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혁신위 출범했지만 내부서도 우려50일 시한부 혁신위, 전권 위임도 요원새 지도부 출범 직후 혁신안, 뇌관 될 가능성인적 쇄신 대상 거론만 돼도 강력 반발 조짐
  • ▲ 윤희숙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9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혁신위 활동 방향 등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을 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국민의힘이 우여곡절 끝에 혁신위원회를 출범시켰지만, 당내에서 뒷말이 무성하다. 오는 8월 전당대회로 새 지도부 선출이 임박한 상황에서 비상대책위원회가 출범시킨 '50일 혁신위'가 어떤 긍정적인 효과를 낼 수 있느냐는 회의론이 나온다.

    국민의힘의 한 초선 의원은 10일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결국 비대위가 또 보여주기식으로 혁신위란 이름을 붙여 허겁지겁 출범시켰다고 밖에 볼 수 없다"면서 "권한도 명확히 하지 않고 기한도 못박아 놓고 어떤 혁신을 바란다는 것도 무리가 아니냐"고 지적했다.

    앞서 국민의힘은 전날 윤희숙 여의도연구원장을 혁신위원장에 임명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혁신위원장을 고사하고 당대표에 출마하겠다고 밝힌 지 이틀 만이다. 혁신위 활동 기한은 다음 달 31일까지다.

    하지만 혁신위가 어느 정도의 권한을 가질지에 대해선 양측이 정확히 조율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윤희숙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은 전날 전권을 부여받았는지 묻자 "전권을 받고 안 받고가 중요하지 않다"면서 "국민 눈높이에 맞는 혁신안을 제안했을 때 만약 지도부가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우리 당은 다시 일어나지 못한다. 그러므로 전권 이야기를 할 때가 아니라는 말"이라고 강조했다.

    안 의원이 물러난 이유로 꼽힌 지도부의 '쌍권'(권영세·권성동) 조치 거부에 대해서도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윤 위원장은 "우리 당원은 특정인에게 칼을 휘두를 권한을 어떤 개인에게도 준 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한 차례 혁신위원장이 자리를 박차고 나가면서 홍역을 겪은 상황에서, 혁신위가 차기 지도부에 정치적 부담만 가중시킬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민의힘은 8월 중순 전당대회를 기정사실화하며 새 지도부 출범이 임박한 상황이다. 하지만 갓 출범한 당 지도부가 혁신위의 혁신안을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게다가 당권 주자 중 누가 당대표로 당선되더라도 곧바로 혁신위 기한 종료 시점과 맞물리며 부담스러운 혁신안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시간표가 됐다.

    결국 당에서는 무리한 혁신위 추진이 자칫 역효과를 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짧은 기간 특정 인사의 용퇴 요구 등 파격적인 혁신안을 내놓는다면, 당에선 내홍이, 그렇지 않다면 밖에서 '혁신 의지가 없다'는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안 의원이 추진한 '쌍권 탈당' 조치 요구가 알려지자 권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권 전 원내대표는 즉각적으로 반발했다. 안 의원의 행태가 오히려 혁신 대상이라며 비판도 퍼부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의 한 중진 의원은 "지도부가 빨리 당을 수습해야 한다는 마음에 혁신위를 띄우다 약간 포지션이 애매해졌다"며 "활동 기간 자체가 짧은 시한부 혁신위가 파격적인 제안을 내면 당내 갈등이 불가피하고, 반대로 두루뭉술하게 흐르면 오히려 강한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오승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