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태, 강원-울산-충청 돌며 연일 지방 행보'총력전' 김민석 청문회 날에 지방 일정 소화정책위의장·사무총장도 공석 비대위원장은 밖으로비대위회의도 스톱 … 대여 공세 中 당내선 불만청년 정치인 불신 커질라 … 野 청년들도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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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5일 충남 공주 금강홍수통제소에서 홍수 대책 브리핑을 받은 후 모두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국민의힘이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계기로 전선을 정비하고 있는 가운데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은 전국 투어에 나섰다. 대여 공세를 강화하는 시점에서 당대표의 권한을 가진 김 위원장의 처신을 두고 당 일각에서는 '자기 정치'가 극에 달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의힘의 한 초선의원은 25일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대선 패배 후 지금에서야 그나마 대여 공세 지점을 잡고 당이 나가고 있는데 비대위원장이 계속 지방을 다니면서 스피커가 올라오지 못하고 있다"면서 "자기 정치를 한다고밖에 더 무슨 이해가 필요하겠느냐"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23일 강원도를 방문한 데 이어 전날에는 울산, 25일에는 대전과 충청 지역을 찾았다. 강원도에서는 김진태 강원도지사를 만나 면담했고, 강원 언론과 기자간담회를 진행했다.
울산에서는 현대자동차 울산 공장을 방문하고 김두겸 울산시장과 면담을 했다. 대전에서는 이장우 대전시장을 만난 후 대전현충원에서 열린 6·25전쟁 75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했다. 이후 금강 홍수통제소를 방문하고 최민호 세종시장과 김태흠 충남지사를 연이어 만나는 일정이 줄줄이 예고됐다. 김 위원장은 26일부터 서울로 돌아와 통상 일정에 돌입한다.-
- ▲ 김용태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24일 울산시청을 방문해 김두겸시장과 시청 논 정원 원두막에서 환담을 나누고 있다. ⓒ뉴시스
하지만 김 위원장의 지방 일정은 당 투톱으로 불리는 송언석 원내대표와는 조율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24~25일 김민석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열리는 시점에서 당은 김 후보자 사퇴 공세에 총력전을 펴고 있다. 야당으로서는 오랜만에 찾아온 공세 상황에서 비대위원장이 자리를 비우고 '뜬금 지방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것이다.
당내에서 김 위원장을 바라보는 시선은 곱지 않다. 김 위원장이 지방 투어를 하면서 매주 월요일·수요일·금요일에 열리던 비상대책위원회의는 열리지 못하고 있다. 당 정책위의장과 사무총장이 모두 공석인 상황에서 비대위원장까지 밖으로 돌면서 내부 결속이 떨어지는 모습을 노출하는 셈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 21일에는 유승민 전 의원을 만나 회동하기도 했다. 그는 유 전 의원에게 보수 재건 방향 등에 대해 조언을 구한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김 위원장이 제안한 5대 혁신안이 수용되지 않는 상황에서 우군 확보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김 위원장은 차기 전당대회 당대표 출마를 부인했지만, 당내에서는 결국 비대위원장이라는 직을 이용해 얼굴 알리기와 기반 다지기에만 열을 올린다는 비판이 쏟아진다.
국민의힘의 한 중진의원은 "김 위원장의 역할은 전국을 돌며 대선 주자나 할 법한 행보를 보일 게 아니라 당의 전당대회가 매끄럽게 진행되고 마무리될 수 있도록 당 내부의 살림을 다지고 대여 공세의 큰 스피커가 되는 것"이라며 "지금 나 홀로 전국을 순회하면서 '나 불만 있다'는 티를 내는 것이 본인의 정치에도 좋겠느냐"라고 밝혔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 8일 새 지도부 선출을 위한 9월 초 전당대회 개최, 탄핵 반대 당론 무효화, 대선 후보 교체 시도 당무 감사, 민심·당심 반영 제도 개선, 지방선거 상향식 공천을 제안했다. 하지만 친한(친한동훈)계 의원들이 호응했을 뿐, 선출되지 않은 권력인 김 위원장이 이런 혁신안을 밀어붙일 명분이 없다는 당내 지적이 나온다.
국민의힘 청년 정치인들 사이에서는 김 위원장의 행태가 결국 청년 정치인들에 대한 불신만 심어줄 것이라는 우려도 크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이 국민의힘 대표 시절 대선 국면에서 외부와 연락을 끊고 최측근들과 전국을 도는 것과 흡사한 모양새를 보인다는 것이다.
야당의 한 청년 정치인은 뉴데일리에 "젊은 피라고 새로울 것이라고 해서 뽑아놨더니 정국 관리는커녕 직을 이용해 몸값을 올리려는 듯한 모습을 보이면 어떻게 하느냐"면서 "수많은 청년 정치인은 꿈도 못 꾸는 국회의원을 하면서 새로운 정치가 아니라 구태를 보이면 새로운 꿈을 꾸는 청년 정치인들의 앞길을 가로막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오승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