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 출범 15일, 국힘은 여전히 표류뜬금 혁신안, 오히려 당 혼란으로 내몬다는 평가김용태가 던지고 친한계가 지원하며 계파전 양상옛 친윤 위기 불감 … 당권 주자는 '소 닭 보듯'"넋 놓고 볼 시기 아냐 … 李 독주 견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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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용태(오른쪽)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송언석 원내대표가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리백화점 이재명 정부 인사청문회 대책회의'에 참석해 있다. ⓒ뉴시스
이재명 정부 출범 보름이 지났지만, 국민의힘은 방향을 잃고 여전히 표류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정당 해산 등을 거론하며 압박에 나선 가운데 국민의힘 주류에서는 근거 없는 낙관론, 비주류에서는 실익 없는 몸값 키우기 눈치싸움만 벌이고 있다.
국민의힘의 한 중진의원은 19일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당이 갈팡질팡하면서 비대위원장과 원내대표가 주도권 싸움을 하는 것으로 국민께 비쳐지고 있다"며 "지금 우리끼리 다투고 할 시간이 있는지 묻고 싶다. 나는 청렴하다며 혁신안을 당권 투쟁 도구 정도로 여기는 사람들이나 여기에 전전긍긍하며 아무런 정치적 해법을 내놓지 못하는 우리 같은 사람도 국민이 보기에는 모두 청산 대상"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야당 내부에서는 영양가 없는 언쟁이 계속되고 있다.
시작점은 '혁신안 논쟁'이다.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대선 패배 후 '6대 혁신안'을 내놓으며 당내를 술렁이게 만들었다. 새 지도부 선출을 위한 9월 초 전당대회 개최, 탄핵 반대 당론 무효화, 대선 후보 교체 시도 당무감사, 민심·당심 반영 제도 개선, 지방선거 상향식 공천 등이 골자다.
김 위원장은 해당 혁신안을 전 당원 투표에 부쳐 실천 여부를 결정하자고 주장했다. 이런 김 위원장의 드라이브를 친한(친한동훈)계가 지원 사격하고 있다. 조경태·박정하·우재준 의원 등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와 가까운 인사들이 동조하고 있다.
이에 김 위원장은 혁신안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는 19일 국회에서 열린 '대선 패배 후 민심과 국민의힘 혁신 방안' 세미나에서 "이 혁신안은 '국민의힘이 처절하게 반성하고 있다' 그리고 '변화하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는 것'을 국민께 보여드리는 최소한의 노력"이라며 "생존의 마지막 문턱에 서 있다는 각오로 임해야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작 한 전 대표는 당내 상황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다. 자신이 말을 아끼고 측근들이 김 위원장을 엄호하는 모양새로 간접적인 의사 표시만 하고 있다.-
- ▲ 한동훈 전 국민의힘대표가 지난 15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라이브 방송에서 기타를 치는 모습. ⓒ유튜브 캡처
반면 친윤(친윤석열)계로 평가받던 당내 주류 인사들은 김 위원장에게 혁신안을 밀어붙일 권한 자체가 없다는 지적으로 맞불을 놓았다. 선출되지 않은 비대위원장이 차기 전당대회를 인위적으로 지연시키는 것도 정략적이라는 것이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개혁의 주체는 반드시 민주적 정당성을 확보해야 한다"면서 "민주적 정당성이 없는 권력, 특정 세력이 밀어붙이는 개혁은 또 다른 갈등과 분열만 낳을 뿐"이라고 했다.
이어 "국민의힘 개혁은 조기 전당대회를 통해 선출된 민주적 정당성을 가진 지도부가 당심과 민심을 수렴해 책임 있게 진행해야 한다"며 "조속하고 정당성 있는 개혁을 위해서라도 조기 전당대회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고 덧붙였다.
지난 대선 정국에서 김문수 전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를 적극 도우며 이미지 변신에 성공한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당의 지역 기반인 대구를 찾았다. 당 주류에서 대선 정국을 통해 안 전 의원에 대한 신뢰도가 전반적으로 상승해 차기 당권에 근접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국민의힘이 정체기를 겪는 동안 민주당은 집권 동력을 갖추고 있다. 이미 3대 특검법(내란·김건희·해병순직)이 공포돼 특검 수사가 시작됐고, 이런 특검 수사 결과가 국민의힘의 정당 해산 사유가 될 수 있다는 발언마저 나오는 상황이다.
앞으로 민주당의 예고된 폭주는 계속될 전망이다. 재계가 강력히 반대하는 상법 개정안과 노란봉투법 등이 국회 문턱을 오르내리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와 이종석 국정원장 후보자 등 반미 친북 성향의 인사들을 대거 지명하며 조각에 나섰지만, 국민의힘에서는 이마저도 막아야 한다고 나서는 인사가 많지 않다.
야당에서는 팽배해진 '위기 불감증'이 가장 큰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차기 당권 주자들이 당내 통합에 의견을 개진하며 나서는 것이 아니라, 차기 전당대회에서 각자의 정치적 이익 계산에만 급급한 것이 가장 뼈아프다는 평가마저 나온다.
TK(대구·경북) 지역 출신의 한 국민의힘 의원은 "대선이라는 가장 중요한 시점에 내부 공격에 적극적이던 분들이 정작 이런 혼란 상황에서 표 계산 하는 것을 국민이 보고 있다"며 "당에서 정부 출범 후 허니문 기간이라는 이유로 이재명 대통령의 독주를 넋 놓고 바라 보는 분들이 많다. 지금 한 명이라도 더 목소리를 내서 정부·여당을 견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오승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