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한, 安 혁신위 첫 삽 뜨기도 전에 부정적 전망 혁신 가능성 낮게 보며 당 인적 쇄신 요구당내선 친윤 청산과 친한 청산 기류도 존재"친윤-친한, 모두 당 망쳐 … 동반 청산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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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와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4월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후보자 선출을 위한 3차 경선 진출자 발표에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이종현 기자
국민의힘이 '안철수 혁신위'를 띄우며 전열 정비에 나섰지만, 당내 친한(친한동훈)계 인사들은 부정적 전망을 쏟아내고 있다. 야당 내에서는 아직 첫 삽도 뜨지 않은 혁신위를 향한 비판은 당이 망하길 원하는 '내부 총질'이라고 지적한다.
친한계로 평가받는 김종혁 국민의힘 고양시병 당협위원장은 4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메스가 없는데 어떻게 메스를 가하느냐"면서 "송언석 당대표 권한대행이 전권을 주시겠느냐. 혁신위 안이 아무리 무슨 지고지상의 것들을 만들어내도 당에서 그걸 당대표하고 당이 밀어주지 않으면 아무 의미 없다"고 했다.
앞서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2일 당의 혁신위원장 제안을 수락했다고 밝혔다.
그는 "국민의힘은 지금 사망 선고 직전의 코마 상태에 놓여 있다. 악성 종양이 이미 뼈와 골수까지 전이된 말기 환자여서 집도가 필요한데도 여전히 자연 치유를 믿고 있는 모습"이라며 "저 안철수가 메스를 들겠다. 과거 잘못을 철저히 반성하고 냉정히 평가하겠다. 보수 정치를 오염시킨 고름과 종기를 적출하겠다"고 했다.
안 의원은 이번 주말 혁신위원 인선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오는 7일 혁신위를 공식 출범시키고, 9일 첫 회의를 여는 것이 목표다.
김 위원장은 안 의원이 혁신위원장 제안을 받아들인 이유를 자기 정치를 위해서라고 깎아내렸다.
김 위원장은 "어차피 이번에 나오셔도 안 되지 않습니까"라며 "지금 뭔가 혁신안 같은 걸 멋있는 걸 내놓으셔서 그렇게 본인의 이미지 확실하게 만들어 놓는 게 더 낫지 않겠냐는 그런 설득이 있었는지, 혹은 본인이 그렇게 생각했는지 알 수는 없지만"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친한계 인사들은 안철수 혁신위가 국민의힘의 중진 의원들을 용퇴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우재준 국민의힘 의원은 "솔직히 말해서 지금은 이제 인적 쇄신에 대한 이야기가 나와야 한다"며 "구체적으로 안철수 위원장이 꼭 혁신안으로 담아야 할 것 중에 하나가 중진 선배들의 차기 총선 불출마 정도는 담아야 국민들의 눈높이에 맞는 변화와 반성이라는 것을 우리가 설득할 수 있다"고 했다.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도 "지금까지 당을 어렵게 만든 친윤 핵심들이 2선으로 물러나고 새로운 목소리로 국민들에게 어필을 해야 국민이 '저 사람들 좀 바뀌었네' 이렇게 보는 것"이라고 했다.
친한계의 타깃이 된 국민의힘 일부 중진 의원들은 자신들의 용퇴를 결정할 테니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와 친한계 의원들도 책임을 통감하고 용퇴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고비마다 민주당과 같은 논조로 당내를 비판한 데다, 지난 대선에서 김문수 전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를 적극적으로 돕지 않았다는 논리도 나온다.
영남 지역의 한 국민의힘의 중진 의원은 "인적 쇄신이 신호탄이 돼야 한다는 것에 동의한다"며 "윤석열 전 대통령과 가까웠고 정권 운영에 주도적인 역할을 하신 분들이 용퇴하고 여기에 맞춰 윤석열 정부와 떼려야 뗄 수 없는 한동훈 전 대표, 당에 소금을 뿌리는 친한계로 불리는 의원들까지 모두 함께 당에서 떠나는 것이 진정한 인적 쇄신이 되지 않겠느냐"고 밝혔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관계자는 "자기 맘에 안 들면 당이 세운 후보도 제대로 돕지 않고 지역에서도 모르쇠 하는 것을 많은 사람이 지켜봤다"면서 "친윤(친윤석열)계로 불리는 분들이 기득권으로 당에 부정적 영향을 줬고, 물러나야 한다는 것에 적극 동의하지만 그 자리를 친한계라고 하는 사람들이 차지할 수 없다. 그분들(친한계)도 비슷한 지분으로 나라와 당을 망친데 일조했고 동반 청산돼야 한다는 게 우리 지지층의 여론"이라고 설명했다.

오승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