 했다. 장 의원은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의 최측근으로 활동하다 탄핵 정국에서 결별하고 탄핵 반대를 외쳤던 인사다. 

    국민의힘의 한 중진의원은 16일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윤 전 대통령의 바보같은 계엄은 비난받아 마땅하지만, 지금 그 이후 각자 의원들의 정치적 판단에 책임을 묻는 게 말이 되느냐"면서 "지금 혁신위는 우리당이 어떤 지지층을 대변하고 어디를 중심으로 외연을 확장할지 고민하며 혁신을 하는게 아니라 민주당이 깔아놓은 '사과' '탄핵 반대는 절대악'이라는 프레임 안에서 스스로 놀아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오승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