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숙, 제자 논문 표절 … 딸 불법 조기 유학강선우, 보좌진 46차례 교체 … 갑질 의혹도 정은경, '배우자 주식' 논란 … 농지법 위반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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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왼쪽부터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이진숙 교육부 장관 후보자,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뉴시스
이재명 정부 초기 장관 후보자들에 대한 각종 의혹이 연이어 터지면서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이진숙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제자 논문 표절,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는 보좌진에게 갑질,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는 이해충돌 의혹 등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들이 '자격 미달'이라며 자진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이진숙, 제자 논문 '오타'도 그대로 써
13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후보자는 충남대 건축공학과 교수 시절인 2018년 각기 다른 학회지에 두 편의 논문을 중복으로 게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두 논문은 제목과 실험 단계, 결론이 거의 유사했다.
이 논문은 몇 달 뒤 나온 대학원 제자의 박사 학위 논문과 '판박이'여서 제자 논문을 가로챘다는 의혹으로 이어졌다. 이 후보자는 제자 논문에서 '10m 정도'라고 적힌 것을 '10mwjd'라고 작성했다. 한글 '정'을 영문으로 잘못 입력해 'wjd'라고 쓴 것이다. 제자 논문에 적힌 '초례(초래)하다'라는 오타까지 그대로 자기 논문에 옮겨 쓰기도 했다.
과거 김건희 여사의 논문 표절을 끊임없이 정쟁 소재로 활용했던 더불어민주당은 이 후보자 의혹에 대해 "김건희와 같은 수준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김 여사 논문 검증을 주도했던 '범학계 국민 검증단'은 연구 윤리에 어긋나 문제가 있다고 결론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이 윤석열 정부 당시 김인철 교육부 장관 후보자의 제자 논문 표절 의혹을 공격했을 때, 김 후보자와 제자의 논문 유사도는 4%였다. 당시 김 후보자의 사퇴를 압박했던 민주당이 이 후보자에 대해선 관대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 후보자는 중학교 3학년 재학 중인 차녀를 부모 동반 없이 미국으로 유학을 보내 의무교육 기간 중 해외 유학을 제한하는 초·중등교육법을 위반하기도 했다. 이 후보자는 위법 사실을 인정하고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것으로 송구하다"고 사과했다.
아울러 이 후보자의 장녀와 차녀는 미국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까지 다녔는데, 국내 공교육이 아닌 외국 유학을 선택했다는 점에서 교육 정책을 책임지는 교육부 장관으로서 자격이 없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강선우, 보좌진에게 '변기 수리 지시' 의혹
강 후보자는 과거 보좌진에게 변기 수리, 쓰레기 처리 등을 지시했다는 갑질 의혹에 휘말렸다. 국민의힘 보좌진협의회는 "만약 사실이라면 명백한 권한 남용이자 직장 내 갑질"이라고 비판했다.
강 후보자는 "보좌진에게 집안일을 시킨 적이 없다"면서 해당 의혹을 부인했다. 하지만 SBS 보도에 따르면, 강 후보자는 당시 보좌진에게 "부탁이 있다"며 "자택 변기에 물이 심하게 새고 있으니 살펴봐 달라"고 했다. 이후 이 보좌진은 "수리를 마쳤다"고 했고, 강 후보자는 "알았다"라고 답했다.
강 후보자가 국회의원에 처음 당선된 2020년부터 올해까지 5년간 보좌진을 46차례 교체한 사실도 도마 위에 올랐다. 여기에는 강 후보자가 보좌진을 면직했다가 다시 채용했거나 승진한 사례가 포함됐을 수 있지만 이례적으로 잦은 보좌진 교체라는 평가가 뒤따른다.
2020년 스쿨존(어린이보호구역) 신호 위반자 가중 처벌 법안을 발의한 강 후보자가 2022년 스쿨존 신호·지시 위반으로 9만3100원의 과태료 처분을 받은 것도 논란이다. 강 후보자는 이 과태료를 3년간 내지 않다가 장관 인선 발표 이튿날인 지난달 24일 냈다. 강 후보자 측은 "수행비서관이 운전했고, 따라서 과태료가 의원실 소관이었다"고 해명했다.
강 후보자는 국회 보건복지위원으로 활동하던 시절 남편이 바이오 업체 B사의 감사를 겸임하면서 급여 대신 받은 스톡옵션 1만 주를 재산 신고에서 누락했다는 의혹도 있다. 또 강 후보자가 2020년 국회에서 주최한 토론회에 B사 대표가 토론자로 초대돼 이해충돌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은경 남편, 코로나 때 손소독제 주식 매수
정 후보자는 배우자가 코로나19 유행 시기에 손소독제 관련주 주식을 매수한 것으로 알려져 이해충돌 논란에 휩싸였다. 매수 시기는 정 후보자가 질병관리청장으로서 코로나 방역을 진두지휘하던 때였다. 배우자가 당시 관련 정보로 이득을 노린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정 후보자 배우자는 농지법 위반 의혹도 있다. 그는 인천에서 의사로 일하고 있지만 강원도 평창에 농지를 소유하고 있다. 현행 농지법은 직접 농사를 짓지 않으면 농지 소유가 제한된다. 2005~2008년 2필지, 2012년 1필지에 대해 농업 직불금이 각각 지급됐는데, 직불금 수령자는 정 후보자 배우자가 아닌 제3자로 알려졌다.
정 후보자는 의혹에 대해 인사청문회에서 해명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야당 간사인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은 "정 후보자는 '보도가 사실과 다르다'는 말만 반복할 뿐 주식 거래 내역 등 제출 가능한 자료조차 제출하지 않고 있다"며 "이는 청문회를 무력화하는 것이자 국민을 우롱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 외에도 기획재정부 구윤철, 중소벤처기업부 한성숙, 통일부 정동영 장관 후보자가 농지법 위반 의혹을 받고 있다. 외교부 조현, 법무부 정성호, 산업통상자원부 김정관 장관 후보자는 이해충돌 의혹으로 잡음을 일으키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진숙 후보자와 강선우 후보자를 '낙마 대상 1순위'로 지목하고 있다. 오는 14일부터 열리는 인사청문회에서 의혹을 집중 추궁할 계획이다. 하지만 후보자들이 자료 상당 부분을 제출하지 않거나 부실하게 제출해 검증에 난항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유상범 국민의힘 국민검증센터 단장은 "7가지 항목에 단 하나라도 국민적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후보자는 그 누구든 공직에 오를 자격이 없다고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7가지 낙마 기준은 세금 탈루, 부동산 투기 이력, 병역 기피 및 편법 면탈, 특혜·갑질 전력, 입시·취업 비리 연루, 논문 표절 등 학문적 부정행위, 전관 예우 및 이해 충돌 가능성 등이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고위 공직자가 '강약약강이 되어서는 곤란하다. 강선우 후보자의 갑질 의혹은 내부 폭로로 나왔다"며 "이진숙 후보자의 제자 논문 표절도 일종의 갑질이다. 제자는 항의조차 못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버틸수록 이재명 정부의 국정 동력이 떨어진다"며 "본인의 결단이 임박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이지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