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교시만 치르고 포기한 수험생, 큐넷에서 '합격' 통보수험생 본인 제보로 오류 드러나한국산업인력공단, 합격자 수 5명 정정 … 구체적 경위는 공개 안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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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년도 제34회 공인노무사 1차 시험에서 시험을 포기한 수험생이 '합격' 처리되는 일이 발생해 논란이 일고 있다. 사건은 한 수험생 본인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이 사실을 공개하면서 파장이 커졌고 한국산업인력공단은 뒤늦게 합격자 수를 정정해 재공고했다. 공단 관계자는 "합격자 오류가 있었다"면서도 "전수조사를 실시해 5명에 대해서 정정했다"고 밝혔다.

    논란은 지난 25일 한 수험생이 커뮤니티에 "1교시만 보고 시험을 포기하고 나왔는데 다음 날 합격 문자까지 받았다"고 게시글에서 시작됐다. 그는 게시글에서 "큐넷 홈페이지에서도 합격 처리가 된 상태였다"며 "열심히 준비한 수험생에게 피해가 갈 수 있다는 생각에 공단에 연락했다"고 밝혔다. 작성자는 글과 함께 자신의 성적표 일부를 게시물에 공개하기도 했다.

    이어 수험생은 "홈페이지 하단 고객센터를 통해 공단에 연락했고 상담원에게 큐넷 아이디와 생년월일 정보 등을 전한 뒤 연락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라고도 덧붙였다. 다만 "'합격자 발표 이상한 것 같다'고 전하니 처음에 상담원이 제 말 제대로 들어보지도 않고 무슨 악성 민원인 대하듯 짜증을 내서 불쾌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괜히 열심히 공부한 다른 분들 피해 갈까 봐 문의차 글 올린 건데, 더 불안해하시고 논란된 것 같아 죄송하다"고도 말했다.

    한국산업인력공단은 26일 '제34회 공인노무사 제1차 시험 합격자 정정공고'를 통해 합격자 수를 애초 5059명에서 5054명으로 정정했다. 정정된 5명이 모두 시험에 응시했지만 도중 퇴실한 수험생으로 확인되면서다. 이에 따라 합격률도 49.41%에서 49.36%로 소폭 조정됐다.

    공단 관계자는 "결시자 일부가 합격 처리된 것이 맞다"면서도 "내부적으로 확인한 뒤 5명을 정정했다"고 밝혔다.

    오류가 난 과정에 대해서는 "전산에 조건을 입력해 이에 부합하면 '합격' 처리되는 로직에 따라 시스템에 입력했는데 그 중 하나에서 오류가 발생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전산을 믿을 수 없게 되면서 직원들이 밤을 새워서 모든 OMR 카드를 직접 다시 확인해 정정했다"고 설명했다.

    해당 관계자는 "다섯 분에 대해서는 다 개별 연락을 취했다"고도 덧붙였다. 그러면서 "최종 3차시험까지 남아있는 단계마다 철저히 프로세스를 점검해 오류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도 전했다.

    공인노무사 1차 시험은 전 과목 OMR 방식으로 시행되며 영어 과목을 제외한 나머지 과목에서 각 40점 이상, 전체 평균 60점 이상을 득점한 수험생을 합격자로 결정한다. 시험은 지난 5월 24일 전국 6개 지역 26개 고사장에서 동시에 시행됐으며 총 지원자 1만2410명 중 1만238명이 실제 응시했고 결시자는 2172명이었다.

    문제는 시험 도중 퇴실한 부분 결시자의 경우 채점 대상에서 자동 제외돼야 하지만 시스템상 오류로 합격 처리된 사례가 발생했다는 점이다. 일부 수험생들 사이에서는 "응시 여부와 채점 결과 간 연동이 되지 않은 채 성적이 집계된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된다. 또한 "당사자가 이를 밝히지 않았다면 2차 시험까지 응시했을 수도 있다"며 신뢰성에 대한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김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