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 옥중 메시지 … "박찬대 의원 대표 돼야"이재명, 과거 金 향해 "내 분신과도 같은 사람""金 메시지 적절치 않아 … 국민 눈높이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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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명 대통령(왼쪽)이 2019년 12월 열린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오른쪽)의 저서 출판기념회 참석했을 때 모습.ⓒ김용 전 부원장 블로그
이재명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로 일컬어지는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최근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를 지지하는 옥중 메시지를 냈다.
정치권에서는 감옥에 있는 이 대통령의 최측근의 메시지가 당권 경쟁에 영향을 미칠 만큼 '명심(明心·이 대통령의 의중) 마케팅'이 극에 달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 전 부원장은 최근 옥중에서 "박찬대 의원이 당대표에 선출되기를 응원한다"며 박 후보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더민주경기혁신회의 상임대표인 오동현 변호사는 지난 14일 페이스북에 "김용 (전) 부원장 접견을 다녀왔다"며 이같은 김 전 부원장의 옥중 메시지를 전했다.
오 변호사에 따르면 김 전 부원장은 "정권 교체에 최선을 다해줬고 국민들이 원하는 검찰개혁·내란 세력 척결을 조속히 완결하겠다고 약속해준 박찬대 의원에게 감사하고 당대표에 선출되기를 응원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대로 된 검찰개혁은 제도 개혁 및 조작 검찰의 인적 청산이 수반돼야 한다"며 "내란 수괴 윤석열 구속에 그치지 말고 윤석열 수하 및 정치 검찰들이 반드시 단죄를 받아 역사의 심판을 받을 수 있도록 힘내주길 바란다"고 했다.
다만 오 변호사의 해당 페이스북 글은 현재 볼 수 없는 상태다.
'분당 리모델링 추진 연합회장' 출신인 김 전 부원장은 이 대통령이 과거 "제 분신과 같은 사람"이라고 표현할 만큼 측근 중의 측근으로 평가받는 인물이다. 그는 2010년 이 대통령이 성남시장에 처음 당선됐던 해에 성남시의원이 됐고, 4년 뒤 이 대통령이 재선했을 때 김 전 부원장 역시 성남시의원에 재선했다.
또 2018년 이 대통령이 경기도지사에 당선된 후에는 인수위원회 대변인을 거쳐 경기도 대변인으로 발탁돼 이 대통령을 지근 거리에서 보좌했다. 2022년 대선에선 총괄본부장으로 이 대통령의 조직을 총괄했고, 이 대통령이 민주당 당 대표가 됐을 때 민주당의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의 부원장을 맡았다.
하지만 김 전 부원장은 대장동 민간업자들로부터 10억원이 넘는 불법 정치자금 및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으며, 지난 2월 2심에서도 징역 5년형을 선고받고 수감 중이다.-
- ▲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김 전 부원장의 옥중 메시지를 두고 당 안팎에서는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고개를 들고 있다. 이 대통령의 측근이자 범죄 혐의로 수감 중인 인물이 주요 당내 의사결정 과정에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것 자체가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또한 불법혐의자가 검찰개혁을 운운하는 것 또한 정부·여당의 개혁의 진정성에 흠집을 낼 수 있다는 말이 나왔다. 민주당은 지난 7일 '정치검찰 조작기소대응 TF'를 발족하고 이미 자신들과 관련된 사건을 모두 정치검찰의 조작이라고 주장, 개혁의 의도에 불신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TF는 김 전 부원장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혐의 역시 대상에 포함했다.
하지만 유력 당권 주자들도 이들의 조력을 결국 명심이라는 마케팅으로 적극 활용하는 모양새다.
이 대통령 측근의 응원을 받은 박 후보는 이날 김 전 부원장의 옥중 메시지를 전한 오 변호사 등과 대전에서 '합동유튜버 콘서트'를 개최한다.
콘서트에는 오 변호사를 비롯해 장종태·장철민 민주당 의원, 배우 이원종씨, 안진걸·이광수·박시동·임세은 씨 등 민주당 성향의 다수 스피커들이 함께한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통화에서 "이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불렸던 사람들이 대거 당권 주자들의 홍보에 활용되고 있고, 여기에 감옥에 있는 사람들까지 지지 선언을 하는 것이 국민들에게 어떻게 보이겠느냐"며 "대통령과 가깝다는 표현을 하고 싶은 마음은 알겠지만 2심에서 중형을 선고받은 사람들까지 표심 자극에 활용된다면 이런 것은 지양해야 할 일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손혜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