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인수시 엑슨모빌 등과 경쟁할 확고한 입지 확보"BP, 멕시코만 원유 유출사고 후 고전…헤지펀드 공격대상 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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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국 런던의 쉘 주유소.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연합뉴스
영국에 본거지를 둔 글로벌 거대 에너지기업 쉘(Shell)이 경쟁사 BP(브리티시 페트롤리엄)를 인수하기 위한 초기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를 인용해 25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BP는 쉘의 인수제안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으며 양사간 협상이 활발히 진행 중이라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다만 논의 중인 인수조건은 알려지지 않았으며 실제 거래 성사로 이어질지는 불확실한 상황이라고 WSJ은 전했다.
쉘은 2022년 본사를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영국 런던으로 옮기고, 사명도 로열더치셀에서 쉘로 바꿨다. BP 역시 영국 런던에 본사를 두고 있다.
BP는 2010년 발생한 멕시코만 원유 유출사고로 인한 피해를 메우는 데에 주력하면서 재무적 어려움을 겪어왔다. 2010년 발생한 BP의 시추선 '딥워터 호라이즌' 폭발사고는 미국 역사상 최악의 원유 유출사고로 꼽힌다.
쉘이 석유, 가스 등 전통적인 화석연료사업에 집중하며 수익성 개선에 힘쓴 사이 BP는 화석연료사업 비중을 줄이고, 신재생에너지 부문을 확대하는 사업전략을 펼친 것도 경쟁사 대비 실적이 뒤지게 된 주된 배경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는 최근 행동주의 헤지펀드 엘리엇 인베스트먼트가 공격대상으로 삼은 빌미가 되기도 했다.
이날 장 중가 기준 쉘의 시가총액은 약 2080억달러로, 국영 석유기업을 제외한 글로벌 석유 메이저기업 중 엑슨모빌(4698억달러), 셰브런(2491억달러)에 이어 세 번째로 크다. BP의 시총은 약 840억달러다.
양사 M&A가 성공적으로 이뤄질 경우 1998년 미국의 석유 메이저기업 엑슨과 모빌의 합병 이후 가장 큰 에너지기업간 합병으로, 엑슨모빌이나 셰브론과 같은 더 큰 경쟁사와 경쟁할 수 있는 확고한 입지에 오르게 된다고 WSJ은 전했다.
다만 쉘이 BP를 인수하더라도 문화 차이와 자산 매각 문제로 통합하는 데에는 수년이 걸릴 전망이다.
이와 관련, 쉘 측은 WSJ에 "시장 추측"이라고 일축했으며 BP 측은 논평을 거부했다.

성재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