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유학-변호사 자격증 근거로 반미 논란 일축유학 마치고 2016년 김천 사드 반대 집회 참석전북도의회 찾아서도 사드 반대 입장 밝혀"민족·남북 문제인 사드, 반대 당론 채택해야"정작 총선에선 '사드 반대' 비례후보 재추천 요구
  • ▲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뉴시스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가 미국 유학 경력과 미국 변호사 자격증 보유를 거론하며 반미 공세를 방어하는 가운데 김 후보자가 2016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반대 집회에 나서 연설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더불어민주당은 제22대 총선 과정에서 사드 배치 반대 운동을 한 비례대표 후보자의 이력이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며 '후보 재추천'을 요구했었다.

    18일 뉴데일리 취재에 따르면 김 후보자는 2016년 10월 경북 김천시에서 열린 사드 배치 반대 촛불 집회에 참석했다. 당시 박근혜 정부는 경북 성주와 김천에 사드 배치를 추진하는 상태였다. 

    사드 배치 관련 입장은 미국을 바라보는 시각을 나누는 척도로 평가받는다. 북한의 미사일 위협 대응이 강해지고 한미동맹이 강화돼 국가 안보를 증진한다는 찬성 측의 입장에 반해, 반대 입장을 가진 인사들은 중국과 관계 악화로 경제 손실을 우려한다.

    마이크를 잡은 김 후보자는 "(박근혜) 정부가 (사드 배치를) 아주 잘 못하고 있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면서 "핵을 막자고 해서 사드를 시작했는데 사드 배치 문제 이후에 한반도 정세는 더 불안한 정세로 가는 것이 아니냐"고 주장했다. 

    이어 "한반도에 살고 있는 우리는 한반도의 판단이 있는 것"이라며 "다른 나라들이 어떻게 판단하든지 간에 우리는 최대한 평화롭게, 전쟁의 위험을 최소화하면서 안전하게 살아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그는 2016년 10월 6일에는 전북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더불어민주당이 사드 배치 반대 당론을 채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시 김 후보자는 원외 민주당 대표로 같은 해 9월 더불어민주당과 통합을 선언하고 법적인 합당 절차를 마무리하고 있었다.

    김 후보자는 "더불어민주당과 통합 후 사드 배치 반대 당론 채택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민족 문제이자 남북 문제인 사드 배치에 대해 무입장을 견지하는 것은 햇볕정책의 정체성을 잃는 역사적 단견이자 민주 세력 집권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 정치적 오류가 될 것"이라고 했다.

    앞서 김 후보자는 지난 10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나와 자신이 '반미주의자'라는 지적에 대해 "제가 동년배 중에서 해외여행 자율화 이후에 비교적 해외 경험을 빨리, 많이 한 편에 속한다"면서 "미국에서 다양한 공부를 했고, 전임 (한덕수) 총리와 같은 학교(하버드대)를 다녔고, 미국 헌법에 관심이 있어서 미국 변호사 자격도 가졌다"고 언급했다. 미국에서 수학한 자신이 반미주의자일리가 없다는 반박이다. 

    하지만 김 후보자가 사드 배치 반대를 주장한 것은 미국 유학을 다녀온 이후다. 21대 총선 김 후보자의 공보물에 따르면 그는 1994년 9월부터 1995년 5월까지 미국 하버드대 행정학부 및 케네디스쿨에서 행정학 석사 과정을 밟았다. 2005년 9월부터 2011년 5월까지 뉴저지 럿거스 대학교 뉴어크 로스쿨 법학박사 과정을 진행했다. 

    게다가 민주당은 지난해 22대 총선 과정에서 사드 배치 반대 운동 전력이 있는 비례 후보자에 대해 부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시민사회 추천으로 민주당 비례위성정당 비례대표 후보자에 이름을 올린 정영이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회장은 자진 사퇴했다. 그의 사드 배치 반대운동 이력이 반미 논란으로 번질 것을 우려한 민주당의 재추천 요구가 있었기 때문이다. 정 회장은 비례대표 3번 배정이 유력했었다.

    총선에서 민주당 선대위 상황실장을 맡았던 김 후보자는 "민주당은 각 당과 시민사회가 비례 후보에 대해 국민 눈높이에 맞게 검증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밝혔다. 

    야당은 미국 유학 뒤에서 사드 배치 반대 주장을 했던 김 후보자가 같은 이력을 이유로 민주당 비례위성정당 국회의원 후보자에게는 재추천 요구를 한 것은 전형적인 '내로남불'이라는 지적이다. 

    국민의힘의 한 중진의원은 이날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미국 유학 후에도 김 후보자의 반미 의식에는 전혀 변화가 없어 보인다"며 "총선에서 사드 배치 반대운동 이력 인사를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며 재추천하라고 해놓고 지금은 괜찮다고 한다.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린 것이냐"고 비판했다. 

오승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