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기상청 "소규모 지진 언제 끝날지 몰라""쓰나미 우려 없지만, 바로 피난할 수 있도록 준비" 당부
  • ▲ 일본 도카라열도에서 최근 소규모 지진이 1000회 이상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관련 뉴스를 보도하는 민영 후지뉴스네트워크(FNN) 모습. 250703 FNN 갈무리. ⓒ뉴시스

    일본 규슈 가고시마현 도카라열도 인근 해역에서 지난달 21일 이후 발생한 소규모 지진이 3일 기준 1000회를 넘어서면서 일본 내 지진에 대한 공포심이 높아지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과 NHK,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일본 기상청은 이날도 도카라열도에서 16시13분께 규모 5.5의 지진이 일어났다고 밝혔다.

    기상청은 쓰나미(지진해일) 우려는 없으며 진원 깊이는 20㎞라고 전했다.

    이 지진으로 도카라열도의 섬인 아쿠세키지마(惡石島)에서는 진도 6약의 흔들림이 감지됐다.

    일본 기상청 지진등급인 진도는 절대 강도를 의미하는 규모와는 달리 지진이 일어났을 때 해당 지역에 있는 사람 느낌이나 주변 물체 흔들림 정도 등을 수치로 나타낸 상대적 개념이다.

    진도 6약은 서 있기 곤란하고 벽타일, 창 유리가 파손되거나 책장이 넘어질 수도 있는 수준의 흔들림이다. 지난달 하순 시작된 도카라열도의 소규모 지진에서 진도 6약의 흔들림이 관측된 것은 처음이다.

    지난달 21일 이후 진도 1 이상의 지진은 △6월21일 28회 △22일 119회 △23일 183회 △24일 68회 △25일 69회 △26일 15회 △27일 16회 △27일 34회 △29일 103회 △30일 63회 발생했다.

    7월에도 지진은 계속 이어지면서 1일에는 155회, 2일에는 119회 발생했으며 이날도 오전 11시40분까지 진도 1 의상의 지진이 28회 발생했다.

    지진 규모별로는 △진도 5약, 3회 △진도 4, 20회 △진도 3, 66회 △진도 2, 238회 △진도 1, 673회 관측됐다. 다만 쓰나미는 발생하지 않았다.
    ▲ 3일 16시13분 발생한 규모 5.5 지진. 일본 기상청 홈페이지 갈무리. ⓒ연합뉴스

    NHK는 이 지진 발생 직후 정규방송을 중단하고 지진 관련 속보를 내보냈다.

    이곳에서는 전날도 최대 규모 5.6의 지진이 일어나 사람 대부분이 공포를 느끼고 선반 위 식기나 책이 떨어지는 수준인 진도 5약의 흔들림이 감지됐다.

    기상청은 전날 긴급기자회견에서 도카라열도 주민들에게 "바로 피난할 수 있도록 준비해 달라"고 당부했다. 또 흔들림이 강했던 지역에서는 낙석, 절벽 붕괴 등 위험도 있다고 주의를 촉구했다.

    기상청은 "(과거에는 지진이) 오래 지속하며 산발적인 것도 있었기 때문에 언제쯤 줄어들었는지는 알 수 없다"고 밝혔다.

    지진 전문가들은 복수의 단층이 영향을 주면서 지진 횟수가 늘어났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도카라열도에서는 2021년 12월(308회)과 2023년 9월(346회)에도 300회가 넘는 소규모 지진이 연이어 일어난 바 있다. 당시에는 단층 2개가 지진에 영향을 미쳤으나, 이번에는 단층 3개가 지진과 관련돼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요코세 히사요시 구마모토대 교수는 설명했다.

    한편 도카라열도 군발지진 이전부터 홍콩 등지에서는 만화가 다쓰키 료의 '내가 본 미래 완전판' 등을 근거로 일본에서 올해 7월 대지진이 발생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다.

    대지진설 등의 영향으로 5월 일본을 찾은 홍콩인 수는 전년동월대비 11.2% 감소했다. 주요 국가·지역 중 홍콩만 유일하게 5월 일본 방문자가 줄었다.

    홍콩 그레이터베이항공은 대지진설 영향으로 9월1일부터 홍콩과 일본 돗토리현 요나고, 도쿠시마현 도쿠시마를 각각 잇는 항공편 운항을 중단하기로 했다.

    기상청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향후 30년 이내에 발생 확률이 80% 정도로 알려진 난카이해곡 대지진과 도카라열도 지진간 연관성에 대해 "아마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난카이해곡 대지진은 일본 중부 시즈오카현 앞바다에서 남부 규슈 앞바다까지 약 800㎞에 걸쳐 이어진 난카이해곡에서 100∼150년을 주기로 발생하는 대형 지진이다. 도카라열도에서 최근 지진 발생 횟수가 극도로 증가하자 난카이해곡 대지진에 대한 공포도 커지고 있는 것이다.
성재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