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전 대통령의 한동훈 기용 땐 "인사 사유화"찐명 좌장 정성호 인사엔 "개혁적" 극찬 릴레이
  •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정성호 의원이 지난해 12월13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 위헌적 비상계엄 선포 내란행위 관련 긴급현안질문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이종현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최측근인 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법무부 수장으로 지명하면서 정치권에서는 또다시 '내로남불' 논란이 일고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집권 초기 자신의 최측근인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를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했을 당시 '인사 사유화'라고 비판했던 민주당이 정작 이 대통령이 정 의원 임명하자 호평을 쏟아낸 것이다.

    30일 정치권에 따르면 정 의원은 전날 법무부 장관으로 내정된 후 페이스북에 "12·3 비상계엄으로 무너진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복원하겠다"고 밝혔다. 정 의원의 발언은 정부가 강하게 드라이브를 거는 검찰개혁에 대해 확고한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이 대통령이 취임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검찰청 폐지 등을 골자로 한 검찰개혁 법안을 발의했다.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국가수사위원회를 신설해 검찰 조직을 해체하겠다는 의지를 공고히 했다. 또 수사권은 행정안전부 산하의 중수청으로, 기소권은 법무부 산하의 공소청으로 이관하는 등 수사·기소권의 완전한 분리를 주장했다.

    정 의원은 "지난 겨울 12·3 비상계엄으로 무너진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복원하고 권력기관 정상화라는 주어진 시대적 소명을 다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법이 다시 국민과 약자의 방패라는 본래의 기능을 다 할 수 있도록 공정하고 따뜻한 법무행정을 구현하는 데에도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이어 "성실하고 겸손한 자세로 인사청문회에 임하겠다"고 강조했다.

    정 의원은 이재명 정부의 실세 중 실세로 불린다. 그는 민주당에서 5선을 지낸 현역 의원으로, 이 대통령과는 사법연수원(18기) 동기다. 이 대통령이 사석에서 정 의원을 '형님'으로 부를 만큼 가깝다.

    민주당에선 이번 인사를 두고 "개혁적인 인사"라고 호평했다.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민주당 국회의원들이 더 개혁적"이라면서 정 의원에 대해 "개혁적인 분"이라고 평했다.

    박수현 민주당 의원도 이날 YTN 라디오 '뉴스파이팅'에서 "현역 의원 측근을 장관으로 임명하고 대신에 차관은 검찰 출신으로 검찰 내부를 잘 아는 차관을 임명했다"며 "균형 잡힌 인사"라고 평가했다.

    박상혁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에서 "사법개혁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며 "국회의 입법에 따라 흔들림 없이 사법개혁을 완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정 의원 등용에 대한 민주당의 '극찬 릴레이'에 국민의힘에선 '내로남불 인사'라고 비판했다.

    윤 전 대통령이 한 전 대표를 장관으로 임명했을 당시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친구 장관, 동문 장관, 심복 장관으로 채워진 총체적 무능 내각"이라며 "국정 비전과 철학, 국민 통합, 여야 협치가 없는 역대 최악의 3무 내각"이라고 비판했다.

    이장섭 전 민주당 의원도 "끼리끼리 인사가 주를 이뤘다"며 "대국민 우롱인지 협박인지 정말 이해하기 어렵다"고 쏘아붙였다.


    국민의힘에선 "민주당이 집권당이 되자 태세를 전환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국민의힘의 한 의원은 "최측근을 법무부 장관에 앉힌 것은 전 정부나 지금이나 똑같은데 민주당은 이마저도 입장이 다르다"며 "민주당은 겉으로는 진보를 표방하면서도 하는 행동은 부끄러움을 모르는 전형적인 운동권의 내로남불 행태 그 자체"라고 지적했다.
손혜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