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후보자, 강모 씨로부터 월 450만원 유학비 의혹에 '배추농사 투자 수익금' 주장김희정 의원 "배추농사 석달 한철, 300평 석달 하면 370만원"모친 빌라엔 '길고양이' 거둔 배우자 입주도 논란野 "칭화대 성적표, 증여세 납부내역 자료 없어""김민석의 무자료, 고의로 청문회 보이콧 한 셈"金, 재산 의혹에 "과거 정치검사들의 조작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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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가 25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귀를 만지고 있다.ⓒ이종현 기자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이틀에 걸쳐 진행된 가운데, 재산 증식과 자녀 유학비용, 중국 칭화대 석사 학위 관련 등 의혹을 두고 여야 공방은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국민의힘은 "요구했던 자료가 한 건도 들어오지 않았다"라면서 '무자료 총리'라고 비판했고, 더불어민주당은 '흠집 내기'라며 반박했다.
◆국민의힘 "요구 자료 한 건도 안 들어와 … 청문회 능멸"
국회 인사청문특위의 국민의힘 간사인 배준영 의원은 청문회 이틀째인 25일 오후 "참을 만큼 참았다"면서 "오후 3시 현재 우리가 요구한 자료가 한 건도 들어오지 않았는데 도대체 이게 뭔가. 인사청문회 자체를 능멸하고 있다"고 직격했다.
배 의원은 "우리가 스무고개 하듯 김 후보자 입만 보고 이 회의를 계속해야 하느냐"면서 "지금 총리 후보자 얘기 중 '결격 사유 10가지'에서 어느 한 가지도 소명된 게 없다"고 직격했다.
그러면서 "3차 질의 시작되기 전까지 납득할 만한 조치 안 하면 후보자가 고의적으로 이 청문회를 보이콧하는 것으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 의원은 이날 오전 청문회 초반에도 "중국 출입 기록, 칭화대 성적표, 증여세 납부 내역, 2004년 대출 1억8000만 원 대출 관련 상환 자료, 올해 대출 및 상환 1억5000만 원에 대한 자료를 포함해 어떤 자료도 받지 못했다"면서 "후보자가 무자료 총리라는 이야기를 듣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후보자 명예 훼손 … 전임 총리 관례대로 했다"
민주당은 "후보자 신상을 파헤쳐 가며 근거 없이 폄훼하고 명예를 훼손해선 안 된다"며 김 후보자를 두둔했다.
박선원 민주당 의원은 "정책 질의에 집중이 돼야 한다"면서 "어제 배준영 간사는 '이렇게 답변하면 청문심사보고서를 채택하지 않겠다'거나 '불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후보자를 협박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항의했다.
채현일 민주당 의원은 한덕수 전 총리를 거론하며 "본인의 예·적금 계좌 가입 내역, 부동산, 금전 거래 내역도 거부했다"고 말했다. 이어 "청문회를 할 때마다 기준이나 관례가 바뀌어서는 안 된다"고 반박했다.
김 후보자는 재산 형성에 대한 의혹 제기가 계속 이어지자 "야당 의원들이 수상한 자금이라고 표현하는 대부분은 저에 대한 표적 사정에서 시작한 것"이라면서 "저는 내야 할 것은 다 내고 털릴 만큼 털렸다"고 주장했다.
이어 "어떤 분들은 '제2의 논두렁 시계'라고 표현할 수 있는 프레임을 만들어 지적하고 국민의힘에 의해 현수막이 붙는 상황이어서 청문회 의미 자체가 무색해지는 것"이라며 "이런 방식은 과거 정치검사들의 조작질"이라고 항변했다.
김 후보자는 두 차례 출판기념회를 통해 2억5000만 원 정도의 수익을 얻은 데 대해선 "국민 눈에는 큰돈이지만 평균으로는 그다지 과하지 않을 수 있다"면서 "야당 의원들도 출판기념회를 했고 그것을 전혀 재산 공개나 신고에 반영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있다"고 화살을 돌렸다.
그러면서 "임의로 출판기념회 비용을 다 공개하는 것이 과연 적당한가에 대한 원칙의 문제를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김민석 "제2의 논두렁 시계 프레임 … 美 유학비, 배추농사 투자 수익금"
하지만 출판기념회에 대한 의혹은 거듭 제기됐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부의금 1억6000만 원, 출판기념회 1억 원, 그리고 1억5000만 원을 더해 2억5000만 원이 3년 새 있었고 모두 현금"이라며 "해마다 그때그때 12월 31일 이전에 소진해서 (재산) 등록을 안 했다는 게 후보자의 주장"이라고 꼬집었다.
주 의원은 또 "예전 출판기념회가 어땠는지는 몰라도 현재 대한민국 국민 눈높이에는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에 전용기 민주당 의원은 "후보자가 현금 6억 원을 장롱에 쌓아 놓는 사람이라고 매도하고 그 프레임으로 후보자를 매장시키려 하는 모습"이라며 "특수통 검사들의 나쁜 장난 짓을 누가 하고 있느냐. 명예훼손이고 면책특권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김 후보자를 옹호했다.
미국 유학 당시 과거 불법정치자금을 받은 강모 씨로부터 월 450만 원의 유학비를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선 '배추농사 투자 수익금'이라고 거듭 주장했다.
김희정 국민의힘 의원이 "도대체 얼마를 배추에 투자한 것이냐"고 묻자 김 후보자는 "지금은 따로 살고 있는 애들 엄마가 2억 원을 투자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농업기술센터에 문의한 결과 배추 농사가 보통 석 달이 한 철인데, 300평에 석 달을 하면 370만 원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를 했다"며 "도대체 얼마를 투자해서 얼마를 받았는지, 증여 자료를 안 내서 여쭤본 것"이라고 거듭 질의했다.
2억을 투자해 월 450만원을 받는다면 세후 수익률로 연 30%가 넘는데, 비정상적임을 지적한 것이다.
김 후보자가 "한참 후에 아마 상환을 못 하다가 애들 엄마에게 상환한 것으로 들었다"고 하자, 김 의원은 "강모 씨와의 돈 거래 내역이 투명하지 않은 게 배춧값 투자부터 드러났다"고 공세를 폈다. 김 후보자는 "그게 왜 투명하지 않느냐"면서도 "증거 자료를 제공할 수 있는 내용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金 "아내가 길고양이 많이 거둬 공간 필요" … 모친 빌라 계약 논란 해명
김 후보자는 어머니 빌라에 1년짜리 전세계약을 맺었던 사업가가 2개월 만에 퇴거하고 현재 배우자가 입주한 것에 대해 "아내가 길고양이를 많이 거둬 넓은 공간이 필요했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은 김 후보자에게 '실거주자가 누구였느냐'고 묻자 "(사업가) 이 씨는 조건이 안 맞아서 (전세계약을) 정리해야 되고, 저희 집사람은 결혼도 해서 들어와야 해서 (계약자가) 바뀐 것"이라고 답했다.
김 후보자는 "그분(이 씨)이 계약했는데 그 당시 옛날 빌라여서, 조금 넓어서 일종의 무슨 셰어하우스인가, 약간의 사업을 하려고 계약했던 것으로 들었다"며 "그 집이 낡고 수리비도 많이 들어서 적당치 않다는 본인(이 씨)의 판단과, 마침 그때 제가 결혼하기 전에 아내가 경기도에서 서울로 와야 하는데 사실 길고양이를 많이 거둬서 고양이가 있어야 되는 공간이 (필요했는데) 그 집이 방이 좀 많다"고 설명했다.
김 후보자 임명동의안 자료에 따르면 김 후보자가 대표이사로 활동한 사단법인 '아이공유 프로보노 코리아'의 이사를 지낸 사업가 이 씨가 2019년 3월 김 후보자 어머니가 소유한 서울 양천구 빌라에 2억 원 규모의 1년짜리 임대계약을 맺었다. 이후 이 씨는 2개월 만에 전세계약을 해지했고, 김 후보자의 현 배우자가 2억5000만 원 규모의 새 전세계약을 맺고 전입했다. 김 후보자는 2019년 12월 결혼했다.
김 후보자는 '배우자가 내야 할 전세보증금을 이 씨가 대신 내준 것이 아니냐는 의심이 든다. 계좌내역을 제출하지 않는다'는 곽 의원 지적에 "다 계약 주체가 제가 아니기에 제가 직접 관련되지 않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후보자는 "제가 알고 있지 않은 내용인데 그것(계좌내역 공개)을 왜 동의를 해야 하는지"라며 "과거의 전례를 들어 말씀해주시면 과거의 전례를 들어 답변드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윤석열 정부의 한덕수 총리 등도 공개에 동의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野 곽규택 "간사가 벼슬이냐" 與 김현 "왜 닭 비유?" … 닭벼슬 논쟁도
청문회에서는 여야 간 공방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때아닌 '닭벼슬' 논쟁이 이어지기도 했다.
청문위원들 의사진행발언 과정에서 김희정 국민의힘 의원이 김 후보자에게 마이크가 꺼진 상태에서 말을 건네자 김현 민주당 의원은 "왜 후보자와 1대 1로 얘기하느냐"라고 따졌다.
이에 곽규택 의원이 "간사님은 왜 끼어드시느냐"라고 하자, 김 의원은 "곽 의원은 왜 끼어드느냐"며 "여당 간사에게 예의를 갖추라"고 했다.
곽 의원이 "간사가 벼슬이냐"라고 따지자, 김 의원은 "왜 닭에 비유하시냐"고 맞받았다. 곽 의원은 "내가 '간사가 벼슬이냐'라고 하니까 (김현 의원이) 왜 동물에 비유하냐고 말하는데, 벼슬이라고 하는 게 닭 벼슬만 있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 후보자의 답변 태도와 발언 또한 도마 위에 올랐다. 김희정 의원은 김 후보자를 향해 "위원들이 질의하는 순간에도 계속 휴대전화를 만지작거리며 집중하지 않는 모습을 여러 번 보였다"며 "후보자는 우리를 상식적인 상식인이 아니다라고 지칭하고, 주진우 의원의 재산 형성 관련 질의에 대해선 통상의 국회의원들이라 하지 않고 조작하는 나쁜 검사들이 하는 짓을 이렇게 하는구나라고 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김 의원이 사과를 요구했으나 김 후보자는 "굳이 사과할 내용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거부했다.

손혜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