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미사일 발사에 즉각 대응하려던 이스라엘, 트럼프 압박에 작전 축소트럼프 "휴전 한 시간 만에 폭탄 투하 말도 안 돼"
  •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출처=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스라엘과 이란 사이의 위태로운 휴전 유지에 직접 나섰다. 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이동 중이던 트럼프 대통령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게 전화를 걸어, 보복 공격을 중단하라고 고성을 지른 것으로 전해졌다. 이 통화 이후, 이스라엘은 당초 계획한 공습 계획을 대폭 취소했다.

    미국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는 24일(현지시각), 미국과 이스라엘 고위 관계자들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 이후, 네타냐후 총리가 공격 규모를 크게 축소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예루살렘 포스트도 당시 전투기가 이미 이란 영공에 진입해 20개의 목표물 타격을 준비하고 있었으며,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한 요구로 작전이 중단됐다고 전했다.

    이스라엘이 이같은 보복 준비에 나선 것은 이란과의 휴전이 발효된 지 불과 몇 시간 만이었다.

    이스라엘 총리실은 이날 오전 7시6분과 10시25분, 이란이 이스라엘을 향해 미사일 3발을 발사했으며 이중 일부는 요격됐고, 나머지는 피해 없이 떨어졌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즉시 보복 공습을 지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사우스 론에서 마린원 헬기에 오르기 전 기자들에게 "휴전이 발효된 지 한 시간 만에 폭탄을 떨어뜨리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이어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 트루스소셜에 대문자로 "전투기를 철수하라"는 글을 게시했다.

    이스라엘 고위 관계자는 악시오스에 "트럼프가 전화를 걸어 작전 중단을 요구했고, 네타냐후 총리는 완전한 철회는 어렵고 제한적 타격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며 "협의 끝에 레이더 기지 한 곳만 타격하는 것으로 결정됐다"고 밝혔다.

    예루살렘 포스트는 양국 정상의 통화 도중 트럼프 대통령이 고함을 섞어 "공격을 멈추라"고 요구했고, 네타냐후 총리는 "미국에 감사하다"는 말만 반복하며 제대로 말을 잇지 못했다고 전했다.

    트럼프는 이번 휴전 중재를 자신의 외교 성과로 간주하고 있으며, 이를 훼손하는 어떠한 시도도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통화 직후,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 계정에 "이스라엘은 이란을 공격하지 않을 것이며 모든 전투기는 복귀할 것"이라며 "휴전은 유효하다"는 글을 올렸다.

    또한 미국은 카타르를 통해 이란에도 "추가 도발은 용납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진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