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위, 10일 첫 회의 후 '사문' 발표"尹 부부 전횡 바로잡지 못한 책임 통감"
  • ▲ 윤희숙 국민의힘 신임 혁신위원장이 9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국민의힘 혁신위원회가 10일 첫 회의를 열고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이후 벌어진 계파 갈등과 관련해 고개를 숙였다. 

    혁신위는 이날 중앙당사에서 첫 회의를 마치고 '국민과 당원에게 드리는 사죄문'을 발표했다.

    사죄문에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탄핵, 친윤계 중심의 당 운영, 이준석·한동훈 전 대표 퇴출, 대선후보 단일화 시도, 계파 싸움 등이 언급됐다. 

    먼저 혁신위는 "내분으로 날을 새며 비전 마련과 정책 역량 축적을 게을리하고 절대다수 정당의 횡포와 폭주에 무력했던 것을 반성하고 사죄드린다"고 전했다.

    이어 윤 전 대통령 부부의 당무 개입에 대해서도 언급하며 비상계엄 선포를 막지 못한 것에 대해 사과했다. 

    혁신위는 "당 소속 대통령 부부의 전횡을 바로잡지 못하고 비상계엄에 이르게 된 것에 책임을 깊이 통감하며 대통령 탄핵에 직면해서는 국민 눈높이에 맞는 판단을 하지 못한 것을 깊이 반성하고 사죄드린다"며 "당의 주인이 당원임을 망각하고 특정 계파, 특정인 중심으로 당을 운영한 것을 반성하고 사죄드린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준석·한동훈 전 대표 퇴출 사건도 거론하며 당원에게 사과했다.

    혁신위는 "당 대표를 강제 퇴출시키고, 특정인의 당대표 도전을 막기 위해 연판장을 돌리고, 당대표 선출규정을 급변시켜 국민참여를 배제하고, 대선후보 강제 단일화를 시도하는 등 국민과 당원께 절망감과 분노를 안겨드린 것을 반성하고 사죄드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2024년 4월 총선에 참패하고도 당을 쇄신하지 못하고 또다시 분열로 국민과 당원을 실망시켜 드린 것을 반성하고 사죄드린다"고 덧붙였다. 

    혁신위는 '새출발을 위한 약속'이라며 당원의 신뢰를 받는 정당이 되기 위해 혁신을 거듭하겠다고 전했다.

    혁신위는 "국민의힘은 신뢰받는 정당으로 거듭나기 위해 혁신의 혁신을 계속하겠다고 약속드린다"며 "국민의힘의 주인은 당원이다. 당원과 국민의 목소리를 민감하게 반영하는 현장 중심 정당이 될 것"이라고 다짐했다. 

    아울러 "사익 추구와 우리 편 감싸기 정치 문화에서 탈피해 나라와 국민을 위한 희생과 헌신, 추상같은 자정 능력을 회복하겠다"며 "시대를 선도하는 민생 정책 역량을 강화하는 데 당력을 집중하겠다"고 약속했다. 

    혁신위는 이런 내용을 선출직 당직자와 공직자 취임 선서에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만약 이에 역행하는 일이 발생했을 경우 당원 소환제를 적극 가동해 바로잡겠다"고 강조했다. 

    혁신위는 또 "공천은 상향식으로 전환하며, 특히 '내리꽂기'의 영역이었던 비례대표는 당원 투표를 통한 상향식으로 전환하고 당세가 약한 취약 지역을 적극 배려해 명실상부한 전국 정당을 구현하겠다"며 "국민의힘이 국민을 위해 일하는 정당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기회와 용기를 주실 것을 간곡히 호소드린다"고 덧붙였다. 

    한편, 윤희숙 혁신위원장은 윤 전 대통령의 과오와 단절하는 것을 국민의힘 당헌·당규에 명시하는 방안을 전 당원 투표를 통해 추진하겠다고 언급했다. 
황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