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칙적 합의'로 50% 관세 현실화 방어 우선10% '기본관세' 받고 기타 추가 관세 면제 요구"EU, 정치적 협의 이상의 능력 있는지 의문" 우려
  • ▲ 미국-EU 관세협상. 사진=EU 무역담당 집행위원 SNS. ⓒ연합뉴스

    유럽연합(EU)은 9일(현지시각)까지 '트럼프 관세'에 대한 원칙적 합의를 목표로 미국과 막판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7일 밝혔다.

    AFP·블룸버그통신,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스테판 더케이르스마커르 EU 집행위원회 수석부대변인은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날 통화에서 "좋은 의견을 나눴다"며 "모든 수준에서 합의를 이루기 위해 작업 중"이라고 전했다.

    올로프 길 무역담당 대변인은 "수요일(9일)까지 최소한의 원칙적 합의에 도달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미국과 유럽의 대표들은 뼈대만 남은 무역협정을 놓고 계속 협상을 벌이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위협한 50% 관세를 EU 상품에 부과하지 않기 위한 협정은 미국 정부가 수요일까지 마무리할 예정인 몇몇 협정 중 하나"라고 보도했다.

    영국 가디언도 "EU는 지난주 포괄적 무역협정 달성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인정했다"며 "그들은 대신 '원칙적 합의', 즉 기본적 합의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원칙적 합의로 우선 50% 관세 현실화를 막은 뒤 추가 협상을 이어나간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한국과 일본 등 10여개국에 부과하는 상호관세율을 새로 책정해 각국에 보낸 서한을 공개했으나, EU는 포함되지 않았다.

    EU는 내달 1일로 연장된 관세 유예기간 이후에도 최종 협상 타결 때까지 기본관세 10%를 유지하는 내용의 예비 협정을 체결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폰 데어 라이엔 집행위원장은 3일 "워낙 큰 규모여서 (현상 시한인) 90일 내 세부적으로 협상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말한 바 있다.

    블룸버그는 소식통을 인용해 EU가 항공기와 항공기 부품, 와인, 주류 등 핵심 품목에 대해 10% 기본관세 면제를 요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25%), 철강·알루미늄(50%)에 부과된 품목 관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예외 조치도 요청하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4월 EU산 수입품에 20%의 상호관세를 매기겠다고 발표했다가 9일 0시(미국 동부시간)까지 유예했다. 5월에는 "EU는 미국을 갈취하기 위해 만들어진 조직"이라면서 6월부터 50%의 관세를 부과한다고 했다가 또 연기했다.

    애초 8일까지였던 상호관세 유예기한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에 따라 내달 1일로 공식 연기됐다. 이때까지 양측 협상에 성과가 없으면 EU산 물건에 50%의 상호관세가 붙을 수 있다.

    가디언은 "EU가 10% 기본관세와 자동차·철강·알루미늄에 대한 기타 관세를 유지한 채 협상을 연장하기 위한 정치적 협의 외에 다른 것을 체결할 수 있는 능력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고 했다.
성재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