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전 국힘 비대위원장, 2021년 SNS에 '팬덤 정치의 교훈' 글 트럼프 대통령을 "선동, 우민, 광인 정치의 극명한 사례"라 비판김종인, 좌우 넘나들며 '신뢰도' 문제 지적도
  • ▲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이종현 기자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대미특사로 내정된 것을 두고 정치권과 외교가에서 '부적격'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김 전 위원장이 과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광인 정치'라고 비판한 전력이 있어 상호 관세, 안보 등 미국과 민감한 현안을 논의하기에는 적합한 인물이 아니라는 것이다.

    9일 정치권에서는 김 전 위원장이 과거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한 글이 회자되며 강하게 논란이 됐다. 

    김 전 위원장은 2021년 자신의 SNS에 '팬덤 정치의 교훈'이라는 글을 올리며 트럼프 대통령을 "선동, 우민, 광인 정치의 극명한 사례"라고 비판했다.

    김 전 위원장은 당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의 의회 의사당 점거 사태를 언급하며 "트럼프는 이런 폭동을 선동한 내란 혐의까지 받고 있어 퇴임 후 평온한 생활을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과 집권 그리고 퇴임 과정은 최근 몇 년간 전 세계에 유행처럼 번진 팬클럽 정치, 진영 논리에 입각한 선동 정치, 우민 정치, 광인 정치의 극명한 사례를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김 전 위원장의 관측과 달리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미 대선에서 재임에 성공했다.

    외교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관세와 안보 협력을 두고 각국에 압박을 가하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원색적으로 비난한 이력이 있는 김 전 위원장을 대미특사로 보내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특사단은 특히 관세와 정상회담 일정 등 굵직한 현안을 논의하는 역할을 맡을 것으로 알려져 김 전 위원장의 내정은 위험 부담이 따른다는 지적이다. 이번 대미특사단에는 김 전 위원장을 비롯해 더불어민주당의 이언주 최고위원, 김우영 의원 등이 내정됐다.

    일각에선 김 전 위원장이 우파와 좌파 진영을 넘나든 '실용주의자'로 평가하기도 하지만, 바로 이러한 이력 때문에 정치적 일관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여권에서도 신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민주당의 한 의원도 이 대통령에게 이러한 우려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출신의 김건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한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이 대통령은 다른 진영에 계신 분들을 다 (특사단 내정을) 해서 '우리의 대미 외교라는 건 총체적인 것이다, 전 국민의 지지를 받는 외교를 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한 것 같다"며 "그런데 효과는 크지 않을 것 같다"고 평했다.
손혜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