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1년 예산 묻자 "숫자도 말하나" 답변 안 해국가채무비율 50% 육박했는데 "20~30%"칭화대 유학 논란도 계속 … 의혹 소명 공방野 "이런 총리 후보자에게 살림 맡길 수 없어"
  • ▲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가 24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안경을 고쳐쓰고 있다. ⓒ이종현 기자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진행됐지만 의혹이 증폭됨과 동시에 자질 논란까지 불거졌다. 김 후보자가 국가채무비율을 묻자 제대로 답변하지 못하고 자신과 관련한 의혹에 대해 투명한 해명을 내놓지 못하자 국민의힘은 지명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김 후보자는 24일 국회에서 진행된 인사청문회에서 한국의 채무 상황에 관한 질문을 받았다.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이 얼마나 되는지에 대한 것이었다. 

    그는 "국가채무비율은 다른 나라 평균에 비해서 높다고 보는 경우도 있고 낮다고 보는 경우도 있다"며 "한 20에서 30 사이로 알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지난달 공개된 '2024회계연도 국가결산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44.8%다. 올해는 더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국제통화기금(IMF)은 4월 발간한 재정점검보고서에서 올해 12월 말 한국의 GDP 대비 채무 비율을 54.5%로 전망했다. 비(非)기축통화국 11개국 평균을 처음으로 넘어선 수치다. 11개국 중 부채 비율 순위도 4위다.

    기획재정부도 올해 말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이 48.4%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재명 정부에서 추진하는 추경 편성이 이뤄지면 국가채무는 1300조 원을 넘어설 가능성도 있다. 

    김 후보자는 채무 비율은 물론 예산 규모를 묻자 답변하지 못했다. 김희정 국민의힘 의원이 "올해 정부 예산 규모가 어느 정도 되는지 아느냐"라고 묻자 김 후보자는 "(예산 규모를) 정확한 숫자까지 말해야 하느냐"라며 답을 하지 않았다.
    ▲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가 24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선서를 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국민의힘은 나라 곳간 상황도 제대로 인지 못 하는 김 후보자가 국무총리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지 의문을 표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명을 철회해야 한다고도 지적했다.

    호준석 국민의힘 대변인은 "올해만 두 번의 추경으로 35조 원의 빚이 더 늘었는데 총리 후보자는 국가채무비율을 실제의 절반으로 알고 있고, 670조 원대인 정부 예산은 얼마인지조차 모른다"면서 "우리는 이런 총리 후보자에게 대한민국 살림을 맡길 수 없다"고 지적했다. 

    중국 칭화대 석사 학위 취득 과정과 관련한 공방도 이어졌다. 김희정 의원은 "후보자가 제출한 기록표를 바탕으로 항공사, 공항 관계자들에게 해당 공항편이 몇 시에 출발했고 도착했는지를 확인했다"며 "2007년 5월 29일과 2007년 7월 13일, 존재하지 않는 편명을 적어서 냈다. 알고 있느냐"고 했다. 

    이어 "(김 후보자는) 월요일, 수요일, 금요일은 최고위원 회의가 열리고 화요일, 목요일은 수업을 진행했다고 하는데 월·수·금요일 기간에 비행기를 탄 적이 없다"며 "딱 한 번 금요일에 출발하는 비행기는 앞서 말씀드렸듯이 중국 내부 비행기"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실제 후보자가 이 기간 화·목요일 수업을 들을 수 있도록 소위 중국에 존재했던 날짜를 표시하니 4일밖에 나오지 않는다"며 "없는 비행기를 탔다고 감안하더라도 26일만 중국에 존재하고 있었는데 그러고도 25학점을 어떻게 땄는지 증거 자료로 제출해달라"고 요구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에 따르면 김 후보자는 각종 선거 공보물에 칭화대 재학 기간을 2009년 9월부터 2010년 7월까지라고 명시했다. 김 후보자가 SNS를 통해 공유한 자료를 기준으로 보면 재학 기간 김 후보자의 중국 체류 기간은 26일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나 이를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김 후보자는 "솔직히 말씀드리면 엑셀로 정리한 건 저의 외국출입기록 중 중국 관련 항공"이라며 "어쩌면 (자료를) 정리하는 사람이 중국 편을 기록했기에 중국 내의 항공이 있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 후보자는 또 26일 체류 기간을 지적한 김 의원을 향해 "계산을 잘못하신 것 같다"라며 "148일 체류가 돼 있는 점을 말씀드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칭화대 대학원 재학 당시 성적표 공개를 하겠다고 나서기도 했다. 김 후보자는 "칭화대 성적표를 드리면 어떨까"라며 "제가 갖고 있는 사본이 있는데 그걸 보여드려서 가짜 아닐까 이러실 수 있는데 혹시 복사해서 드리면 판단에 도움이 될지"라고 밝혔다.

    김희정 의원은 또 "(김 후보자) 논문을 카피킬러(표절 검사기)에서 돌렸다"며 "(다른 논문의) 문장을 그대로 복사, 붙이기 한 것만 봤을 때 41%가 나왔다. 네(개) 논문에서 거의 복붙(복사해 붙여넣기)을 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김 후보자는 "엄격한 논문 작성에 대한 훈련을 제대로 받지 않았다"며 "그 점에 대해서는 죄송하다"고 말했다.

    아들의 유학 비용은 한 푼도 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김 후보자는 "대전제로 제가 아이에게 학비를 새로운 가정 출발 이후 지원한 바 없다"면서 "제가 제 계좌를 통해 외환 송금이 있는지 확인하는 방법이 있다. 없어서 확인증은 받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국회의원 세비에 비해 지출이 많았다는 의혹에 관해서도 설명에 나섰으나 구체적인 자료를 내지 않고 자신의 입장을 설명했다. 

    김 후보자는 "세비 이외 수익은 축의금 또는 조의금, 출판기념회 2번, 처가 장모에게 생활비 지원을 간혹 받은 것 정도가 있다"고 했다.

    그는 "축의금 1억 원가량, 조의금 1억6000만 원가량, 출판기념회 2차례 수입 2억5000만 원가량 장모에게서 2억 원 지원 등이 세비 외 수입"이라고 밝혔다.
오승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