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 인수위 역할 국정기획위, 완장 찬 행태 가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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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이종현 기자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검찰청과 방송통신위원회의 업무보고를 중단하는 등 '기강 잡기'에 나선 국정기획위원회를 향해 "점령군이냐"고 직격했다.
안 의원은 20일 페이스북에 "이재명 대통령 인수위원회 역할을 하는 국정기획위의 완장 찬 행태가 가관"이라며 "이재명 정부의 충복이 되길 강요하는 이단 심판관들이냐"고 말했다.
안 의원은 "업무보고를 받으며 '정부와 공무원이 많이 흐트러졌다, 공직사회가 얼마나 무너졌는지 보여주고 있다'고 힐난하고 '반성이 부족하다, 공약 분석에 대한 이해도와 충실도가 떨어진다'는 등 위원장과 대변인이 번갈아 가며 질타를 쏟아내고 있다"며 "나아가 '전 부처 업무보고를 다시 받겠다'며 공직사회 전체에 얼차려를 가하고 있다"고 쏘아붙였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이 김밥 먹으며 쉬지 않고 일한다고 미담을 확산시키더니 그 손발이 돼야 할 공무원들에게는 국정 출발선에서 수차례 뺑뺑이를 돌리는 한가한 행태"라며 "하물며 20일 업무보고에서는 각 위원이 번갈아 가며 질책을 쏟아냈고, 급기야 보고가 중단되기도 했다"고 꼬집었다.
이어 "이 정부의 국정기획위는 도대체 뭐하는 집단이냐"며 "공무원에게 너는 빨간색, 너는 파란색이라며 딱지를 붙이고 낙인을 찍고 있지 않느냐"고 했다.
안 의원은 "국정기획위원들은 국가를 위해 주어진 일을 하라"며 "점령군 마냥 정부부처 이곳저곳 들쑤시고 다니기만 했지, 새 정부의 제대로 된 비전을 내놓은 게 하나라도 있느냐"고 비판했다. 이어 "불만이 있으면 설득하고 명확한 지시로 방향을 잡으면 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조승래 국정기획위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야당 모 중진 의원이 마치 우리가 점령군 행세를 한다든지 이상한 말을 했던데 그런 게 아니다"라며 "대통령의 국정 철학을 공유하고 인식을 통일시켜 나가고 비전을 함께 만들어가는 과정으로 이해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조 대변인은 "누구를 길들이고 군기 잡고 하는 문제가 아니다"라면서 "대한민국의 위기나 비정상을 어떻게 해결할지 지혜를 모으는 과정"이라고 했다.
같은 날 국정기획위는 방송통신위원회의 업무보고를 90분 만에 중단시켰다. 한 기획위원위원이 방심위 측에 '정치적 심의를 남발한다'는 취지로 추궁하자 이현주 사무총장은 '자신에겐 사상의 자유'가 있고 '정권에 부역한 적도 없다'고 맞섰고, 업무보고는 90분 만에 중단됐다.
이에 관해 국정기획위 측은 "위원들이 요청한 자료가 제대로 준비되지 않았고, 현장에서 위원들 질의에 (방통위 측이) 무성의한 태도로 일관했기 때문"이라며 오는 26일 방통위 업무보고를 재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국정기획위는 검찰청 업무보고에선 "검찰은 지난날의 과오를 반성하고 국민 눈높이에 맞춰 환골탈태할 때가 됐다"고 질타했다. 검찰 업무보고는 30여분 만에 끝났으며, 국정기획위 측은 "25일에 업무 보고를 다시 받겠다"며 검찰청 직원들을 되돌려 보냈다.

손혜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