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유엔사에 '경계선 확장 작업'이라고 설명국방부 "예단 어렵지만 의미 있는 메시지"
  • ▲ 북한은 2024년 4월부터 다수병력을 투입해 경계력 보강 일환 불모지 조성, 지뢰매설, 전술도로 보강, 대전차 방벽으로 보이는 미상 구조물 설치 등 다양한 형태의 작업을 진행해왔다. 사진은 북한군이 방벽을 세우는 모습. ⓒ합동참모본부 제공

    북한이 지난해 4월부터 군사분계선(MDL)과 비무장지대(DMZ) 북방한계선 일대에서 진행해 온 철책 및 방벽 설치 작업을 최근 유엔군사령부(유엔사)에 뒤늦게 통보한 것으로 30일 확인됐다.

    국방부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25일 유엔사와의 군 통신선을 통해 이런 사실을 유엔사에 통보했다.

    북한은 유엔사 측에 DMZ 내 이러한 작업에 관해 '경계선 확장 작업'이라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은 작년부터 MDL 인근과 DMZ 북방한계선 일대에 병력을 투입해 삼중 철책과 대전차 방벽 등을 설치해 왔다. 이 작업은 겨울철에 일시 중단됐다가 올해 봄에 재개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성준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30일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북한군은 지난주 후반부터 접적 지역에서 작업을 재개했고, 하루에 1000명 이상의 작업 인원이 작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작년에는 수천 명 규모로 10여 곳에서 작업이 진행됐는데 현재 5∼6곳에서 1000여 명이 작업하고 있어 작년 수준으로 본격 재개된 것은 아직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북한군의 움직임을 면밀히 감시하고 있으며, 군사분계선 침범 등 상황 발생 시 경고 방송과 경고 사격 등 원칙에 따라 엄정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북한은 지난해 10월에도 남북 간 연결도로 및 철로 일부 구간 폭파 계획을 유엔사에 미리 알렸다.

    당시 북한은 통지문을 통해 "남쪽 국경선 일대에 우리 측 지역에서 대한민국과 연결됐던 동·서부의 도로와 철길을 완전히 끊어버리기 위한 공사를 진행할 것"이라며 "공사에는 다수의 우리 측 인원과 중장비들이 투입될 것이며 폭파 작업도 예정돼 있다"고 통보했다.

    일각에서는 북한의 이번 통보를 두고 북한이 유엔사, 나아가 남측과의 소통 재개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이에 대한 질문에 "현재 (북한의) 의도를 예단하긴 어렵다"면서도 "다만 (이번 북한의 통지는 남북 긴장 완화와 관련된) 의미 있는 메시지라고 분석하고 있다"고 답했다.

    유엔사도 "사전 통보가 오해와 판단 착오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면서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북한군과의 구체적인 소통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조문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