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기 특검, 사건 이첩받고 공식 출범…국힘 명운 걸려'우리법' 출신으로 '사법농단' 이끌며 사법부 장악 장본인김명수 대법원장 최측근…성희롱 논란에도 중앙지법원장 장기 집권특검보 문홍주 변호사 역시 우리법 출신 좌편향 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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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중기 특별검사.ⓒ연합뉴스
윤석열 전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의 16개 의혹을 검토하게 될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김 여사와 관련된 모든 사건을 이첩 받고 본격적인 수사에 나선다.
특검은 명태균·건진법사와 관련한 공천 및 이권개입 의혹부터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서울~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특혜 의혹 등과 관련한 인지 사건을 총망라해 수사한다. 수사 결과에 따라 야당인 국민의힘 명운과 내년 지방선거까지 파급이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3대 특검 중 가장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다만 특별검사로 임명된 민중기 전 서울중앙지방법원장의 정치적 편향성이 논란이 되고 있다. 그는 좌파 성향 판사 모임인 '우리법연구회'와 '국제인권법연구회' 출신으로, 문재인 정부 김명수 대법원장 시절 '사법부 블랙리스트(사법농단)' 의혹 조사를 주도한 인물로 알려졌다.
하지만 '사법농단'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양승태 전 대법원장을 비롯해 전·현직 판사 14명 모두 무죄를 선고 받았다. 문재인 정부가 당시 보수적인 색깔을 띠고 있던 '양승태 사법부'를 무너뜨리기 위한 정치적인 수사였던 것이 증명된 것이다.
이에 법조계에서는 이번 김건희 여사 특검에서도 정치적으로 편향된 수사 결과가 또다시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심지어 특검보로 임명된 문홍주 변호사 역시 과거 우리법연구회에서 활동했던 이력이 있는 좌편향된 인사로 알려져 있어서다.
◆모든 사건 이첩받은 김건희 특검…검찰 '부실수사' 의혹까지 번질수도
1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건희 여사와 관련된 각종 의혹을 수사할 민중기 특검팀은 김 여사와 관련된 모든 사건을 이첩 받고 오는 2일 현판식을 진행하고 정식 출범할 예정이다.
문홍주 특검보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현재로서 사건 이첩이 끝났다"며 "(할 수 있는 사건은) 다 받았다"고 밝혔다.
앞서 특검팀은 서울중앙지검 명태균 의혹 전담수사팀으로부터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 의혹과 관련된 사건과 삼부토건 주가조작 사건, 건진법사 전성배 씨 관련 의혹 사건을 잇따라 이첩 받았다.
사건 이첩을 마무리한 민 특검은 지병을 이유로 입원했다 퇴원한 김 여사에 대한 대면조사 및 신병 확보 방안부터 검토할 전망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을 수사하고 있는 내란 특검과 마찬가지로 소환조사에 응하지 않는다면 체포영장을 신청할 수도 있다.
부장검사 출신 한 변호사는 "내란 특검이나 채상병 특검은 수사가 어느 정도 마무리된 상태지만, 김 여사와 관련한 각각의 의혹은 기존 검찰 수사팀의 '부실수사' 의혹까지 판을 넓힐 가능성이 있다"면서 "수사가 진행될수록 특검 정국을 이끌어나가는 주체는 김건희 특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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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명수 전 대법원장.ⓒ뉴데일리DB
만일 김 여사 관련 의혹이 검찰 '부실수사'로까지 이어진다면 검찰 해체의 명분이 될 수 있다. 과거 문재인 정부 김명수 대법원장 시절 '사법농단' 의혹을 통해 사법부를 장악한 것과 닮아 있다.
당시 사건을 주도한 인물이 민중기 특검이다. 그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전국법관대표회의 제도개선특별위원장을 지냈고 2017년에는 '사법부 블랙리스트' 의혹을 조사할 법원 추가조사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핵심적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법농단 사태는 2017년 국제인권법연구회 출신 판사였던 이탄희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법원행정처에 발령받았다 취소됐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면서 시작됐다. 법원행정처가 양 전 대법원장에 비판적이었던 인권법 학술대회를 축소하라고 지시했지만 이 판사가 항의해 발령을 번복했다는 내용이다. 이 판사는 당시 사직서를 제출했다.
논란이 커지자 양 전 대법원장은 2017년 3월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하고 자체 조사에 나섰다. 조사가 진행되던 그해 4월 대법원이 인사 불이익을 줄 목적으로 특정 판사들의 성향과 동향을 파악한 '판사 블랙리스트'를 작성해 관리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대법원은 블랙리스트 의혹은 허위라고 결론내렸다.
하지만 대법원의 자체 조사가 '부실 조사'라는 비판이 거세지면서 전국 법원의 대표 판사들이 처음으로 전국법관대표회의를 구성해 재조사를 요구했다. 양 전 대법원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김명수 대법원장 취임후 상황 급변…'사법농단' 관련자 모두 무죄
양 전 대법원장이 퇴임하고 우리법·인권법 회장을 역임한 김명수 전 대법원장이 2017년 9월 취임하면서 블랙리스트 의혹을 추가 조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대법원은 2018년 1월과 5월에 2차, 3차 조사를 진행했고 법원행정처의 재판 개입 문건과 판사 사찰 문건을 발견해 공개했다. 다만 인사상 불이익을 주는 블랙리스트 문건은 발견하지 못했다고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하지만 추가조사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민 특검이 조사 결과 판사 활동과 학술모임, 재판부 동향 등과 관련해 여러 상황을 파악한 문건이 존재한다고 밝히면서 상황이 뒤집혔다.
이후 2018년 6월 서울중앙지검 특수부에 사건을 재배당하며 검찰은 '사법농단의 핵심'으로 꼽힌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을 네 차례 소환조사한 뒤 2018년 10월 구속영장을 청구해 발부받았다. 그 다음달 임 전 차장을 구속기소했다. 이어 12월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의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에서 기각됐다.
검찰은 2019년 1월 헌정 사상 최초로 양 전 대법원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당시 김명수 사법부는 영장 전담판사 추가를 통해 양 전 대법원장과 박·고 전 대법관의 구속영장을 청구해 발부받았고 그해 2월 재판에 넘겼다.
검찰은 2019년 3월에서야 수사를 마무리했다. 이민걸 전 법원행정처 기조실장, 이규진 전 대법원 양형위 상임위원, 임성근 전 서울중앙지법 형사수석부장판사 등 전·현직 판사 10명을 추가로 기소하고 현직 판사 66명의 '비위 사실'을 대법원에 통보했다.
하지만 사법농단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전·현직 판사 14명은 대부분 무죄를 선고 받았다. 법원행정처 법관들이나 수석부장판사 등에게 일선 재판부의 판단에 개입할 권한이 없고 각 재판부는 법리에 따라 합의를 거쳐 판단했을 뿐이어서 권리행사를 방해받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 역시 법정에서 "조물주가 무에서 유를 창조하듯 300여 쪽에 달하는 공소장을 만들어냈다"고 항변했다. 법원은 지난해 1월 양 전 대법원장의 47개 혐의 모두에 무죄를 선고했다.-
- ▲ 문홍주 특별검사보.ⓒ뉴시스
◆김명수 최측근 민중기 특검…여기자 성희롱 논란에도 중앙지법원장 장기 재직
민 특검은 김명수 전 대법원장과는 대학 동기에다 같은 우리법·국제법연구회 출신이다. 이후 김 대법원장은 민 특검을 2018년 서울중앙지방법원장에 임명했다. 2021년 1월 사의를 표명할 때까지 3년 가까이 이례적으로 장기 재직하기도 했다.
특히 서울고법 수석부장판사 시절 여기자들과의 저녁 식사 자리에서 성희롱성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져 물의를 빚었고 이후 사과하기도 했지만 중앙지법원장에 임명될 정도로 김 대법원장의 최측근으로 알려졌다.
당시 그는 "남자가 여자를 만족시키는 데 뭐가 필요한지 아느냐. 신용카드 한 장이면 된다"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신용카드로 여성이 원하는 걸 사주면 된다'는 의미로 이해했다.
하지만 미소를 띤 민 특검은 "이 정도면 여자를 만족시키는 데 문제가 없다. 카드 크기가 딱 그렇다"며 엄지와 검지로 남성의 특정 신체 부위 크기를 연상시키는 동작을 했다고 알려졌다.
◆특검보마저 '우리법' 출신 문홍주 임명…'정치보복' 수사 이어지나
'김건희 특검'에서 특검보를 맡을 인물로 가장 먼저 이름을 알린 인물이 문홍주 변호사다. 특검보는 특검의 지휘·감독에 따라 대상 사건의 수사와 재판(공소유지), 특별수사관 및 검사 등 파견 공무원 지휘·감독, 언론브리핑 등을 담당한다. 보수와 대우는 검사장급으로 받는다.
문 특검보는 유일한 판사 출신으로, 전남 해남군에서 태어나 광주 인성고와 서울대 국제경제학과를 나왔다. 2002년 변호사 개업 후 2008년 사법부에 임용돼 창원지법에서 법복을 입었다.
이후 수원지법 안산지원·서울중앙지법을 거쳐 대전지법 형사부 부장판사·수원가정법원 선임부장판사를 지냈다. 2023년 개업해 법무법인 인성 대표변호사로 근무했다. 무엇보다 진보 성향 학술단체인 우리법연구회에서 민 특검과 함께 활동했다.
법조계 한 인사는 "과거 '사법부 블랙리스트' 조사위원장 출신으로서 사법개혁에 앞장섰던 인물을 김건희 특검에 선정한 것부터가 어떤 목적을 갖고 있는 것 같다"면서 "김형근·박상진 특검보 역시 문재인 정부 당시 실력을 인정받아 승승장구하다 윤석열 정부 눈 밖에 나 좌천 성격의 인사를 받고 그만둔 사람들이기 때문에 정치 보복 수사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송학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