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전쟁 신속 중단 요구에 푸틴 "목표 포기 없다"러 "美 우크라 일부 무기 공급 중단 관련 논의 없었다"트럼프 2기 출범 후 6번째 통화…이란-시리아 문제 등도 논의
  •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3일(현지시각) 한 시간가량 전화통화를 했지만, 우크라이나전쟁 관련 논의는 평행선을 달렸다.

    리아노보스티·AFP통신,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유리 우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전쟁을 "신속하게 중단하라"고 촉구했으나, 푸틴 대통령은 "목표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가 협상을 통한 정치적·외교적 해결책을 모색할 준비가 됐다면서도 "러시아는 현재 사태를 초래한 근본 원인을 제거하는 것을 달성할 것"이라며 "이런 목표를 포기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러시아가 자국의 안보이익과 전략적 목표가 충족되지 않는 한 우크라이나전쟁을 멈추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우샤코프 보좌관의 설명으로 미뤄 두 대통령은 이번 통화에서 우크라이나 휴전에 관한 합의에 진전을 보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간 휴전을 중재하려는 자신의 노력에 푸틴 대통령이 협조하지 않는다는 불만을 표출해왔다.

    우크라이나는 조건 없는 휴전을 요구하고 있지만, 러시아는 근본 원인 제거가 먼저라고 맞서고 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나토) 가입 추진 등이 갈등의 근본 원인과 관련 있다고 주장한다.

    이번 통화는 미국 국방부가 군수품 재고 부족을 사유로 우크라이나에 대한 일부 핵심무기 선적을 중단한다고 발표한 가운데 이뤄져 국제적인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우샤코프 보좌관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무기지원 중단 문제가 이번 통화에서 논의되지 않았다고 확인했다.

    타스통신은 두 정상이 우크라이나 문제를 비롯해 중동 지역 정세, 미·러간 경제협력 프로젝트, 문화 교류 일환으로의 영호 상호 교환 등 다양한 사안을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푸틴 대통령은 미국 독립기념일에 대한 축하 인사를 전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추진 중인 경제 입법 계획에 대해 푸틴 대통령에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과 중동 상황에 관해서는 상세한 논의가 이뤄졌다고 그는 설명했다. 이는 14일 통화에서 이스라엘의 대(對)이란 군사작전 이후 고조된 중동 긴장을 논의한 것의 연장선으로 보인다.

    우샤코프 보좌관은 "러시아는 모든 분쟁, 이견, 갈등이 정치적·외교적 수단을 통해서만 해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면서 러시아와 미국이 이 문제에 대해 각급 수준에서 연락을 유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두 정상의 대면회담에 관해 구체적인 논의는 없었으며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열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3차 협상의 구체적인 날짜에 관해서도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우샤코프는 밝혔다.

    한편 두 정상의 통화는 올 들어 여섯 번째다.

    우샤코프 보좌관은 이날 전화통화에 대해 "늘 그렇듯 서로 통했고, 솔직하고 업무적이면서 구체적이었다"며 두 정상이 가까운 미래에 소통을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성재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