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이전으로 유럽 방산시장 공략 강화K2전차 맞춤형 개발로 장기 협력 기반 구축
  • ▲ ⓒ현대로템

    방위사업청은 폴란드 국방부와 현대로템이 K2 전차 2차 수출 계약 협상을 완료했다고 2일(현지시각) 밝혔다. 이번 계약은 약 180대 규모로, 총 계약액은 약 8조8000억 원(65억 달러)에 달한다. 한국 개별 방산 수출 역사상 최대 규모다.

    폴란드는 2022년 한국과 포괄적 총괄계약을 체결한 후 K2전차, K9자주포, FA-50 경공격기, 천무 다연장로켓 등 4종 무기체계의 1차 이행계약을 맺었다. 이후 K9자주포(2023년)와 천무(2024년) 2차 계약을 차례로 체결하며 K-방산에 대한 국제적 관심을 높였다.

    당초 K2전차도 2차 이행계약을 체결한 다른 무기체계와 비슷한 시기에 2차 이행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폴란드형 K2전차 개발과 현지 생산 등이 포함되면서 사업 규모의 범위가 넓어지고 계약 규모가 커짐에 따라 협상 기간이 장기화 돼 이날에야 계약 체결이 최종 확정됐다.

    이번 계약은 폴란드 현지 생산과 기술 이전을 본격화하는 점이 핵심이다. 전체 수출 물량 중 117대는 현대로템이 한국에서 생산하며, 나머지 63대는 폴란드 국영 방산기업 PGZ가 현지 조립 생산한다. 현대로템은 기술 이전과 함께 유지·보수·정비(MRO) 지원도 제공한다.

    특히 이번 2차 계약은 폴란드군의 요구에 따라 맞춤형으로 개발한 K2전차를 포함하며, 폴란드 내 현지 생산시설도 구축될 예정이다. 방사청은 "이러한 현지생산 거점 구축은 총괄계약에 포함된 1000대 K2전차의 나머지 물량에 대한 후속 계약의 이행 가능성을 높였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K2 전차는 2008년 국방과학연구소와 현대로템이 독자 개발한 한국형 전차로, 국산화율이 90% 이상이다. 약 120개 국내 방산기업의 부품 공급망 덕에 안정적인 생산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방산업계에 따르면 K2 전차는 우수한 성능과 빠른 인도 능력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호평받고 있다.

    폴란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급격히 악화된 안보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과 지속적으로 대규모 방산 계약을 체결해 왔다. 이번 계약으로 폴란드 내 생산시설까지 확보하면서 양국의 장기적 협력 기반이 더욱 강화됐다.

    방사청은 이번 계약이 유럽연합(EU)의 '유럽 재무장 계획'과도 부합하고, 유럽 국가 및 NATO 차원의 방산 수출 확대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석종건 방사청장은 "이번 성과는 민관군 협력의 결과"라며 "K2 전차가 한국은 물론 유럽 안보에 기여할 수 있도록 지속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조문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