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드웰, 철수대상으로 순환배치 전투여단-보병2사단-전투기 2개 대대 거론중국과 분쟁시 한국의 반대로 주한미군 활용 못 하는 점 지적하며 철수 주장"무임승차하는 동맹들이 안보 스스로 책임지게 해야…결국 거의 다 철수 필요"
-
-
- ▲ 경기 동두천시 캠프 케이시에서 열린 주한미군 순환배치 여단 임무 교대식에서 태극기와 성조기가 나란히 놓여 있다. 250618 ⓒ연합뉴스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의 수석보좌관을 지낸 인사가 현재 2만8500명 규모의 주한미군을 1만명 수준까지 대폭 감축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놨다.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댄 콜드웰 전 수석보좌관은 제니퍼 캐버노 선임연구원과 공동 집필해 9일(현지시각) 미국 싱크탱크 국방우선순위(Defense Priorities)에 공개한 보고서 '글로벌 군사태세를 미국의 이익과 일치시키기'에서 "동아시아 미군의 태세는 중국의 힘과 균형을 맞추고 미국의 이익을 보호하는 데 초점을 맞춰 재조정돼야 한다"면서 이같이 제안했다.
콜드웰 전 보좌관 등은 "권장되는 변화는 한국에서 지상군 대부분과 (4개 전투비행단 중) 2개 편대를 철수하고, 미군을 중국 해안에서 멀리 이동시키며 일본과 필리핀 같은 동맹국에 더 많은 최선선 방어 책임을 이동하는 것이 포함된다"고 적었다.
이들은 "한국은 북쪽의 이웃 국가보다 재래식 군사에서 상당한 우위를 점하고 있기에 당장은 아니더라도 단시일 내 미군의 지원 없이도 효과적으로 스스로를 방어할 수 있어야 한다"며 "그렇다면 미 지상군과 공군을 포함한 군사 규모를 한반도에서 축소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이건 한국에서 분쟁이 발생한 경우 미국이 다른 지역 작전을 위해 주한미군기지를 사용할 수 있는 제한 없는 비상접근권을 제공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며 "국지전이 발생한 경우 한국에 남아있는 병력은 (참전이) 배제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현재 미군의 태세는 너무 공세 지향적이며 중국 국경과 너무 가까이 자리 잡고 있어 중국의 공격을 억제하기보다는 긴장 고조를 유발할 가능성이 크고, 분쟁이 발생할 경우 미국 인력과 자산이 생존할 가능성이 작다고 진단했다.
중국과의 경쟁이라는 미국의 최우선 전략 목표에 주한미군이 효과적으로 이바지하기 어려운 구조적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해당 제안은 동맹국들이 자국 방위에 더 큰 책임을 져야 한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요구와도 맞닿아 있다.
실제 이들은 "미국의 동맹과 파트너들의 무임승차가 여전히 문제"라며 "한국이 여러 미국의 동맹보다 국방에 더 많은 돈을 쓰긴 하지만, 주요 전투 지원 역량 일부를 계속해서 미국에 의존한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주한미군기지 안보와 연관되지 않은 모든 지상 전투부대를 감축할 것을 권고한다. 여기엔 육군의 통신·정보·본부부대와 일부 지원·유지부대도 포함된다"며 "이는 순환배치된 여단 전투단과 육군 전투항공부대를 포함해 대부분의 제2보병사단을 한국에서 철수시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육군뿐만 아니라 "한국에 주둔 중인 두 개의 전투비행단을 미국 본토로 복귀시키면서 주한미군 항공전력도 감축해야 한다"면서 항공 정비 및 기타 지원부대 인력 약 3분의 1 역시 복귀 대상이라고 언급했다.
콜드웰 전 보좌관 등은 "이렇게 되면 주한미군 전체 병력의 50% 이상이 감축돼 약 1만명과 2개 전투비행단 그리고 지원병력만 남게 된다"면서 전투작전 책임은 한국이 맡고 지상군은 주로 지원업무를 담당한다고 설명했다.
나아가 미국이 주한미군기지를 중국과 분쟁 등에 활용하는 것을 한국이 계속 제한한다면 "결국 남아있는 전투기와 대부분 지상군 등에 대해 추가적인 감축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주한미군 감축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점차 높아지고 있지만, 이번과 같은 대규모 감축 제안은 드물었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주한미군 2만8500명 중 4500명을 다른 지역으로 배치하는 방안이 국방부 내에서 이뤄지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콜드웰 전 보좌관은 전직 트럼프 행정부 인사지만,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헤그세스 장관 측근으로 활동했다. 이른바 '시그널 게이트' 이후인 4월 보안 유출 책임과 관련해 사임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유럽과 중동에서 미군을 감축하고 동맹과의 관계를 재정립해야 한다는 '현실주의 노선'을 추구하는 인물로 알려졌다.
해당 보고서 내용이 트럼프 행정부 정책에 실제로 반영될지가 관건이다.
미국 국방부는 공식적으로 주한미군 감축 계획을 부인했으나, 헤그세스 장관의 핵심 참모였던 콜드웰 전 보좌관을 비롯한 보고서 저자들은 이 내용을 트럼프 행정부 관리들과 논의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성재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