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양문석, 19일 페이스북에 글 올렸다가 삭제"칼 들어오고 쿠팡 상하차 하더라도 협박 감수"민주당 을지로위는 "물류노동자 권익 개선 주장"野 "민주, 노동자 인권 강조하고" … 위선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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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문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서성진 기자
더불어민주당에서 특정 직업에 대한 비하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켰다. 그 주인공은 양문석 민주당 의원이다. 그는 '쿠팡 상하차를 하더라도 낙천을 감수할 수 있다'는 취지의 글을 게재했다. 특정 직업을 비하 또는 부정적으로 인식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19일 민주당에 따르면 당 안팎에선 양 의원이 이날 새벽 게재한 페이스북 글로 잡음이 일었다. 양 의원이 '개딸'(개혁의 딸)의 문자 폭탄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특정 직업에 대한 비하로 읽힐 수 있는 글을 올렸기 때문이다.
해당 글은 양 의원이 정청래 의원을 옹호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그는 이른바 '청래파'(정청래 지지)와 '찬대파'(박찬대 지지)로 나뉜 당권 경쟁 구도에서 정 의원을 지지해 왔다. 이에 정 의원에 대한 불호가 커진 이재명 대통령 강성 지지층으로부터 문자 폭탄을 받았다.
양 의원은 페이스북에 "협박, 그럼에도 불구하고"라고 운을 뗀 뒤 "청래법사(정청래 전 법제사법위원장)가 찬대원대(박찬대 전 원내대표)보다 민주당에 더 헌신했던 게 팩트"라고 정 의원에게 힘을 실었다.
그러면서 "이루 말할 수 없이 쏟아지는 문자 폭탄, 심지어 지역구에서도 쏟아지는 비난 문자, 그 내용은 '공천 못 받을 것 각오해라' '양문석 손절' '○○○아 배신 때리냐' '하마터면 수박○○ 양문석에게 속을 뻔'"이라며 "업무를 못 볼 정도로 협막 문자 폭탄이 우수수"라고 토로했다.-
- ▲ 양문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9일 새벽 게재했다가 삭제한 페이스북글.ⓒ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양 의원은 글 말미에 "제가 감내하겠다"면서 "그런데 목에 칼이 들어와도 '쿠팡' 가서 화물 상하차 하더라도 그런 협박이 현실이 되면 그냥 제가 감수하면 되지 않느냐. 감수하겠다"고 밝혔다.
글에서 '그런 협박이 현실이 되면'이라는 표현은 제23대 총선에서 낙천 또는 낙선하는 상황을 가정한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국회의원직을 유지하지 못할 수 있다는 상황을 거론하면서 생계 대안으로 '쿠팡 물류 상하차 업무'를 예로 든 점이다. 쿠팡 물류 상하차 업무를 하게 되는 상황을 부정적인 것으로 가정하는 맥락으로 읽힐 수 있기 때문이다.
양 의원의 해당 글은 현재 삭제된 상태이지만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 등을 통해 확산했다.
국민의힘에선 양 의원이 의도치 않게 해당 업무 등을 아래로 보고 비하하는 뜻을 내비친 것은 아닌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특히 민주당의 '위선'이 드러났다는 지적이 나왔다.
양 의원의 발언이 민주당 의원들이 만든 '을지로위원회'(을지키는민생실천위원회)가 소상공인·노동자 등을 대변하는 정신과 배치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을지로위원회는 지난해 말 "쿠팡, 택배기사·물류노동자·자영업자 권익 개선을 위해 힘을 모으겠다"고 했다. 올해 초에는 '사회적 대화기구'도 출범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의 한 관계자는 통화에서 "민주당은 항상 노동자 인권을 강조하는 정당 아니냐"면서 "양 의원의 글에서 '국회의원으로서 권세를 누리다 인생이 끝으로 치달으면 어쩔 수 없이 하는 일'인 것처럼 쿠팡 상하차를 빗댄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한편, 양 의원의 '막말' 논란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양 의원은 총선 당시 노무현 전 대통령을 '매국노' '가면 쓴 미국인'이라는 과거 발언이 재소환돼 논란을 빚었다.
뉴데일리는 이날 페이스북 글과 관련해 양 의원의 입장을 듣고자 연락을 시도했지만 닿지 않았다.

손혜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