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는 반복되지 않는다루즈벨트도 닉슨도 큰 오판·실수 저질러댓가도 국민 몫, 책임도 마찬가지
  • ▲ 오죽했으면 김대중의 적자인 이낙연 전 총리가《괴물독재국가》란 표현을 썼을까. 대한민국 국민은 꼭 똥인지 된장인지 찍어 먹어봐야 알 정도로 시각과 후각이 망가져 버린 것인가. 후회해도 책임은 먹은 사람 몫. ⓒ 뉴데일리

    《역사는 반복되지 않지만, 실수는 되풀이된다–권력의 만용과 그 부메랑》

    역사는 똑같이 반복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비슷한 실수는 시대와 주인공만 달리할 뿐, 계속해서 되풀이된다. 

    그리고 그 실수는 늘 더 큰 대가로 되돌아온다.

    ■ 루즈벨트와 닉슨의 오판과 실수

    프랭클린 루즈벨트는 제2차 세계대전 말기, 스탈린 과의 협력을 통해 전후 질서 재편을 시도했다. 

    그는 소련의 대일전 참전을 끌어내기 위해 만주·사할린·한반도에 대한 영향력을 실질적으로 양보했으며, 한반도 문제에 대해선《국제 신탁통치》라는 모호한 해법을 제안했다. 

    이로 인해 38선 분할과 소련군의 조기 진입이 현실화되었고, 그 결과 한반도는 미·소 양군의 분할 점령으로 이어졌다. 

    그 기반 위에서 북한은 공산정권을 수립하고, 소련과 중국의 지원 하에 무력 통일을 준비하게 되었다. 

    결국 루즈벨트유화정책 은 한국전쟁의 구조적 단초를 제공한 셈이다.

    리처드 닉슨 역시 중국과의 수교를 통해 냉전체제의 균형을 흔들었고, 그 선택은 공산권 경제대국의 부상이라는 결과를 낳았다. 

    당시에는 모두가《현명한 외교》로 평가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 결정이 얼마나 큰 파장을 일으켰는지가 명확해졌다.

    ■ 대한민국 국민의 오판과 실수

    지금 대한민국도 그런 역사적 갈림길에 서 있는 듯하다. 

    국민 절반이 선택한 현직 대통령은 당선 전부터 여러 사법적 문제에 얽혀 있었고, 현재 재판이 정지된 상태다. 

    그런데도 많은 유권자들이 이런 문제를 외면하거나,《괜찮다》며 넘긴 것은 우리 사회가 과연 법과 원칙, 책임 있는 정치에 대해 얼마나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는지를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더 걱정스러운 건, 그 이후 보여진 권력의 운영 방식이다.

    국회에서 압도적인 의석을 가진 여당은 다수결을 등 업고 입법부를 사실상 장악했다. 

    이제는 사법부에도 영향력을 미치려는 시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대통령 개인에 대한 재판에《재임 중 불소추 특권》을 주장해 판사들이 알아서 미리 드러눕게 만들었다.

    그 기세를 몰아 대법관 수를 30명으로 늘리겠다고 하고 있다. 

    그 자리에 자신의 사람들을 앉히려는 의도 아니냐는 의심이 국민들 사이에 퍼지고 있다.

    이런 시도는 헌법이 보장한 삼권분립의 원칙을 흔들 뿐 아니라, 국가의 신뢰를 근본부터 무너뜨릴 수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도 국민의 60% 이상이 “대통령이라도 재판은 계속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민심은 이미 분명한 경고 신호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

    ■ 베네수엘라가 다가 온다

    이와 같은 권력 집중은 단지 국내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중국 시진핑 체제가 보여주는 최근의 변화는 좋은 예다. 

    장기 집권을 위해 권력을 강화해온 시진핑 은 지금 경제 위기, 청년 실업, 외국 자본 이탈, 대외 고립 등 여러 위기를 동시에 맞고 있다. 

    겉보기엔 단단해 보여도, 내부는 갈수록 약해지고 있는 셈이다. 

    이런 구조는 결국 언제든 무너질 수 밖에 없다. 

    권위주의 정치와 사법 장악, 제도 개편을 통한 장기 집권의 꿈은 여러 나라에서 반복됐지만, 결과는 언제나 좋지 않았다. 

    베네수엘라의 차베스 마두로, 헝가리의 오르반, 러시아의 푸틴 모두가 비슷한 길을 걸었고, 지금 그 나라들은 사회 분열, 경제 침체, 국제적 고립이라는 후과에 시달리고 있다. 

    대한민국도 예외일 수 없다고 본다.

    ■ 누가 책임질 건가?

    법과 제도는 정권을 유지하기 위한 도구가 아니다. 

    그것은 국민을 위한 것이고, 모든 권력자가 지켜야 할 최소한의 기준이다. 

    이를 무시하고 무리하게 밀어붙인다면, 결국 자신이 만든 함정에 빠지게 된다.

    지금 이 정권이 쌓아 올리고 있는 것들이 과연 미래를 위한 토대일까, 아니면 스스로를 무너뜨릴 단초일까. 

    국민은 지금도 조용히 지켜보고 있다. 

    역사는 언젠가 이 시기를 기록할 것이다.

    역사는 반복되지 않는다. 

    그러나 실수는 되풀이된다.

    그리고 그 실수는 언제나 더 큰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며, 결국 그 실수의 대가는 국민이 치르게 되어있다. 

    국민의 한사람으로 그 책임을 누가 질것인가 묻고싶다.  




    [편집자 주]

    석현(碩顯)은 뉴욕에 거주하는 시니어 기업인. 

    반세기 넘는 기업 활동과 국제 비즈니스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과 미국 사회를 관통하는 역사적 통찰과 시대 진단을 칼럼으로 나누고 있다. 

    정치와 경제, 국제 질서 변화 속에서 시민과 국가의 방향을 고민하는 ‘후반전의 성찰’을 실천 중이다.
석현 / 뉴욕 거주 기업인