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세 "한동훈, 지도부 이겨보려 말 안 되는 비판해"한동훈 "한덕수 옹립 작전 이해 안 돼 … 쇄신 장애물"
  • ▲ 한동훈(왼쪽) 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3월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을 예방해 환담 장소로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지낸 친윤(친윤석열)계 대표 주자인 권영세 의원과 반윤(반윤석열) 기치를 내세운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14일 공개적으로 설전을 벌였다. 권 의원은 한 전 대표가 6·3 대선에서 도움보단 방해가 됐다고 꼬집었고, 한 전 대표는 권 의원이 당의 쇄신을 가로막는 장애물이라고 맞받아쳤다. 

    권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 '전격시사'에서 한 전 대표의 전당대회 출마론을 묻자 "한 전 대표 같은 경우 (대선 경선) 2등으로 된 분인데도, 사실 선거에 이렇게 큰 도움을 주지 않았고, 오히려 어떤 면에서는 선거에 좀 방해가 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지도부의 노력을 너무나 잘 알면서도 지도부를 어떻게든 이겨보려고 말이 안 되는 비판을 해댔다"며 "이런 부분은 이 당에서 분명히 기억해야 할 부분인데, 그런 분들이 나오겠다고 하면 제도적으로 막을 방법은 없을 것"이라고 힐책했다.

    이어 "우리 국민이나 당원들이 현재 아직까지 투표하게 돼 있으니 현명하게 선택해야 할 것"이라고 대립각을 세웠다. 다음 달로 예정된 전당대회에서 한 전 대표를 지지해선 안 된다는 취지다. 

    권 의원은 당 혁신위원회를 중심으로 제기되는 '인적 쇄신' 필요성에 대해서도 반대 입장을 고수했다.

    그는 "107명이 똘똘 뭉쳐서 해도 부족할 판에 여기 떼고 저기 떼고 뭘 하겠다는지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지금 당장은 모든 사람이 힘을 합쳐 여당의 독주를 막는 데 더 노력하도록 독려하는 게 오히려 맞지 않겠냐"고 반박했다. 

    한 전 대표는 페이스북에 권 의원을 직접 언급하며 불편한 심경을 내비쳤다. 한 전 대표는 "권 의원은 새벽 무소속 후보로의 국민의힘 후보 강제 교체를 주도한 외에도 정대철 전 의원 등 민주당 출신 인사들에게 한덕수 출마 지원을 부탁하는 이해하기 어려운 행동을 했다"고 끄집어냈다. 

    이어 "도대체 왜 이렇게 무리하게 말도 안 되는 한덕수 옹립 작전을 폈는지 털어놔야 한다"며 "만약 권 의원 작전이 성공해 내란 혐의 대상자로 수사받게 될 한덕수 전 총리를 억지로 국민의힘 대선후보로 만들었다면 국민의힘은 진짜 내란당이 됐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 전 대표는 12·3 비상계엄 선포가 해제된 지난해 12월 4일 당시 '계엄 반대' 입장을 밝힌 자신에게 권 의원이 항의한 사실도 폭로했다.

    그는 "권 의원은 계엄 해제된 당일 아침 '한동훈 대표의 즉각적인 계엄 반대가 경솔했다. 대통령에게 깊은 뜻이 있었을 수 있지 않냐'라고 제게 항의했고, 똑같은 취지로 언론에 말했다"며 "한참이 지난 뒤에도 언론에 '다시 돌아가도 계엄 해제 불참했을 것'이라고도 했다"고 비난의 화살을 퍼부었다. 

    그러면서 "지금도 같은 생각인지 묻고 싶다. 지금도 같은 생각이라면 중진 의원의 그런 잘못된 생각이야말로 국민의힘의 쇄신, 재건, 화합, 무엇보다 국민의 신뢰 회복을 가로막는 장애물"이라고 직격했다.
황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