鄭, '국민 위헌정당 해산 심판 청구법' 발의국힘 해산 겨냥 … "내란과의 싸움에서 승리"'강선우 갑질 의혹'에는 "따뜻한 엄마" 감싸과거부터 숱한 '막말'로 논란 중심에 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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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당 대표 출마를 선언한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16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현충탑 참배를 마치고 방명록을 작성하고 있다. ⓒ서성진 기자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정청래 의원이 국회가 정당해산심판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대표 발의했다. 자신이 '내란 세력'으로 지목한 국민의힘 해산을 위한 정치적 시도를 본격화한 셈이다. 당권 경쟁이 과열되자 정 의원이 지지층 결집을 위해 강성 이미지를 부각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정 의원의 극단적 행보가 여당 대표로서의 자질과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정치권에 따르면, 정 의원은 전날 국회 본회의 의결로 위헌정당해산심판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는 헌법재판소 개정안을 발의했다. 현행법상 위헌정당해산 심판 청구 주체는 정부인데, 이를 국회로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해당 법은 국민의힘을 겨냥한 것이다. 정청래 의원실은 보도자료에서 법안 취지에 대해 "국민의힘은 '계엄해제요구안 및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에 불참하고 윤석열 체포를 방해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며 "'국민의힘 정당해산심판청구' 국회 국민 청원에 약 36만 명이 동의했지만, 현행법상 국회는 정당해산심판을 청구할 수 없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정 의원은 "내란과의 싸움에서 승리할 강력한 당대표는 내가 적임자"라며 "이재명 대통령을 지키는 총사령관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겠다"고 다짐했다. 이 대통령의 뒤를 잇는 여당 대표로서 107석을 보유한 제1야당을 해산시키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정 의원이 현시점에서 해당 법을 발의한 이유는 과열된 당대표 경쟁과 무관하지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정 의원의 경쟁자인 박찬대 의원은 내란범 배출 정당의 국고보조금을 끊는 내용이 담긴 '내란종식특별법'을 발의했다. '찐명'(진짜 친이재명계)으로 불리는 두 후보가 선명성 경쟁에 나선 가운데 정 의원이 '더 센' 법안을 발의한 것이다.
정 의원의 발언도 더욱 거칠어지고 있다. 그는 지난달 6일 조은석 특검팀이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자 "사형 또는 무기밖에 없는 내란수괴 피의자가 길거리를 활보하게 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지난 1월에도 "형사 재판하는 법원에서 윤석열은 사형을 당할 것"이라고 했다.
정 의원은 최근 보좌진 갑질 의혹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서는 "따뜻한 엄마였고 훌륭한 국회의원"이라고 두둔하는 발언을 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의 한 당직자는 "국민 관점과 보좌진 정서와 결코 다른 인식"이라며 "당대표를 노리는 정 의원의 인식 수준이 걱정스럽다"고 우려했다.
정 의원의 막말 논란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그는 2011년 자신의 SNS에 "명박박명(薄命)"이라고 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단명을 기원한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2021년에는 국립공원 내 사찰 문화재 관람료 징수를 두고 '봉이 김선달'에 비유했다가 불교계의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정 의원은 과거 문재인 전 대통령이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하자 "유대인이 히틀러를 참배한 격"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정 의원이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을 지낼 당시에는 독선적이고 고압적인 태도로 숱한 비판에 직면했다. 그는 법사위에 출석한 증인들을 향해 "천지 분간을 못하냐" "일부러 기억 안 나게 뇌의 흐름을 조작하지 마라" 등의 발언을 내뱉었다. 이에 민주당 출신인 우원식 국회의장마저 "국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던 부분이 있다"고 꼬집었다.
민주당 내에서는 직설적인 언행으로 강성 이미지가 강한 정 의원의 당대표 출마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 중도층 흡수와 당의 외연 확장에 도움이 안 된다는 이유에서다.
"강력한 파이터"를 자처한 정 의원은 야당과의 협상보다는 대치 국면을 이어 나갈 가능성이 높다. 하물며 제1야당을 해산시키기 위한 법안을 발의한 게 바로 정 의원이다.
이에 대해 민주당 출신의 한 전직 의원은 "예전부터 정 의원은 안하무인이었다. 불안불안했고 거칠기 짝이 없었다"며 "막무가내 스타일인데, 집권당 대표가 되기에는 자질이 한참 모자라다. 야당과의 협력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지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