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서 "최고지도자, 쉬운 타깃이지만 지금 제거 안 할 것""우리가 제공권 전면 장악"…美-이스라엘을 '우리'로 표현, 참전 암시NSC, 80분간 주재…이란 핵시설 '직접 타격' 가능성 등 공격 옵션 논의
  • ▲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좌)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각)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소재를 알고 있다면서 이란에 "무조건적 항복"을 촉구했다.

    그동안은 이란과 협상이 여전히 가능하다면서 외교적 해법을 포기하지 않았으나, 이제는 미군이 개입해 이란을 힘으로 굴복시키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SNS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우린 소위 '최고지도자'가 어디에 숨어 있는지 정확히 알고 있다"고 밝힌 뒤 "그는 쉬운 표적이지만, 거기서 안전할 것이다. 우린 적어도 지금은 그를 제거(살해)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최고지도자'는 이란 신정일치 체제의 정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를 지칭한 것으로 보인다.

    이어 "그러나 (이란이) 민간인이나 미군을 겨냥해 미사일을 쏘는 것은 원하지 않는다"며 "우리의 인내심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런 뒤 트럼프 대통령은 별개의 SNS 글에서 "무조건 항복하라!(UNCONDITIONAL SURRENDER!)"면서 이란의 항복을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다른 글에서 "이제 우린 이란 상공에 대한 완전하고 전면적인 통제를 확보했다"며 "이란은 우수한 영공 추적 시스템과 다른 방어장비들을 많이 보유하고 있지만, 미국에서 설계되고 제조된 장비들과는 비교되지 않는다"고 썼다.

    특히 이란 제공권 장악의 주체를 '우리(We)'로 표기했다는 점에서 미국이 이스라엘의 대(對)이란 제공권 장악을 지원했음을 부각한 것일 수 있어 보인다.

    뉴욕타임스(NYT)의 경우 '우리'라고 표현한 것이 "미국이 이란과의 전쟁에 참전할 수 있다는 명백한 암시"라고 진단했다.

    워싱턴포스트(WP)도 "이란에 대한 미국의 공격은 트럼프 대통령 통치와 중동 지역에 중대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주목했다.

    13일 이스라엘의 이란 핵시설 등 타격으로 시작된 양국간 분쟁이 격화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16~17일 일정으로 캐나다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일정을 중단하고 국가안보회의(NSC)를 소집했다. 이날 새벽 백악관에 복귀했고 1시간 이상 NSC를 주재했다. 백악관 풀기자단은 80분가량 NSC가 진행됐다고 전했다.

    미국 CNN은 사안에 정통한 당국자 2명을 인용,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핵시설을 공격에 미국 자산을 활용하는 데에 점점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으며 외교적 해결책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보인다고 보도했다.

    소식통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 변화는 사고방식에 상당한 변화를 시사한다면서도 이란이 상당한 양보를 할 경우 외교적 해결책에도 여전히 열려 있다고 전했다.

    지난 주말부터 16일까지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들간의 논의는 외교적 해결책을 모색하는 데 집중됐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17일 아침, 외교적 해결에 대한 인내심이 바닥나고 있음을 시사했다.

    G7 정상회의에서 조기 귀국하기 위해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에 탑승해 기자들에게 "이란과 협상할 기분이 별로 안 난다"고 말했다.

    또 이란이 핵무기를 완전히 포기함으로써 "핵 문제에 대한 진정한 종식을 원한다"고 밝혔다.
성재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